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 꽃을 피우지 못했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동아닷컴 금주의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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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은 나 자신을 아끼는 일에서 모든 사랑이 시작된다고 말하며, 나와 일상을 이루는 작은 존재들의 소중함을 노래한다.
이미 나도 꽃임을, 다만 몰랐을 뿐임을 일깨우는 시집이다.
이 질문 하나에 대화가 갑자기 차갑게 식는 일은 흔하다.
즐겁던 명절 밥상도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감정싸움으로 번지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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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이 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내가 저 사람의 것이라고 바꾸어 한번 생각해보자/ 내가 꽃의 주인이 아니라 반대로 꽃이 나의 주인이라고 바꾸어 생각해보자/ 나는 분꽃의 사람이고 봉숭아꽃의 아우이고 채송화꽃의 이웃이라 생각해보자“
나태주 시인은 나 자신을 아끼는 일에서 모든 사랑이 시작된다고 말하며, 나와 일상을 이루는 작은 존재들의 소중함을 노래한다.
인생 시집 3부작 중 두 번째인 이 책은 꽃을 피우지 못했다고 느끼는 청춘들에게 건네는 위로와 축복의 기록이다. 시인은 책이 직접 위로가 될 수는 없다고 말하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시를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눈이 뜨일 것이라 믿는다. 시는 억지로 답을 주기 보단 스스로 깨닫게 만든다.
여기에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그림이 더해졌다. 사랑하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아 결핍을 견뎠던 화가의 시선은, 나태주의 시와 만나 ‘사랑할 수 있는 자존’으로 이어진다. 꽃은 멀리 있지 않다. 이미 나도 꽃임을, 다만 몰랐을 뿐임을 일깨우는 시집이다.

◇ 민지의 정치 공부1/ 신동기 지음/ 380쪽·2만 원·생각여행
“너 정치 성향이 어떻게 돼?”
이 질문 하나에 대화가 갑자기 차갑게 식는 일은 흔하다. 오죽하면 처음 본 상대와는 “절대 정치 이야기를 하지 마라”는 아이스 브레이킹(Ice breaking) 팁까지 나올 정도다. 그뿐일까. 즐겁던 명절 밥상도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감정싸움으로 번지기 일쑤다.
저자는 이처럼 정치 대화가 싸움으로 끝나는 원인을 네 가지로 본다.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르고, △용어를 잘못 알거나 모르며, △감정적인 말을 내뱉고, △논리보다 고집을 앞세우는 태도 때문이다. 그렇지만 정치는 기본적으로 ‘협상’이다. 특정 편을 들거나 미워할 논쟁거리가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이 익혀야 할 ‘시민학’이다.
기본적인 내용은 MZ세대 민지 씨와 박사가 주고받는 대화다. 보수와 진보, 민주주의와 사회주의처럼 가깝지만 어려운 주제를 일상의 언어로 풀어낸 점이 특징이다.

◇ 마녀재판의 변호인/ 기미노 아라타 지음/ 384쪽·1만8000원·톰캣
엄마에 이어 나도 죽을 수 없다. 종교와 미신이 지배하던 시대, 앤은 마녀로 몰린다. 반년 전 어머니가 화형당했고, 이번엔 마을에서 발견된 시신의 책임이 그녀에게 돌아간다. 마녀의 존재를 ‘진실’로 믿는 사람들 앞에서 열린 재판. 그 시대에 마녀재판은 곧 사형선고와 다름없다. 이 불합리한 상황에 앤을 위해 맞서는 인물은 법학자 로젠이다. 목격자들의 증언은 편견으로 가득하고, 물적 증거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에게 남은 건 오직 논리뿐. 로젠은 직접 수집한 사실과 치밀한 추론으로 마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재판을 뒤집어간다. 특히 법정 공방 장면은 속도감과 긴장감이 뛰어나 가장 큰 쾌감을 준다.
일본 추리소설인 이 작품은 비상식적인 마녀사냥 속에서 ‘논리’라는 무기를 내세워 빠른 템포로 전개된다. 후반부까지 예측을 비껴가는 흐름이 이어져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현직 정신과 의사인 작가는 집단 광기와 맹신이 어떻게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는지 냉정하게 그려낸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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