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도 회사도 체질개선…반전드라마 썼죠

이유진 기자(youzhen@mk.co.kr) 2026. 2. 1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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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상 락앤락 대표
48년 업력 락앤락 환골탈태 진두지휘 맡아
2년간 핵심 제품 옥석 가리고 경영 효율화
진공용기 등 세계1등 상품 개발 기술력 살려
베트남·태국·인도 등 글로벌 진출에도 박차
파격 디자인 늘리고 여행·아웃도어로 확장
이영상 락앤락 대표가 서울 중구 남대문로 락앤락 본사에서 쿡플레이트 '데켓'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승환 기자

스쿠터에 고정하는 긴 손잡이가 달린 텀블러, 인덕션에서 냄비처럼 끓이다가 뚜껑을 덮어 바로 냉장고에 넣을 수 있는 쿡플레이트….

얼핏 관련 없어 보이는 이 제품들은 모두 '락앤락'이 만든다. 밀폐 용기 강자 락앤락은 최근 기능을 강조한 다양한 주방용품을 출시하며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2017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락앤락을 인수한 후 락앤락 매출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하지만 최근 2년 상황은 다르다. 2023년 210억원대였던 영업손실은 2024년 17억원 이익으로 반전했다. 2025년 실적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영상 락앤락 대표는 1978년 설립돼 올해로 '48년 업력'을 자랑하는 락앤락의 체질 개선을 맡은 전문경영인이다. 2023년 9월 선임돼 올해로 3년 차를 맞는다. AIG손해보험과 오비맥주 최고재무담당자(CFO), 투썸플레이스 대표를 거친 이 대표는 "락앤락은 실력에 비해 대우를 못 받고 있다"며 "올해는 소비자에게 집중한 신제품과 매력적인 브랜딩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취임 첫해 회사 손실이 200억원대에 달했다. 당면 과제가 무엇이었나.

"당시 락앤락은 수익성 악화, 악성 재고 누적, 잦은 경영진 교체로 경영 전반에 부담이 상당했다. 재고는 5년치가 쌓여 있더라. 출혈을 멈추고 건강하게 재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게 시급했다. 2년간 치열하게 구조조정을 했다. 비효율적인 해외 법인과 국내 물류센터·공장을 닫았고 본사 인력도 줄였다. 2만개였던 상품 수는 7000~8000개로 정예만 남겼다."

-어려운 상황 속 대표를 맡은 계기는.

"당시 은퇴할 생각이었는데 제안을 받았다. 락앤락이라는 브랜드가 너무 아까웠다. 게다가 락앤락처럼 네 가지 카테고리(식품 용기, 음료 용기, 소형 가전, 쿡웨어)를 전부 커버하면서 상품 종류를 다양하게 갖춘 곳은 세계적으로도 없다. 이유식 용기부터 도시락까지 전 생애를 아우른다. 이 브랜드는 지킬 만한 가치가 있다."

-락앤락은 수년 새 텀블러 등 음료 용기 매출 비중이 높아졌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밀폐 용기와 음료 용기 매출 비중이 비슷하다. 밀폐 용기는 내구성이 너무 우수해 구매가 빈번하게 일어나지는 않지만 음료 용기는 재구매율이 높다. 우리 텀블러를 한번 구매한 고객은 디자인과 보온·보랭 성능, 밀폐 기술력에 반해 또 찾는다. 해외 시장에서도 젊은 소비자에게 인기가 좋다. 베트남에서 스쿠터에 걸 수 있게 출시한 '버킷 텀블러'는 베스트셀러 아이템이고 인도에서는 음료를 많이 마시는 현지 문화에 특화한 대용량 텀블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소형 가전과 쿡웨어에서도 신상품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주력은 밀폐 용기와 음료 용기이지만 4대 카테고리를 모두 균형 있게 성장시키고자 한다. 쿡웨어는 안전한 소재와 뛰어난 코팅력에 세련된 디자인을 더해 차별화했다. 기름이 한쪽에만 몰리지 않게 해 적은 기름으로도 조리 가능하게 한 제품이나 2분 만에 500㎖ 물을 끓일 수 있는 열전도 기술 등 써보면 알게 되는 기술적 강점이 있다."

-기술적 완성도가 높다는 건가.

"우리는 개발 인력만 100명 이상, 품질 관리 인력만 90명 이상을 둔다. 품질에 자신이 있다. 세계적으로 1등 하는 제품이 많다. 진공 용기 마에스트로와 락앤락 스마트킵 프레쉬가 대표적이다. 스마트킵 프레쉬는 3중 신선케어 기술로 최대 31일까지 식품 신선도를 유지한다. 마에스트로는 밀폐 용기 내부를 진공 상태로 만드는데 식재료를 최대 50일까지 신선하게 보관한다."

-태국, 베트남, 인도 등 세계 8개 법인을 운영하고 120개국에 수출된다.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은 어디인가.

"베트남에서는 락앤락이 종합 프리미엄 생활용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현지에 40개 이상 매장이 있다. 주방 가전부터 헤어드라이어, 전동 칫솔까지 생활 곳곳을 파고들었다. 장기적으로는 전체 매출의 20% 정도가 베트남에서 발생할 것이다. 또 태국 유통그룹 CP엑스트라와 손잡고 태국과 기타 아시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인도 시장은 지난해 법인을 새로 설립했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중동 쪽도 신규 시장으로 검토한다."

-락앤락이 이미 인지도가 높은데, 올해 목표로 브랜딩 강화를 들었다.

"락앤락의 기술로 만든 25~35세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컬러와 디자인으로 승부를 보는 인디브랜드를 출시했다. 아웃도어 제품, 테이블 웨어, 여행 용품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춰 론칭했고 반응이 좋다. "

-주방·생활용품은 트렌드에 민감하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는 주방용품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가구는 늘어날수록 좋다. 1·2인 가구가 늘어난다면 그에 걸맞은 제품을 만들면 된다. 좋은 소재의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는 똘똘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질 것이다."

이영상 대표

△1962년생 △연세대 경제학과 학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MBA △한양대 재무학 박사 △1986~1998년 산업리스(산은캐피탈) 국제투자과장 △1998~2001년 로디아 아시아전략담당 이사 △2001~2002년 보루네오가구 대표 △2003~2007년 AIG손해보험 전무·재무담당 CFO △2007~2015년 오비맥주 부사장·CFO △2019~2023년 투썸플레이스 대표 △2023년~락앤락 대표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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