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실거주 수요 동시에 잡았다… 韓 자산가들 주목하는 홍콩 투자이민제도
각 최소 3000만 홍콩달러 보유·투자
韓 선호 높은 주거용 부동산 기준 ↓
세금 낮고, 금융·생활 인프라 풍부
홍콩이 자산가들에게 친화적인 투자 환경과 높은 실거주 만족도를 동시에 갖춘 도시로 평가되면서, 투자이민 수요가 있는 한국 자산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홍콩 투자업계에 따르면 2024년 3월 출시된 ‘New CIES(New Capital Investment Entrant Scheme)’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누적 신청 건수는 2850건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약 855억 홍콩달러(약 15조8000억원)의 자금이 홍콩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같은해 3월 말 기준 1257건의 신청이 접수됐던 것과 비교해 약 127% 증가한 수치다. 정확한 국가별 신청자 통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국의 고액 자산가들 역시 New CIES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ew CIES는 홍콩이 전 세계 고액 자산가를 유치하기 위해 도입한 투자이민 제도다. 만 18세 이상의 외국인(타국 영주권을 보유한 중국 국적자 포함)이 최소 3000만 홍콩달러(약 55억원)의 자산 보유 요건을 입증하고, 추가로 최소 3000만 홍콩달러를 홍콩에 투자할 경우 거주 자격을 신청할 수 있다. 허용되는 투자 대상에는 주식, 채권, 펀드, 부동산 등이 포함된다. 이 제도를 통해 비자 승인을 받은 신청자는 정해진 투자 요건을 충족하는 동안 배우자와 부양 자녀를 동반해 홍콩에 거주할 수 있으며, 일정 기간 요건을 충족하면 영주권 신청도 가능하다.
특히 홍콩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New CIES의 최소 투자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주거용 부동산 기준을 완화했다. 기존에는 단일 주거용 부동산의 거래 금액이 5000만 홍콩달러(약 92억원) 이상이어야 인정됐으나, 이를 3000만 홍콩달러로 낮췄다. 동시에 부동산을 통한 투자 인정 한도는 기존 1000만 홍콩달러(약 18억원)에서 1500만 홍콩달러(약 28억원)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 자산가들의 주요 투자 자산으로 꼽히는 부동산을 활용한 투자이민 수요도 한층 활성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자산가들이 홍콩 New CIES에 관심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로는 낮은 세율의 조세 제도가 꼽힌다. 홍콩은 한국 자산가들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해 온 양도소득세와 배당소득세, 상속세가 모두 없다. 법인세의 경우 과세 대상 이익 중 첫 200만 홍콩달러(약 4억원)까지는 8.25%, 이를 초과하는 이익에 대해서는 16.5%의 세율이 적용된다. 투자 금액이 200만 홍콩달러 이상이고, 총자산 규모가 2억4000만 홍콩달러(약 442억원)를 넘는 싱글 패밀리오피스(SFO)의 경우, 법인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수십 년간 글로벌 금융허브로 자리매김해 온 홍콩의 특성상, 현지에 정착한 한국 자산가들의 투자를 지원할 금융 인프라도 풍부하다. 현재 홍콩에는 26만7000명 이상의 금융 전문 인력이 활동하고 있으며, 회계, 법률, 은행, 보험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다국어를 구사하는 전문 인력 역시 많다.
아디다스 창업자의 손자이자 애드레거시(ADLEGACY)의 설립자인 호르스트 벤테는 “홍콩은 언제나 아시아로 향하는 관문이었다”며 “우리 가족 역시 1960~1970년대 홍콩을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했다”면서 “투자자뿐 아니라 자본과 인재가 모두 홍콩에 모여 있다”고 말했다.

홍콩은 투자이민 제도를 고려하는 이들에게 투자 환경뿐 아니라 실거주 만족도 역시 높은 도시로 평가 받는다. 과거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역사적 배경으로 동서양 문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홍콩에는 70여 개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이 있으며, 명품 쇼핑은 물론 빅토리아 하버에서의 요트 세일링 등 다양한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특히 최근 개장한 카이탁 스타디움은 개장 이후 지역 행사보다는 국제 행사를 우선적으로 유치하며, 2025 MAMA 어워즈와 블랙핑크 월드투어와 같은 대형 행사를 개최했다.
한국인들에게 중요한 교육 여건 역시 잘 갖춰져 있다. 홍콩에는 한국,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교육 과정을 제공하는 국제학교 50곳 이상이 운영되고 있다. 또한 세계 대학 순위 100위 안에 드는 대학 5곳이 홍콩에 위치해 있으며, 8개 대학은 QS 세계대학랭킹에 이름을 올렸다. 초·중등 교육부터 고등 교육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수준 높은 교육 환경이 마련돼 있는 셈이다.
더불어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홍콩에 본거지나 아시아 거점을 두고 있는 만큼, 대학 졸업 후 글로벌 기업에서 인턴십과 실무 교육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풍부하다. 홍콩투자청 관계자는 “이 같은 환경은 투자이민 제도를 통해 홍콩에 정착한 자산가의 자녀들이 전문 지식과 실무 역량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된다”며 “나아가 향후 가문의 자산을 관리하고 장기적인 가족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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