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여고생’ 최가온 수술비까지 대줬다…‘키다리 아저씨’ 신동빈 10년 뚝심

김수연 2026. 2. 1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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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보드 최가온, 한국 스키 사상 최초 金메달
17살 막내, 허리 부상 딛고 넘어져도 대역전극
그 뒤엔 롯데 신동빈 회장의 설상 지원 있었다
10년간 300억…최가온엔 7000만원 치료비 쾌척
“대한민국 설상 종목에 새 역사 써…자랑스럽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설상 종목 국가대표 선수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내고 있다. 막내인 스노보드 최가온(17·세화여고) 선수는 한국 스키 사상 최초로 금메달 획득의 쾌거를 이뤘다. 겨울철 스포츠 훈련 환경이 열악한 편으로 꼽히는 한국인만큼 장기간 선수들을 묵묵히, 전폭적으로 지원해온 ‘키다리 아저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뚝심이 재조명받고 있다. 신 회장은 최 선수에 “자랑스럽다”며 축하의 마음도 전했다.
스노보드 최가온이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3차전 경기를 마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리비뇨=뉴스1
 
◆ ‘스키 선출’ 신동빈 회장, 10년 넘게 한국 설상 환경 다져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2014년부터 대한스키협회(KSA) 회장사를 맡아 10여년간 3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해 비인기 동계 종목인 스키와 스노보드의 저변 확대와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기여해왔다. 설상 종목은 훈련 장소가 부족하고, 해외 전지훈련 비용 부담이 커 2014년 동계올림픽까지 우리나라는 설상 종목에서 메달을 따낸 적이 없었다. 그러나 2014년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아마추어 스키 선수 출신 신 회장의 노력으로 한국 설상 스포츠의 환경이 급변했다는 평이 나온다.

신 회장은 2014년 11월부터 4년여간 대한스키협회장을 맡으며 선수들의 사기진작, 합동훈련, 전지훈련, 국제대회 참가, 장비 지원 등을 이어왔다. 특히 선수들의 성과를 보상하는 포상금 제도를 확대해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선수뿐만 아니라 4~6위 선수들에게도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캐나다, 핀란드 등 설상 강국의 스키협회와 MOU를 체결해 기술 및 정보 교류도 활성화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지난달 1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대한민국 동계 스포츠 발전과 선수 육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으로부터 감사패를 수여받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이후 2022년 11월 ‘롯데 스키스노보드팀’을 창단하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주를 직접 지원하기 시작했다. 롯데 스키스노보드팀은 선수들에게 훈련비, 장비 지원은 물론이고, 멘탈 트레이닝, 영어 학습, 건강 관리 등의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선수들이 훈련과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팀 전담 매니저를 배치해 훈련 일정, 비자 발급, 국내외 대회 참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신 회장은 “재능 있는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자”는 철학을 꾸준히 강조했다고 한다.
선수 개개인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신 회장은 2024년 스위스 월드컵 도중 허리 부상으로 현지에서 수술을 받아야 했던 최 선수의 상황을 듣고 수술 및 치료비 전액인 7000만원을 지원했다. 최 선수는 당시 “그동안 많이 도와주셔서 훈련을 잘해왔지만 이번에 스위스 월드컵에서 부상이 있었고 스위스에서 수술을 하느라 조금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신동빈 회장님께서 도와주셔서 마음 편하게 치료를 받고 회복하고 있다”며 “정말 감사의 인사드린다. 열심히 재활해서 곧 다시 좋은 모습으로 복귀하겠다”는 감사 손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롯데그룹 스키·스노보드팀 선수 후원식. 롯데그룹 제공
 
◆ 2018년부터 실제 성과로…최가온에 “대견해” 직접 서신

이런 ‘통 큰’ 후원은 한국 설상 스포츠의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이상호 선수가 대한민국 최초로 설상 종목 은메달을 획득했다. 2023년 12월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월드컵에서 최 선수가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며 새 역사를 썼다. 최 선수는 이어진 스위스 월드컵에서 동메달, 미국 월드컵에서는 손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은메달을 따냈다.

지난해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 설상 선수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이승훈,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이채운,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김건희가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설상 종목에서 총 12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스노보드 최가온이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1차전 경기를 펼치고 있다. 리비뇨=뉴스1
 
신 회장은 이번 올림픽에서 1, 2호 메달을 안긴 스노보드 김상겸과 유승은 선수에게 축하 서신과 소정의 선물을 보냈다. 김 선수에게는 “포기하지 않고 획득한 결실이기에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진다. 앞날을 더욱 응원하겠다”고 했고, 유 선수에게는 “잇따른 부상을 이겨내고 얻은 메달 소식에 더욱 기쁘고, 앞으로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적었다.
이날 최 선수에게 보낸 축하 서신에는 “2024년에 큰 부상을 겪었던 최 선수가 1차 시기에서 크게 넘어지는 모습을 보고 부상 없이 경기를 마치기만 바랐는데 포기하지 않고 다시 비상하는 모습에 큰 울림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또 “긴 재활 기간을 이겨내고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며 대한민국 설상 종목에서 새로운 역사를 쓴 최 선수가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도 했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우승한 최가온이 금메달을 손에 들고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리비뇨=연합뉴스
 
한편 최 선수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획득해 3연패 위업에 도전한 교포 선수 클로이 김(미국·88.00점)을 제치고 우승했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대한민국 선수를 통틀어 막내인 최 선수는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선사하고 한국 스키의 동계 올림픽 1호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클로이 김이 2018년 평창 대회 때 세운 이 종목 최연소 올림픽 금메달 기록(17세 10개월)도 경신(17세 3개월)했다.

최 선수는 심한 눈발 속에 펼친 1차 시기에서 두 번째 점프를 시도하다가 크게 넘어졌다. 그는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고, 의료진이 슬로프 안으로 들어가 상태를 살폈다. 겨우 일어난 최 선수는 2차 시기에서도 넘어지면서 절망적인 상황에 놓였다. 반면 클로이 김은 1차 시기에서 88.00점을 획득하며 1위에 올라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종목 사상 최초의 3회 연속 우승 가능성을 부풀렸다. 그러나 최 선수는 무릎 통증에도 3차 시기에서 900도와 720도 회전 등을 안정적으로 구사하며 모든 이의 예상을 깨고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내며 대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최 선수는 점수가 확정되자 설원 위에서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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