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이김과 오노 미츠키, 메달만큼 빛난 보더들의 스포츠맨십

한국 스노보드가 새 역사를 빚어낸 13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선 스노보드 선수들의 빛나는 스포츠맨십도 부각됐다. 이날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 참가한 선수들이 서로의 연기가 성공하거나 실패할 때 축하하고 격려한 장면들이 적잖은 울림을 남겼다.
13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3차 시기가 대표적이다.
최가온(18·세화여고)은 온전하지 못한 몸 상태로 1~2차 시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기권 가능성까지 제기되던 찰나 그는 3차 시기에서 90.25점이라는 믿기지 않는 점수로 1위로 올라섰다. 1차 시기에서 88.00점으로 1위를 내달리던 스노보드의 전설 클로이 김이 2위로 밀려난 순간이었다.
클로이 김은 금메달 여부가 걸린 마지막 3차 시기에서 4번째 기술에서 착지에 실패했다. 클로이 김은 3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대업이 물거품으로 돌아간 반면 최가온은 한국 스노보드 최초의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눈길을 끈 것은 그 뒤의 장면이었다. 클로이 김은 코칭스태프와 함께 기뻐하는 최가온을 끌어안으며 우승을 격려했다. 최가온은 평소 자신이 롤 모델이자 가장 존경하는 선수로 강조했던 클로이 김의 축하로 더할 나위가 없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클로이 김은 동메달이 확정된 일본의 오노 미즈키에게도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오노의 스포츠맨십도 빼놓을 수 없다. 오노는 2차에 이어 3차에서도 자신의 연기가 실패로 돌아간 뒤 다른 선수의 실패를 위로했다. 캐나다의 엘리자베스 호스킹이 점프에 실패한 뒤 넘어지고 내려오자 어깨를 안으며 박수를 보냈다. 2023년 월드 챔피언십에서 2~3위로 나란히 시상대에 섰던 두 사람의 우정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클로이 김과 오노가 보여준 스포츠맨십은 이어진 시상식에서도 서로를 축하하는 아름다운 그림을 연출한 뒤 다 같이 퇴장하며 마침표를 찍었다. 올림픽이라는 무대가 성적을 떠나 서로가 흘린 땀과 눈물의 가치를 인정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장면들이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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