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클러·피난시설 無' 설 앞두고 부산 노후 아파트서 70대 남매 참변(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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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을 앞두고 부산에서 화재로 70대 남매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난방기가 있는 방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아파트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이렇게 설치 의무가 없을 때 지어져 스프링클러가 없을 것으로 추정되는 아파트가 지난해 7월 기준 부산에만 9만5769세대에 이른다.
사고 아파트는 자동 화재 탐지 설비와 옥내 소화전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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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규정 없을 때 지어진 노후 아파트
명절 앞둔 유족들, 황망

설 명절을 앞두고 부산에서 화재로 70대 남매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난방기가 있는 방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아파트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지난해 이처럼 스프링클러가 없는 노후 아파트 화재로 부산에서 잇단 참변이 발생해 제도 개선책 등이 나왔으나, 더딘 속도에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는 실정이다. 여기에 완강기나 경량 칸막이 등 피난시설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부산소방재난본부와 해운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3시43분 해운대구 우동 한 15층 규모 아파트의 5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38분 만에 꺼졌다. 이 사고로 집에 있던 남매인 A(여·78) 씨와 B(75) 씨가 숨졌다. 이밖에 주민 6명이 연기를 흡입해 경상을 입고 1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과 소방 등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감식 결과, 현관 옆 작은 방이 가장 심하게 불타 이곳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방 안에서는 난방기가 발견돼 화재와의 연관성도 조사한다.
1985년 준공한 이 아파트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공동주택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은 1990년 7월 처음 마련됐다. 당시 기준을 보면 16층 이상 공동주택의 16층 이상 층에만 설치가 의무화됐다. 2005년 1월부터 11층 이상 건축물의 모든 층, 2018년 6월부터는 6층 이상 건축물의 모든 층으로 기준이 강화됐다.
공동주택의 고층화 추세를 고려하면 2005년 이후 지어진 아파트는 사실상 스프링클러가 전 세대에 설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번 사고가 난 아파트처럼 노후화한 아파트는 여전히 사각지대다. 이렇게 설치 의무가 없을 때 지어져 스프링클러가 없을 것으로 추정되는 아파트가 지난해 7월 기준 부산에만 9만5769세대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 부산에서 부모가 없는 동안 노후 아파트에서 불이 나 자매가 참변을 겪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 제도 개선이 추진됐으나 속도가 더디다. 공동주택의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 또는 간이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기존 공동주택도 법 시행 후 2년이 경과한 날까지 설치하게 하는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이 지난해 7월 국회에 발의됐으나 아직 소관 위원회 심사 단계에 있다.
사고 아파트는 자동 화재 탐지 설비와 옥내 소화전 등이 있었다. 그러나 옆집으로 대피할 수 있는 경량 칸막이나 완강기 등 주요 대피 시설은 없었다. 특히 경량 칸막이는 얇은 합판 등으로 만든 벽으로 화재가 발생하면 부수고 옆집으로 대피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규정 역시 1992년 7월에 생겨 사고 아파트는 제외됐다. 같은 동 같은 라인에 거주한다는 기모(여·40) 씨는 “방송이나 경보가 들리지 않아 불 끄는 소리에 깬 뒤에야 화재 사실을 알았다”며 “가족이 노후 아파트 화재 위험에 관한 불안감이 극심해졌다”고 토로했다.
주민들은 설 명절을 앞두고 일어난 참변에 놀라고 슬픈 기색이다. 이곳 주민 박모(60대) 씨는 “설 연휴를 앞두고 사고가 나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유족 조모(여·80대) 씨는 “5남매 중 4남매가 이 아파트 단지에서 살았는데 뒤늦게 사고 소식을 듣고 황망했다”며 “사고 앞집에는 조카 내외가 살아 구조에 나섰는데 잘 안됐다고 안다”고 울먹였다. 이어 “우애 좋게 잘 지낸 형제들인데 명절을 앞두고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경찰 관계자는 “방에서 난방기가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한 화재 원인은 감식 결과 등이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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