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스노보드 금은동, 한국어로 재잘재잘

김민기 기자 2026. 2. 14.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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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교포 클로이, 3연패 놓치고도 최가온 와락 껴안으며 “축하해”
K드라마 팬 오노도 우리말 유창
최가온(가운데)이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은메달을 딴 미국의 클로이 김(왼쪽)과 동메달리스트 일본의 오노 미쓰키와 밝은 표정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삼성전자

13일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시상식. 금메달을 딴 최가온(18)을 사이에 두고 은메달을 딴 클로이 김(26·미국)과 동메달리스트 오노 미쓰키(22·일본)가 나란히 섰다. 셋은 바짝 달라붙어 ‘셀카’를 찍고, 밝은 표정으로 재잘거렸다. 클로이 김은 어린 동생을 챙기듯 사진 찍기 전 최가온의 옷매무새를 고쳐줬다.

세계 스노보드 최강자인 이들은 한국어로 대화가 통하는 사이다. 한국인 부모를 둔 클로이 김은 최가온을 처음 만났을 때도 한국어로 말을 걸었다고 한다. 일본 와세다대 재학생인 오노는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게 취미다. 스노보드 국가대표 출신 김호준 해설위원은 “오노는 우리말이 꽤 유창하다”고 했다.

금메달을 놓고 싸웠던 클로이 김과 오노는 경기를 마치고 최가온의 우승을 내 일처럼 기뻐했다. 2018 평창, 2022 베이징에 이어 스노보드 사상 최초의 ‘올림픽 3연패’에 도전했던 클로이 김은 얼굴에 실망감이나 슬픈 기색이 전혀 없었다. 맨 마지막으로 연기를 마친 클로이 김은 최가온에게 다가가 와락 껴안더니 “축하해, 축하해”라고 했다.

최가온은 “(클로이 김) 언니가 나를 안아주는데 너무 따뜻하고 행복했다”며 “내가 다쳤을 땐 항상 위로해주고 함께 울먹거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둘의 우정은 각별하다. 최가온이 뉴질랜드 훈련에서 다쳐 현지 병원으로 이송됐을 때 클로이 김이 통역을 맡아 주기도 했다. 최가온은 클로이 김에게 조언을 들으며 기술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큰 무대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냈다. 최가온은 “언니는 내 우상이자 롤모델”이라고 했다.

1·2차 시기에서 실패한 최가온이 3차 시기 연기로 11위에서 단숨에 1위로 올라섰을 때 맨 먼저 그에게 달려가 축하해 준 이는 오노였다. 최가온은 “3차 시기 후 정신이 없었는데 오노가 점수를 알려줬다”며 “너무 행복하고, 믿기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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