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최가온" 클로이 킴이 전한 진심…"언니 은퇴해" 박수치며 떠났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여자 스노보드 절대 강자 클로이 김이 올림픽 3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대신 한국의 10대 신성 최가온이 역사를 새로 썼다.
클로이 김은 결승 1차 시기에서 백사이드 720을 시작으로 스위치 백사이드 에어, 스위치 더블 코르크 1080, 인버티드 540까지 성공시키며 88.00점을 기록했다. 이후 마지막 3차 시기 중반까지 선두를 유지하며 금메달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최가온이 90.25점을 기록하며 판도를 뒤집었다. 클로이 킴에게는 역전 기회가 한 차례 더 남아 있었지만 마지막 시기를 완주하지 못하면서 결국 금메달을 놓쳤다.
17세 최가온은 이번 대회 최연소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클로이 김이 정상에 올랐다면 스노보드 역사상 최초로 남녀 통틀어 올림픽 3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미국 스노보드 전설 숀 화이트 역시 세 차례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연속 우승 기록은 없다.
클로이 김은 결승을 앞두고 결과에 대한 부담보다는 과정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내가 해야 할 것을 보여주겠다. 결과가 따라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최가온의 금메달은 더욱 극적인 드라마였다. 결승 1차 시기에서 스위치 프론트사이드 1080을 시도하다 착지 과정에서 크게 넘어지며 부상을 우려케 했다. 당시 최가온은 의료진의 검사를 받으며 한동안 눈 위에 누워 있었지만 스스로 일어나 경기를 이어갔다.
2차 시기에서도 점수를 끌어올리지 못했던 최가온은 메달 획득을 위해 마지막 시기에서 완벽한 연기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는 이를 현실로 만들었다.
클로이 김은 "가온을 매우 사랑한다. 아주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선수"라며 "이렇게 큰 무대에 선 모습을 보니 감회가 남다르다. 시간이 한 바퀴 돌아온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내가 늙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가온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보는 건 정말 멋진 일"이라며 "가온이 하프파이프를 막 시작했을 때 처음 만났다. 가끔은 내 어린 시절과 우리 가족을 거울로 보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가족 이야기도 전했다. 클로이 김은 "가온의 아버지는 정말 철저하게 뒷받침해 주고 있고, 어머니 역시 큰 지지를 보내고 있다"며 "또 한 명의 한국 여자 선수가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건 정말 멋진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아시아 선수들이 설상 종목을 지배하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며 "과거에는 이모들이 '스노보드는 그만두고 현실적인 직업을 가져라, 공부에 집중하라'고 말하곤 했다. 그런데 이제 그런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게 정말 멋지다"고 밝혔다.
클로이 김 역시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지난달 스위스 훈련 중 어깨 부상을 입으며 올림픽 출전 자체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전 허가를 받은 뒤 예선에서 90.25점을 기록하며 전체 24명 가운데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그는 결승을 앞두고 "어깨가 다시 빠지는 일은 없었다"며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다만 대회 이후에는 수술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클로이 김은 여자 스노보드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다.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17세의 나이로 금메달을 따내며 역대 최연소 여자 스노보드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또한 세계선수권 3회 우승과 X게임 8회 우승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최근 부상을 극복한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클로이 김은 "몇 달 전만 해도 올림픽 출전이 확실하지 않았다"며 "예선을 통과하고 이 자리에 설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마음이 편안했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클로이 김은 최가온에게 은퇴를 귀띔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에서 "클로이 언니가 은퇴한다고 말해 줬다"며 "진심인지 농담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최가온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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