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 거쳐 中에 반도체 장비 판 자국 기업에 3600억 벌금
역대 2번째로 많은 벌금, 中에 이온 주입기 넘겨
韓 자회사 경유해 中에 통제 대상 반도체 장비 판매한 혐의


[파이낸셜뉴스] 지난 수년 동안 자국 반도체 생산장비 제조기업을 감시하던 미국 정부가 해당 기업과 한국 자회사에 막대한 벌금을 부과했다. 한국을 통해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넘겨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를 어겼다는 혐의다.
대만 매체 디지타임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11일(현지시간) 발표에서 미국 반도체 장비 생산기업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와 해당 기업의 한국 자회사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코리아(AMK)가 미국 정부에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2개 회사가 합의한 벌금은 2억5200만달러(약 3631억원)로 이는 BIS가 지금까지 부과한 벌금 중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AMAT는 2021년 매출 기준으로 세계 1위였으나 2024년에는 네덜란드 ASML에게 밀렸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23년부터 AMAT가 중국 1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중신궈지(SMIC)에 허가 없이 장비를 판매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미국 상무부는 2020년 12월에 SMIC를 중국군과 연계되었다는 혐의를 들어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했다. 당시 상무부는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10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에 쓰이는 반도체 장비를 수출통제 기업에게 수출할 때 정부 허가를 받도록 강제했다.
BIS에 따르면 AMAT은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반도체 제조장비인 이온주입 장비를 SMIC에 판매했다. 당시 AMAT는 해당 장비를 한국 AMK에 보내 조립한 다음 중국으로 수출하면서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정부 허가를 신청하거나 받지 않아 수출통제 규정을 56차례 위반했다. 미국의 수출통제 규정은 다른 나라를 경유해 재수출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AMAT과 AMK가 이렇게 중국에 불법 수출한 장비의 가치는 약 1억2600만달러(약 1800억원)로 알려졌다. BIS는 규정상 불법 거래액의 최대 2배만큼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BIS는 AMAT가 이번 합의에 따라 자사 수출통제 준수 프로그램을 감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불법 수출에 책임이 있는 직원과 고위 경영진은 더 이상 AMAT과 AMK에서 일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과거 조 바이든 정부 시절부터 첨단 반도체 기술이 중국에 유출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엄격한 수출 통제를 시행했으며,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 기업에도 통제에 동참하라고 압박했다. 미국의 제프리 케슬러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은 "민감한 미국 기술 보호와 불법 행위자 억제에 강력히 억제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전 세계로 제품을 수출할 때 법을 준수해야하며, 그렇지 않으면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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