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의 재판소원 우려 하루만…헌재 “대법이 하위기관 되는 게 아냐”
대법원은 반대…與, 재판소원·대법관 증원·법왜곡죄 2월 강행 방침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헌법재판소가 더불어민주당의 사법 개혁안 관련 "재판소원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견, 권력분립 원칙에 반한다거나 사법권 독립을 침해한다는 주장은 헌법상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헌법에 따라 입법자가 헌법소원 요건을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법은 확정된 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가능케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민주당의 3대 사법개혁안(재판소원·대법관 수 증원·법 왜곡죄) 중 하나다. 대법원이 이에 대해 소송 비용 증가 등의 우려를 내비친 상황에서 헌재가 공개적으로 민주당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재판도 헌재 통해 교정하는 게 헌법 취지"
헌재는 13일 언론에 배포한 참고 자료에서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해 "헌법은 헌법재판권을 헌재에 귀속시킴으로써 재판소원의 헌법적 근거를 분명히 하고 있다"며 이런 입장을 밝혔다. 그 근거로 헌법 제111조 제1항을 들었다. 이는 헌법재판소가 △법원의 제청에 의한 법률의 위헌여부 심판 △탄핵 심판 △정당 해산 심판 △국가기관 상호 간,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 및 지자체 상호 간 권한쟁의 심판 △법률이 정하는 헌법소원에 관한 심판을 관장한다고 규정한다. 헌재의 설명은 법 개정에 따라 재판소원이 정해지면 헌재에서도 다룰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헌재는 "사법권 독립은 무제한적인 게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이어 "헌법 제103조에서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한다고 규정한다"며 "재판이 헌법에 어긋나는 경우에는 내부적으로는 심급제도를 통해, 외부적으로는 헌법재판권한을 가진 헌재를 통해 교정하는 것이 이원적 사법 체제를 택한 우리 헌법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또 재판소원 도입의 전제 조건이 헌법 개정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헌법 개정을 거쳐 헌법에 재판소원을 명시하고 헌재와 대법원의 관계를 재정립해야만 헌법의 하위법령인 재판소원법(법률)이 개정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헌재는 이와 관련 "헌법은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헌법소원의 대상을 입법이나 행정의 작용에 국한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 근거로는 '법률이 정하는 헌법소원에 관한 심판'을 헌재가 관장한다는 규정(헌법 제111조 제1항 제5호)을 거론했다. 여기서 '법률이 정하는'이라는 표현에 대해 헌재는 "입법자가 헌법소원의 제도적 취지와 본질 및 기능을 최대한 구현하고 보장하는 방향으로 헌법소원의 요건과 절차 및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라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재판소원의 본질상 헌재는 법원이 재판 과정에서 한 사실확정이나 법률의 해석·적용을 제4심이나 초상고심으로서 다시 심사하는 게 아니다"라고 전했다. 특히, 법조계에서 제기돼 왔던 대법원과 헌재의 관계를 고려한 듯 "재판소원이 도입되더라도 대법원이 헌재의 하위 기관이 되는 게 아니고 헌재와 대법원은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고유 기능에 따라 헌법재판권과 구체적 사건에서 재판권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법원 "국민에 엄청난 피해…숙의 필요"
민주당은 2월 국회에서 재판소원법을 포함한 사법개혁안(대법관 증원법·법왜곡죄) 통과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국회 법사위는 지난 11일 재판소원법과 대법관 증원법을 민주당 주도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세 개정안은 모두 본회의 처리만을 앞둔 상황이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유지해 왔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국회 법사위 직후인 지난 12일 재차 우려의 뜻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데 조 대법원장의 뜻이 알려진 지 하루만에 헌재가 자료를 통해 찬성 입장을 밝힌 것이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재판소원법과 대법관 증원법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 질문을 받고 "헌법과 국가 질서에 큰 축을 이루는 문제이기 때문에 공론화를 통해 충분한 숙의부터 이뤄져야 한다"며 "(재판소원 도입 시) 그 결과가 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가 가는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재판소원법은 확정된 법원 판결이 헌재의 결정에 반하거나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는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 헌재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현재 피고인은 1심부터 대법원인 3심까지 법적 판단을 받을 수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확정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하면 사실상 '4심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소송 비용 증가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대법원은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최종 26명으로 늘리는 대법관 증원법에 대해서도 "사법부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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