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서비스 승부⋯로봇청소기 판 ‘신뢰’로 재편되나

홍선혜 기자 2026. 2.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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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공개한 신제품 ‘비스포크 AI 스팀’ 홍선혜 기자

중국 브랜드가 주도해온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지 주목된다. 삼성전자가 녹스(Knox) 기반 보안 체계를 강조한 신제품을 공개한 데 이어, LG전자 역시 상반기 신형 모델 출시를 준비하면서다. 흡입력과 가격 경쟁력이 시장을 이끌어온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보안과 서비스 인프라를 전면에 내세우며 차별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로봇청소기 시장은 흡입력 수치와 장애물 회피 성능, 맵핑 알고리즘 등 하드웨어 중심 경쟁이 이어져 왔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빠른 신제품 출시와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앞세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최근 2~3년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오며 빠르게 확대됐다. 성장 국면에서 중국 브랜드의 영향력도 크게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로보락, 에코백스,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의 합산 점유율은 60%를 웃도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운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고출력 흡입력과 자동 먼지 비움, 물걸레 세척 스테이션 등 가격 대비 프리미엄 기능을 빠르게 상향 적용하며 소비자 선택을 끌어냈다.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도 중국 브랜드 제품이 판매 상위권을 차지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응해 국내 업체들도 전략을 조정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을 공개하며 프리미엄 전략 강화에 나섰고, LG전자 역시 신형 로봇청소기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은 기능 경쟁 보다는 ‘신뢰’를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그동안 일부 중국 브랜드를 중심으로 제기돼온 개인정보 관리 논란과 서비스 품질 이슈와는 차별화된 방향을 택한 셈이다. 카메라 기반 가전 확산 속에서 ‘데이터 보호’와 ‘사후관리 체계’를 새로운 프리미엄 기준으로 제시했다는 평가다. 업계는 성능 격차가 크게 좁혀진 상황에서 신뢰가 시장 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 일부 중국 브랜드 로봇청소기를 둘러싸고 보안 취약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시중에 판매 중인 6개 제품을 점검한 결과, 일부 모델에서 모바일 앱 인증 절차가 미흡해 불법 접근이나 카메라 기능이 강제로 활성화될 가능성이 확인됐다. 실내를 촬영한 이미지가 외부로 노출될 위험성도 지적됐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삼성은 보안과 서비스 체계를 전면에 배치했다. 삼성이 공개한 신제품 ‘비스포크 AI 스팀’은 녹스(Knox) 기반 보안 체계를 적용해 기기 내 데이터 암호화와 독립 보안 칩을 통한 이중 보호 구조를 구축했다. 스마트싱스와 연동한 보안 모니터링 기능을 통해 위협 발생 시 즉각 알림을 제공하고, 카메라로 촬영된 이미지와 영상 데이터 역시 종단 간 암호화(E2EE) 방식으로 보호하도록 설계했다. 단순 기능 탑재를 넘어, 로봇청소기를 ‘네트워크 디바이스’로 전제한 보안 체계를 강조한 셈이다.

서비스 전략도 함께 강화했다. 설치부터 사후관리까지 전문가가 책임지는 체계를 마련하고, 구독 기반 관리 모델을 통해 소모품 교체와 방문 케어를 결합했다. 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사용 전 과정의 관리 경험을 차별화 요소로 제시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업계 관계자는 “성능 중심 경쟁이 일정 수준 이상 평준화되면서 제품 간 체감 격차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보안 체계와 사후관리 인프라가 향후 프리미엄 시장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홍선혜 기자 redsu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