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하나에 '작은 도시' 담았다…잠들지 않는 日 역세권 [집코노미-집집폭폭]
역·주변부 노후화 시달리던 도쿄
호텔·오피스·공공시설 복합 배치
29년 걸친 '장기 프로젝트' 진행
'24시간 활력 있는 도시'로 변신
韓도 역세권 복합개발 필요하지만
업무·주거·쇼핑 균형 이룬 곳 적고
분양 후 관리주체 쪼개져 관리 한계
일본 도쿄 시부야역 주변은 공사가 한창이다. 2010년부터 추진 중인 도시 재생 사업의 일환이다. 8개 철도 노선이 지나는 핵심 지역이지만, 역과 주변부의 노후화가 문제였다. 백화점 등은 매출 정체를 겪었다.
오피스와 호텔 부족으로 기업과 관광객은 도쿄 다른 곳으로 향했다. 2012년 ‘시부야 히카리에’를 시작으로 시부야역을 둘러싸고 새로운 고층 건물이 속속 들어서며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한국에서도 역세권 고밀도 복합 개발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등 대도시는 빈 땅이 없어 도심 내 기존 토지를 최대한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핵심은 교통 인프라가 집중된 역세권일 수밖에 없다. 일본 사례가 좋은 본보기가 된다.

백혜선·이영환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이 지난해 발표한 논문 ‘지속가능한 도심복합주거 개발을 위한 한·일 도심 복합개발 특성 비교 연구’에 따르면 ‘아자부다이 힐스’,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 등 일본 대규모 복합개발 단지의 주거 시설 비율은 평균 23.3%에 그쳤다. 업무 시설 비중은 평균 56.5%였다. 중규모 복합단지는 주거 41.4%, 상업 26.8%, 공공 21.2% 순이었다.
24시간 활력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업무 시설과 숙박 시설을 적절히 배치했다는 설명이다. 낮에는 직장인, 저녁과 주말에는 주거 시설 거주자 덕에 복합단지 내 상업·문화 시설이 충분한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
한국은 업무·주거·쇼핑 시설이 균형을 이룬 곳을 찾기 쉽지 않다. 주상복합은 일반 아파트와 큰 차이 없고, 그렇지 않은 곳은 오피스나 쇼핑 공간에 치우친다. 상가 공실의 원인이 된다. 일본은 최근 국제학교, 대학병원 등을 유치해 건물을 더 다양한 용도로 쓰는 추세다.

2023년 3월 준공한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는 도쿄역 역세권에 있는 45층 높이 건물이다. 사무실과 상가, 호텔에 더해 초등학교, 버스 버미널, 육아 지원시설까지 있다. ‘도시마 에코뮤제 타운’은 도쿄 도시마구청을 재개발한 곳이다. 1~2층은 의료기관과 상업시설, 3~10층은 구청, 11~49층은 공동주택(432가구)으로 사용한다.
‘포레스트게이트 다이칸야마’는 외국인 전용 고급 임대 아파트였던 ‘다이칸야마 도큐 아파트’를 재건축해 2023년 10월 열었다. 지하 1층~지상 2층은 상업시설, 3층은 공유 오피스, 그 위로는 임대 주택이 들어섰다.

초장기 사업인 점도 일본 복합단지 개발의 특징이다. 대규모 개발 사업의 경우 기획부터 준공까지 평균 29년 걸렸다. 사업 기간의 80~90%는 관련 주체 간 협의 및 의사결정에 쓰였다. ‘아자부다이 힐스’는 최초 사업 태동부터 착공까지 30년, 착공에서 준공까지 4년 소요돼 총사업 기간이 34년에 이른다.
한국에서도 일본식 복합개발이 시도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서울 합정역 인근 ‘메세나폴리스’, 신도림역 ‘디큐브시티’는 일본 ‘롯폰기 힐스’를 모델로 오피스·거주·쇼핑을 한 공간에 담았지만 공실 발생 등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숲역 인근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잠실역 ‘롯데월드타워’ 등은 성공 사례로 꼽힌다. 광운대역 인근에서도 2028년 준공을 목표로 대규모 복합단지인 ‘서울원 아이파크’가 지어지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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