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총리한 메르켈, 이번엔 대통령 출마설

박윤선 기자 2026. 2. 13.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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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측은 “사실 무근”
대중적 인기에 계속 언급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EPA연합뉴스


16년간 독일 총리를 지내고 은퇴한 앙겔라 메르켈(71)이 차기 대통령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당사자는 “터무니없다”고 부인했으나 여전히 높은 대중적 인기가 출마설을 키우고 있다.

메르켈 전 총리의 대변인은 12일(현지 시간) 메르켈이 당적을 갖고 있는 집권 기독민주당(CDU) 내에서 그의 대통령 출마설이 돈다는 언론 보도에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는 내년 3월 18일 끝난다. 독일 연방의회와 16개주 대표로 구성된 임시기구 연방회의가 내년 초 차기 대통령을 뽑는다. 연방의회에 최다 의석을 확보한 CDU와 자매정당 기독사회당(CSU) 소속 후보가 유력하다.

지금까지 총리에서 퇴임하고 대통령을 맡은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그러나 메르켈은 첫 여성 총리라는 상징성과 국내외 인지도 때문에 대통령감으로 거론되고 있다. 독일 대통령은 실권이 거의 없지만 국가원수로서 국제사회에서 독일을 대표하고 국민을 통합하는 역할을 한다.

독일에서는 다음 대통령을 여성이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옛 서독 건국 이래 여성 총리가 1명, 연방의회 의장은 3명 있었지만 대통령 12명은 모두 남성이었기 때문이다.

같은 당 소속인 메르츠와 메르켈의 정적 관계도 출마설에 한몫했다. 메르켈은 2000년대 초반 당내 권력투쟁 과정에서 메르츠를 사실상 축출했다. 메르츠는 메르켈이 총리에 오른 뒤 정계를 아예 떠나 야인생활을 했다. 출마 소문의 골자는 CDU가 아닌 녹색당이 메르켈을 대통령 후보로 추천할 수 있어 CDU 지도부가 긴장한다는 내용이었다. 메르츠 총리가 메르켈 대통령을 저지하기 위해 독일 국방장관 출신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대통령에 앉힐 것이라는 둥 갖은 추측이 나온다.

메르켈은 총리 시절 실용주의 정책을 펴면서 이념적으로 CDU 내 보수파보다 오히려 녹색당과 사회민주당(SPD) 등 진보 진영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녹색당은 메르켈을 차기 대통령 후보로 지원한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2021년 12월 퇴임 이후 정치 행사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24년 11월 자서전을 펴낸 이후에는 북콘서트 정도만 하고 있다. 그러다가 이달 20∼21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리는 CDU 전당대회에 은퇴 이후 처음으로 출석하겠다고 예고했다. 정가에서는 올해 줄줄이 예정된 주의회 선거를 앞두고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발휘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박윤선 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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