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의사 만드는데, 출퇴근 쯤이야”…지역의사 노린 N수·이사 행렬 걱정되는 이유 [논설실 Pick]

이은아 기자(lea@mk.co.kr) 2026. 2. 1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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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 대로 지역의사제가 입시판의 최대 화제로 떠올랐다.

지역의사제는 2023학년도부터 비수도권 의대·치대·한의대·약대 등이 전체 정원 중 일정 비율을 해당 지역 학생으로 뽑는 '지역인재전형'과는 별도다.

정책이 의도한 대로 지역의사가 지역 사회에 제대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섬세한 대책을 펴는 것 못지않게, 의대쏠림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교육개혁과 노동개혁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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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 의대 입시 학원 모습. [연합뉴스]
예상했던 대로 지역의사제가 입시판의 최대 화제로 떠올랐다. 사교육 업계는 지역별 유불리를 분석하기 시작했고, 지방으로 이사를 해서라도 자녀를 의대에 보내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는 부모들도 늘고 있다. 지방 소재 고등학교를 나와 대학이나 직장에 다니는 학생들도 의대 재도전에 나서겠다며 들썩이고 있다.

정부는 2027∼2031년 5년간 의대 정원을 3342명 늘리고, 늘어난 인원은 모두 지역의사로 일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등록금, 교재비, 수업료, 기숙사비 등을 지원받는 대신 10년간 해당 지역에서 의무복무를 해야 한다. 무단으로 의무복무지역을 변경하면 의사 면허가 정지되고, 3회 이상 면허 자격정지를 받거나 의무복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의사 면허가 취소된다.

지역의사제는 2023학년도부터 비수도권 의대·치대·한의대·약대 등이 전체 정원 중 일정 비율을 해당 지역 학생으로 뽑는 ‘지역인재전형’과는 별도다. 두 전형으로 대학 진학이 가능한 수험생이 2027학년도에는 1700명을 넘길 전망이다. 지역에 연고를 둔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전형인 만큼 일반 전형에 비해 낮은 점수로도 의대 문턱을 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수능은 반복 학습으로 성적을 높일 수 있는 시험이기 때문에 N수의 유혹도 커질 수밖에 없다.

교육열이 충만한 학부모들은 지역의사 전형 지원이 가능한 지역으로 이사까지 고려하고 있다. 물론 서울에 직장을 둔 부모가 입시만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는 것은 쉬운 선택이 아니다. 하지만 발 빠른 학부모들은 구리·남양주 등 서울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경인권 도시의 학군 특성 분석에 나섰다. KTX로 수서까지 이동해 대치동 학원가를 이용하기 쉬운 충청권 학교 파악에 나선 사교육 업체도 등장했다. 인천 등 지역의사 지원이 가능한 지역과 불가능한 지역이 섞인 곳에서는 인접지로 이사를 권유하는 입시설명회도 열린다고 한다. 지난달 말 종로학원이 중·고교 학생과 학부모 9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60.3%는 지역의사 대상 의대에 진학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N수나 이사는 개인의 선택이고, 누가 말릴 수 있는 일도 아니다. 하지만 인적 자원 배분 왜곡과 이공계 교육과정 황폐화, 사교육비 증가 등 부작용을 불러온 ‘의대 쏠림’이 지역의사제 도입으로 더 심화한다면 사회적 비용도 함께 커진다는 점은 걱정이다.

지방 의료 붕괴를 막고 지역 내 필수 의료인력을 확보하자는 지역의사제의 도입 취지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책이 의도한 대로 지역의사가 지역 사회에 제대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섬세한 대책을 펴는 것 못지않게, 의대쏠림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교육개혁과 노동개혁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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