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속 출산하다 신생아 익사”…무자격 ‘수중 분만 전문가’ 체포, 무슨 일?

자신의 수중 분만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서적을 집필하고 해외 초청을 자주 받는다고 주장해 온 '수중 분만 전문가'가 무자격 상태에서 출산을 도왔다가 신생아가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여성은 무면허 의료 행위와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서비스 제공 혐의로 체포됐다.
러시아 매체 KP.RU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 아이샤 라카예바(27)는 지난해 12월 13일 자택에 설치한 공기 주입식 풀장에서 자칭 '수중 분만 전문가'의 도움으로 아들을 출산했다. 아기는 살아 태어났지만 약 한 시간 뒤 사망했다.
관련 법 집행 관계자가 "아기가 양수에 질식했다"고 밝힌 가운데, 현지 언론은 신생아가 양수에 의해 익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수중 분만을 도운 인물은 나탈리아 코틀라르(59)라는 여성으로, 사건 직후 체포됐다. 그는 자신을 경험 많은 심리학자이자 교육자, 부모 문화 센터 책임자, 자연주의 출산 철학을 주장하는 '젠틀 버스(Gentle Birth)' 과정 강사로 소개해왔다. 또한 다섯 자녀 중 한 명을 수중 분만으로 낳았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서적을 집필했고, 해외 초청을 자주 받는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그는 조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공식 의료 자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탈리아는 불법 의료 행위와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서비스 제공 혐의로 기소됐으며, 현재 혐의를 부인하고 법원에서 구속 여부를 다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부인과 전문의이자 공중보건 전문가인 류보프 예로페예바는 러시아 언론에 "출산을 도운 여성은 의학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고, 출산의 인과 과정이나 기전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제대로 된 교육에는 방대한 이론과 광범위한 실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이었다면 의료진이 상황을 파악하고 아기를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이샤는 '아이샤 치가'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150만 명 이상의 소셜미디어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1월 27일 텔레그램에 "자택 출산 중 비극이 일어났고 아기가 살아남지 못했다"며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청문회, 상담, 조사, 장례 절차가 남아 있다"고 적었다.
출생 직후 첫 폐호흡 순간…수중 분만, 익사 위험 논란 여전해
태아는 자궁 내에서 양수에 둘러싸여 성장하며 폐 역시 양수로 차 있다. 산소는 탯줄을 통해 공급되기 때문에 출생 전까지는 공기를 들이마시지 않는다. 즉 출생 순간 처음 폐로 숨을 쉬는데, 이 전환이 지연되거나 불안정할 경우 신생아가 물이나 체액을 기도로 흡인해 호흡 곤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출생 이후 폐에 남아 있는 체액은 자연스럽게 흡수되지만, 일부 신생아는 체액 제거가 지연되는 '신생아 일과성 빈호흡'을 겪어 호흡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출산 과정에서 일부 아기는 자궁 내에서 첫 배변을 하기도 한다. 이 대변이 양수와 섞인 것이 태변이다. 그런데 만약 아기가 이 태변을 흡입하면 외부 환경에서의 호흡 능력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어 출생 직후 흡인 처치와 산소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위 사연의 아이샤의 아기가 이러한 상태를 겪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수중 분만에서 우려되는 '신생아 익사 위험'은 이러한 출생 직후 호흡 전환 과정과 맞물려 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합병증이다. 아기가 수중에서 나오던 중 물 흡인에 따른 호흡부전, 저체온, 수인성 감염 가능성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출생 과정에서 아기를 물 밖으로 끌어올리는 순간 탯줄이 손상되는 '제대 견열' 위험도 보고돼 있다. 이런 합병증은 발생 빈도는 높지 않지만, 일단 발생하면 신생아에게 즉각적인 응급 처치가 필요할 수 있어 의료진의 판단과 대응 속도가 생명과 직결된다.
현재 의학적으로 '진통 중 물에 들어가는 것'과 '물속에서 실제로 출생하는 것'을 구분해 본다. 진통 1기 수중 침수는 통증 완화 측면에서 일정한 이점이 보고됐지만, 출생까지 물속에서 진행하는 수중 출생의 안전성은 근거가 충분히 확립되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따라서 수중 분만 시 저위험 임신 여부 선별, 위생 관리, 응급 이송 체계, 숙련된 의료 인력의 상시 감독이 전제되지 않으면 신생아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지적된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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