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차례 내란 재판 방청, 670만 자 기록으로 남았다 [사람IN]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내란대장경'에는 재판부와 내란 특검, 피고인, 변호인단의 말뿐만 아니라 중간중간 군인권센터 활동가들이 남긴 깨알 같은 기록이 담겨 있다.
군인권센터 활동가들은 윤석열 지지자들 사이에 섞여 내란 재판을 방청했다.
670만 자의 기록으로 1차 마무리됐지만, 윤석열 내란우두머리 혐의 재판 선고 뒤에도 군인권센터 활동가들의 내란 재판 감시 활동은 계속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방혜린 군인권센터 국방감시팀 팀장(37)과 동료 3명은 지난 1년간 12·3 내란 재판을 집요하게 쫓았다. 내란 재판 중계 여부가 불투명한 때였다. 누군가는 이 재판 과정을 감시하고,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활동가 4명이 윤석열을 포함해 내란 혐의 피고인 22명의 재판을 도합 201번 방청했다. 매주 뉴스레터 ‘내란죄 재판 따라보기’로 전하기 위해 시작한 작업이 670만 자의 재판 기록으로 남았다. 1월16일 그 결과물을 ‘내란대장경(mhrk.org/rebellion)’이라고 이름 붙여 날것 그대로 공개했다.
‘내란대장경’에는 재판부와 내란 특검, 피고인, 변호인단의 말뿐만 아니라 중간중간 군인권센터 활동가들이 남긴 깨알 같은 기록이 담겨 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답변에) 방청객들이 박수를 치고 고개를 끄덕였다” “윤석열의 ‘아무 말 열차’는 멈출 기미가 없다” “(증인에게 답변을 유도하는 윤석열 변호인단 질문에) 어쩌라는 건지”···. 법정 공방이 오갈 때마다 변호인단이 무슨 의도로 증인에게 질문을 던졌는지, 증인의 답변이 윤석열 내란우두머리 혐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 ‘해설’도 덧붙였다.
재미있는 말을 중심으로 편집한 숏폼 영상처럼 더 쉽게 내란 재판을 보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왜 읽는 데 품이 드는 ‘내란대장경’이 필요한 걸까. “전체 내란 재판을 이해하려면 재판 과정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중요한 쟁점이 무엇인지, 왜 증인들이 저러한 이야기를 하는지, 그게 어떻게 내란죄와 연결되는지 맥락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선고가 나왔을 때 우리가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 특히 군사법원에서 열린 재판은 중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꼭 봐주셨으면 좋겠고, 읽으면서 재밌거나 와닿는 부분도 많이 찾아내주시면 좋겠다.”
군인권센터 활동가들은 윤석열 지지자들 사이에 섞여 내란 재판을 방청했다. 그 자리에서 지켜본 재판은 ‘종교 부흥회장’에 가까웠다. “중계 카메라에는 방청객들의 음성이 안 담긴다. 변호인단이 종교 지도자처럼 ‘쇼’를 하면 방청객들이 ‘와~’ 하고 환호한다. 재판부가 그걸 엄격하게 제지하지도 않는다. 윤석열과 김용현은 퇴장할 때면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눈다. 그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지켜보면서 긴 재판을 그나마 재밌게 버틴 것도 있지만(웃음), 듣다 듣다 못 들어주겠다 싶어서 ‘탈출’이라고 써놓고 나온 적도 있다.”
현재 윤석열 등의 ‘일반이적’ 혐의 재판은 국가기밀 노출 우려 등을 이유로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방혜린 팀장은 일반이적 재판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궁금한 건 윤석열이 어떤 지시를 내렸고, 누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등에) 가담했고, 드론작전사령부가 어떻게 지휘 통제를 벗어나서 작전을 하게 됐는지 등이다. 이건 원래 군대가 해야 하는 업무랑은 전혀 다른 데다가 기밀이 아니지 않나. 국가의 안전보장을 해할 우려가 있다고 재판 전체를 다 비공개로 지정하겠다는 건 어폐가 있다.”
670만 자의 기록으로 1차 마무리됐지만, 윤석열 내란우두머리 혐의 재판 선고 뒤에도 군인권센터 활동가들의 내란 재판 감시 활동은 계속된다. 방혜린 팀장은 추가로 진행되는 재판에 발맞춰 “‘내란대장경 확장판’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은기 기자 yieun@sisain.co.kr
▶좋은 뉴스는 독자가 만듭니다 [시사IN 후원]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