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로 만든 ‘행운의 북어’ 개발, 전국에 김해 명성 드높여 [지역에 사니다]

이수경 기자 2026. 2.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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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박현서 김해 서정도예 대표

액막이 명태, 현대적 재해석
명절·이사·개업 선물 '호응'
국립중앙박물관·청와대 진출
김해 서정도예 박현서 대표가 김해시 진례면에 있는 서정도예 공방에 전시된 '행운의 북어'를 소개하고 있다. /이수경 기자

복을 불러오고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행운의 북어', 설 명절 추천 선물로 으뜸이다. 북어는 말린 명태를 말한다. 나무나 천으로 만든 북어 모양 작품은 흔하지만 도자기로 제작한 북어 공예는 드물다. '행운의 북어' 도자기 작품은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점에도 들어갈 정도로 인기다.

2023년 처음 '행운의 북어' 도자 작품을 만들어 전국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작가가 있다. 김해시 진례면 도자집적지에 자리한 서정도예 박현서(54) 대표다.

도자 작품 '행운의 북어' 어떻게 탄생했나

'행운의 북어' 개발 동기는 2023년 8월 김해·진주 공예창작지원센터 작가 콜라보 전시 기획에서 싹텄다. 김해 도자공예 작가 20명과 진주 목공·섬유·금속·한지 공예 작가 20명이 일대일로 매칭해 새로운 작품을 제작해 전시하는 프로젝트였다.

박 대표는 진주 한지공예 작가와 짝꿍이 됐다. 그는 한지가 실 형태로 생산된다는 사실을 알게 돼 도자기와 한지를 결합한 액막이 명태를 고안해냈다. 북어 모양 물고기는 도자로 만들고 건강을 기원하는 명주실은 한지 실을 활용해 첫 작품 '행운의 북어'를 개발했다. 이 작품은 2023년 10월 전시와 11월 김해분청도자기축제에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후 김해분청도자판매관에 입고해 현재까지 호응이 끊이지 않는다.
서정도예 공방에 전시된 '행운의 북어' 도자 작품들. /이수경 기자

뚫기 어려웠던 유통 마케팅·판로 확보

시행착오가 많았다. 소비자들이 걱정하는 도자 깨짐 여부, 물고기 크기, 보관 우려, 가격대 결정 등을 판매관 담당자들에게 피드백 받고서 하나씩 하나씩 모두 고쳐나갔다. 도예 작가들은 소상공인이다 보니 작품을 제작해놓고도 유통 마케팅과 판로 확보가 미흡해 사업이 더 진전되지 못하는 일이 잦았다. 이럴 때 큰 도움을 줬던 곳은 김해공예창작지원센터(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운영)이다.

박 대표는 "마케팅 방법, SNS 홍보, 판로 확보, 서류 행정 등에 문외한이었는데 김해공예창작지원센터에서 다 무료 컨설팅을 해줬습니다"라며 "도자 작품을 전시하는 행사장마다 필요한 상품이 다르고 행운의 북어 가격대도 3만~4만 원대가 인기여서 모두 맞췄습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컨설팅이 능사는 아니었다. 한발짝 더 진전하는 것은 박 대표 자신의 마음먹기에 달렸었다. "컨설팅은 판로 개척 길을 알려줄 뿐이지 뭐든 다 퍼 주는게 아니더라고요. 컨설팅 받은 후 얻은 경영 마인드를 기반으로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생각을 깨우치는 게 가장 중요했어요."

그는 지식재산권 자격증이 있으면 공모사업 선정 때 가점이 있다고 해서 따냈다. 특허지원사업에 지원하고자 변리사와 연계해 지원받기도 했다. 상품 전시 후 피드백이 오면 반드시 업그레이드해서 변화를 줘왔다. 이런 태도와 진정성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서히 결실로 나타나는 중이다.
2025년 한국관광공사 공모에 선정된 '행운의 북어'.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점에 전시돼 있다. /이수경 기자
가정집 현관문에 매달아 두면 액막이 역할을 한다는 '행운의 북어'. /이수경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청와대 사랑채 기념품 입점 '자랑'

'행운의 북어'는 좋은 일만 많이 생기도록 바람을 담았기에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 모두가 행복한 선물이다. 우리나라 전통 문화인 액막이 명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북어는 생김새가 사람과 비슷해 예부터 명주실에 매달아 액막이로 사용했다. 이사 갈 때, 개업할 때, 자동차를 새로 구입했을 때 명태에 명주실을 감아두던 것과 같은 이치다. '변치 말라', '환하게 비춰준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북어의 많은 알처럼 훌륭한 자손을 많이 두고 부자가 되도록 해달라는 소원도 담겨 있다.

