"지금 올림픽해?"...'짤'도 못만들게 만든 '저작권 돈맛', 흥행 참패의 서막 [주말엔 올림픽 한 잔]
"짤 올리자마자 짤렸다" SNS 불만...IOC의 단속 때문

하지만 2026년의 풍경은 과거와 확연히 달라 보인다. 아마도 '뉴미디어'의 시대가 한층 더 가속화되면서 미디어 환경이 크게 변한 까닭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세상은 바야흐로 '숏폼'의 시대다. 나스미디어의 '2024 인터넷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률은 90%를 상회하며, 특히 10대부터 50대까지 전 연령층이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그램 릴스 같은 1분 미만의 숏폼 영상을 주된 콘텐츠 소비 창구로 삼고 있다.
긴 호흡의 생중계보다 '엑기스'만 모은 편집 영상이 대중의 도파민을 자극하고, 이것이 다시 본방송 시청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된 지 오래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최고 유행어인 “영미야!”를 탄생시킨 컬링 대표팀의 ‘안경선배 짤’이나 신유빈을 광고 아이콘으로 밀어올린 2024 파리올림픽의 ‘삐약이 짤’ 등이 대회에 대한 화제성을 끌어올렸던 것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제 올림픽 붐업의 불쏘시개는 거실의 TV가 아니라 손안의 스마트폰에서 터져 나오는 '움짤'과 '밈(Meme)'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번 대회는 이 불쏘시개가 젖어도 너무 젖어 있어 좀처럼 불씨가 타오르지 않는 느낌이다. 개막 후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지만 예전과 다르게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는 ‘짤’이 하나도 보이지 않을 만큼, 재생산되는 콘텐츠가 없다는 뜻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짤'과 '밈'의 확산 경로인 SNS 등에서 '저작권 위반 단속'이 불철주야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과 관련된 모든 영상이나 경기 움짤은 물론, 하다못해 김연아가 SNS에 올린 올림픽 관련 내용을 온라인상에 재배포한 게시물까지 곧바로 ‘저작권 위반’으로 삭제됐다는 누리꾼들의 호소가 잇따른다.
만약 올림픽 경기 영상 등을 가공해 X(옛 트위터) 등 SNS에 올렸다가 삭제되고 저작권 위반으로 신고 당했다면, 범인은 높은 확률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일 것이다. IOC의 저작권 단속이 얼마나 심한지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X 공식 계정만 들어가 봐도 알 수 있다. 그들은 올림픽 경기 영상을 쓰지 못해서 그림판으로 그린 듯한 그림으로 경기 예고를 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4 파리올림픽 당시 IOC는 저작권 침해 방지를 위해 구글에 수천 건의 DMCA(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 삭제 요청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레딧이나 X 등 해외 커뮤니티에서는 예전부터 "올림픽의 열기를 죽이는 건 선수들의 부진이 아니라 IOC의 저작권 신고(DMCA Takedown)다"라는 비판도 나오는 상황이다.
물론 올림픽 영상을 움짤 등으로 2차 가공하고 무단 배포하는 행위는 명백한 저작권 위반에 해당한다. 올림픽 중계권과 자료화면, 영상 아카이브 등 경기 영상에 대한 모든 상업적 권리를 보유한 IOC는 이 모든 권리에 대해 가차 없이 엄격하다. IOC는 이미 수년 전부터 올림픽 로고가 들어간 GIF 파일 하나까지 추적해 계정을 정지시키는 등 초강경 대응을 고수해왔고, 각국 방송사에 판매한 중계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왔다. 이전 대회 때도 움짤이나 영상 등이 저작권 위반으로 신고당해 삭제된 경우가 비일비재했던 까닭이다.
그렇다면 이번 대회는 이전과 뭐가 다를까? 누리꾼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이전 대회와 비교해 '짤리는' 속도가 그야말로 5G급이라는 점이다. '국내에서 누가 감시하고 바로 신고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며 단독 중계권자인 JTBC·뉴미디어 파트너인 네이버가 '저작권 감시자'로 의심의 눈길을 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보다는 IOC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힘을 빌려 더 철저한 단속에 나섰다는 분석이 정답에 가깝게 들린다.
AI 발전으로 인해 IOC가 저작권 위반 대상을 찾아내고 삭제하는 게 한층 더 빠르고 손쉬워졌으리라 추측하긴 어렵지 않다. 업계에서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X 등 SNS 측에서도 저작권 보호를 위해 예전보다 더 강도 높은 필터링을 실시 중이라고 분석하는데, 이 역시 AI 기술을 전폭적으로 활용한 결과다. AI 기술의 발달로 인해 24시간 잠들지 않는 AI 감시자들이 전 세계 SNS를 지켜보고 있는 셈이다. 역시 가장 순수한 인간 신체의 대결로 오랜 시간 그 의미를 다져온 ‘전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도 AI의 영향이 조금씩 스며들고 있나 보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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