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정책 흔들리자…트럼프 정부, 미네소타 단속 종료 선언

문재연 2026. 2. 13.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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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차르' 미니애폴리스서 기자회견
"미네소타 작전 중단…트럼프 승인"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37세 시민 알렉스 프레티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총격으로 사망한 것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지난달 1월 24일 임시로 구축한 방어선 뒤에서 쓰레기통을 두드리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민단속 요원의 총격으로 민간인 2명이 사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벌인 이민단속 작전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 차르'로 강경 이민정책을 추진해온 톰 호먼은 12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노력으로 이제 미네소타는 범죄자들을 위한 '피난처'란 성격이 옅어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단속 작전 종료를 건의했고, 대통령은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주 이미 상당한 규모로 이민세관단속국(ICE) 인원이 감축됐고, 다음 주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연방 당국에 따르면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 광역권을 중심으로 진행된 이번 대규모 이민단속 작전에서 4,000명 이상이 체포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체포된 사람들이 '위험한 범죄자 신분의 불법 체류자'들이라고 주장했지만, 키스 엘리슨 미네소타주 법무장관은 이날 상원에서 진행된 청문회에서 77%는 범죄 기록이 없는 사람들과 미국 시민, 어린이 등이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말 우파 유튜버 닉 셜리(Nick Shirley)가 소말리아 난민 데이케어 센터의 부정을 폭로하자 이를 명분으로 '메트로 서지 작전'을 개시했다.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세관국경보호국(CBP) 3,000여 명을 투입해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에 나섰다. 하지만, 불법 이민자 적발이라는 목적과 달리 트럼프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이면 자국민에게도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요원들의 모습이 찍히면서 논란이 됐다.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거나 가정집 문을 부수고 들어가 반바지 차림의 귀화 시민을 다짜고짜 끌어내는 등의 무차별 단속도 문제가 됐다. 이 과정에서 지난달 러네이 니콜 굿과 알렉스 제프리 프레티 등 미국 시민권자 2명이 ICE 요원의 총격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비난 여론이 고조됐다. 잇단 민간인 사망 사건을 계기로 미네소타는 물론 전국적으로 반(反)이민 정책 시위가 확산했다.

호먼은 이날 회견에서 미네소타주 교도소에 수감된 불법 체류자들에 대한 연방 당국의 접근성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으며, 주 당국과 생산적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작전 종료' 선언에 따른 실질적인 효과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호먼은 지난 4일에도 약 700명의 요원을 미네소타주에서 철수하겠다고 했지만, 지역 주민들과 지역 당국자들은 연방 요원들이 여전히 곳곳에 배치돼 있고 대규모 작전이 계속 진행 중인 것처럼 체감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엘리엇 페인 미니애폴리스 시의회 의장도 "내 눈으로 직접 봐야겠다"며 불신을 드러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 지지율이 급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 후 발표가 이뤄진 사실에 주목했다. NBC뉴스와 여론조사업체 서베이 몽키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비율은 60%로 나타났다. 호먼의 발언 이후 민영 교도소 운영사인 지오 그룹의 주가는 최대 18%까지 폭락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후 얻은 상승분을 모두 토해냈다.

법원도 트럼프 행정부의 무차별적 이민 정책에 제동을 가하고 있다. 지난 6일 보스턴 연방법원의 인디라 탈와니 판사는 국세청(IRS)이 ICE에 납세자 거주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오리건 연방지방법원의 마이클 사이먼 판사는 상대가 급박한 물리적 위협이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연방 요원들이 시위대에 최루가스 등 화학물질탄이나 '발사탄'을 사용하는 일을 14일간 금지했다.

국가안보 관련 법 전문가인 윌리엄 뱅크스 시러큐스대 교수는 본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본래 행정 영장으로는 ICE나 다른 집행기관도 누군가의 주거지에 멋대로 들어가서 체포를 할 수 없다"며 "사람들이 이를 모른다는 사실을 이용해 ICE가 명백한 법 위반을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미등록 이민자와 관련한 사법영장 발부 의무화 조항은 민주당이 국토안보부 예산을 두고 백악관과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뱅크스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문제점은 법의 회색지대를 이용해 ICE와 같은 치안기관을 군대처럼 사병화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ICE가 군에 장비를 요청해 지원을 받으면 사실상 군과 똑같은 무기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의회에서 13일까지 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국토안보부는 셧다운될 수 있다. 이는 교통안전국(TSA), 연방재난관리청(FEMA), 해안경비대 등까지 영향을 미친다. 셧다운이 현실화되면 연방 민간 인력의 약 13%가 무급 상태에 놓인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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