박 대표는 명태(북어)가 가지는 전통적 맥락에 서정도예만의 도자기 기법과 디자인을 더해 제작했다. 백 도자 흙으로 물고기 모양을 양쪽으로 형상화해 가마에 한 번 구운 뒤 무늬를 넣고 다시 가마에 두 번 구워서 정성을 들여 만든다. 도자기가 가진 기품과 삼색 단청무늬, 매화꽃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또 명주실 대신 세 가지 색감 매듭실을 사용해 독특한 심미적 가치를 더했다.

이런 전통미와 의미의 상징성 덕에 '행운의 북어'는 지난해 하반기 전국 유명 기념품점에 한국 전통문화 굿즈로 입점했다. 김해로서는 특별한 자랑거리다.

박 대표가 개인적으로 응모한 한국관광공사 주관 2025 대한민국관광명품에 선정돼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행운의 북어'를 볼 수 있다. 2025년 10월 경주에서 열린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 때 기념품 전시장에서도 선보였다. 또 청와대 사랑채 기념품점, 인천공항 면세점, 더현대 프레젠트, DDP(동대문디자플라자) 등 국내 굵직한 기념품점 판로도 뚫었다.

현재는 '행운의 북어' 작품을 월 1300세트 국립중앙박물관에 공급하고, 그 외 장소에 월 700세트 공급해 한 달에 총 2000세트 정도 유통하고 있다. 가장 어려웠던 판로 개척도 이젠 성과를 내 정규 판로가 20곳으로 늘어났다.

박 대표는 "김해에 훌륭하고 유명한 도예 명장과 백년소공인, 대를 잇는 작가가 많아 저는 새내기같은 작가인데, 행운의 북어 작품이 인정 받아 자긍심이 높아지고 프라이드가 상승해 보람을 느낍니다"라며 "요즘은 어딜 가도 김해에서 온 작가라고 당당히 말합니다"라고 자랑스러워했다.
서정도예 대표 작품 '옥빛 도자기'. /이수경 기자
서정도예 대표 작품 '옥빛 도자기'가 다채롭다. /이수경 기자

"결정꽃 피우는 옥빛 도자기, 전세계 알리고 싶어"

박 대표의 대표적인 작품은 결정꽃(결정유라는 유약을 발라 신비로운 색과 모양을 내 결정이 꽃핀 것)이 있는 옥빛 도자기다. 2024년 첫 개인전에서 '초록빛 행운: 생명의 옥빛 도자기'라는 제목으로 그만의 특색 있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초록빛 행운 도자기는 시작과 생명을 의미하며 자연의 순수한 에너지를 담고 있는 듯 독특한 색감이 영롱하다. 옥빛을 흩뿌리는 듯한 스타일의 결정꽃 도자기는 가마를 때는 기술에서 판가름난다고 한다.

박 대표는 "그동안 여러 공모전과 박람회에 참여해온 것은 서정도예가 성장하는 징검다리였어요"라면서 "최종 목표는 결정꽃을 피우는 옥빛 도자기로 서정도예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18년 전인 2008년 김해 장유 대청계곡에 있는 도자기 공방에서 도예를 처음 배웠다. 이후 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도자공예기능사 자격증을 획득했고 2019년 서정도예 사업자등록을 했다. 저작권등록증 1개와 디자인등록증(특허청) 2개를 갖고 있으며 현재 김해도예협회 회원이다.

"서정도예 작품을 국외 수출도 할 계획"이라는 박 대표의 끈기 있는 자신감이 매우 견고하게 다가왔다.

/이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