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영등포·강동구도 매물 늘었다

김윤주 기자 2026. 2. 13.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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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 보완 방침 이후 변화

정부가 다주택자 대상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5월 9일 예정대로 종료하되, 잔금 기한을 연장하고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등 출구를 열어주는 보완책을 내놓기로 한 뒤 서울의 아파트 매물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입자가 살고 있는 매물도 매도할 수 있게 되면서 퇴로가 열린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정부가 양도세 중과 보완 방침을 밝히기 전날인 9일과 비교했을 때 서울의 아파트 매매 물건은 5만9606건에서 6만2357건으로 사흘 만에 4.6% 늘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상승률이 가장 컸다. 지난달 말 이재명 대통령이 중과 유예 종료를 시사한 직후엔 매물 규모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잔금 시점을 미뤄주고 세입자가 있는 집도 매도가 가능해지도록 보완 조치가 나오면서 점차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픽=김성규

매물 증가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매물 증가가 집중됐지만, 보완 방침이 나온 뒤로는 서울 전역으로 매물 증가세가 확대하는 분위기다. 서울 25구 중 최근 3일간 매물이 가장 많이 늘어난 구는 성동구로 8.8% 늘었다. 영등포구(7.7%), 강동구(7.1%), 성북구(6.8%)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 25구 중 최근 3일간 매물이 줄어든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가격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12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2월 2주(9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22%로 전주(0.27%)보다 상승 폭이 축소됐다. 서울의 주간 아파트 매매 가격은 올해 들어 상승 폭이 계속해서 커졌으나 지난달 말 이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관련 발언이 나오며 2월 첫 주부터 2주 연속 상승 폭이 줄었다. 구별로는 강서구(0.40%→0.28%), 강동구(0.29%→0.18%), 송파구(0.18%→0.09%), 서초구(0.21%→0.13%)에서 지난주보다 가격 상승 폭이 크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보완책 발표가 ‘출구 전략’을 고민하던 다주택자들의 매도 결정을 유도하면서, 매물 증가와 가격 상승 둔화라는 두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는 모습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요 억제책이 예고된 상황에서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하거나 고령자 보유 매물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주택자 매물을 매수한 무주택자의 실거주 의무가 최대 2년까지만 유예되면서 일부 세입자는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2020년 7월 도입된 계약갱신청구권 제도에 따라 전세 세입자는 2년을 살고 난 뒤 한 번 더 계약 갱신을 요구해 최대 4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그런데 다주택자 매물에 세를 든 세입자는 집주인이 바뀌면 2년밖에 거주하지 못하게 된다. 집주인이 거주하겠다고 하면 계약 갱신권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보완책 발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4년은 이사 걱정은 없겠다 싶었는데 집주인이 집을 팔까 봐 불안하다” “집을 살 여유가 없는 무주택자는 갈 곳이 더 없어졌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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