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밤바다와 여름꽃의 발견, 걷고 걸으며 마주한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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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고요 시인이 도망친 곳, 강릉에서 찾은 기쁨을 에세이 '산책자의 마음(사진)'에 펴냈다.
도망치는 일은 도움이 된다.
책은 그렇게 걷고 또 걸으며 발견한 일상의 틈을 시인의 시선으로 오래 바라본 기록이다.
그렇게 수집된 작은 발견들은 단정한 일기의 문장, 밤바다와 여름꽃, 소중한 것들의 목록이 차곡차곡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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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고요 시인이 도망친 곳, 강릉에서 찾은 기쁨을 에세이 ‘산책자의 마음(사진)’에 펴냈다.
도망치는 일은 도움이 된다. 부끄럽기만 한 선택도 아니다. 정 시인은 약 11년 전 강릉으로 이주했다. 시작은 삶의 무게를 피해 달아난 ‘불시착’에 가까웠지만, 강릉의 바다와 숲을 걷는 시간 속에서 다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책은 그렇게 걷고 또 걸으며 발견한 일상의 틈을 시인의 시선으로 오래 바라본 기록이다.
강원도로 삶의 터전을 옮긴 뒤 그는 자신의 나이를 ‘강원도력’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말장난이라기보다 삶의 기준점을 바꾸려는 태도에 가깝다. 거창한 야심 대신 스스로를 ‘일상인간’이라 부르며 매일의 질서를 조금씩 세워간다. 대도시를 떠난 뒤에야 웃음을 되찾고 긴장에서 벗어났다는 고백은, 단거리 질주 같은 삶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보폭의 산책 같은 삶을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뒤를 돌아보지도, 앞서 달리지도 않겠다.”
강원도에 정착하며 스스로에게 건넨 다짐이다. 강릉의 푸른 바다와 숲에서 호흡을 고르고, 걷기부터 다시 배웠다. 타인의 속도를 강요받지 않는 몸과 마음은 서서히 본연의 리듬을 회복한다. 그에게 강릉은 도피처가 아니라 ‘도약처’가 됐다.
산책은 어떻게 문장이 될까. 쉼을 연습한 산책자에게는 사랑하는 장소를 매만지는 방법이 생긴다. 주머니 속 조개껍데기를 다시 꺼내 보고, 신발에 들어간 모래알까지 귀하게 느끼는 사유의 여유가 찾아온다. 숲의 녹색이 오늘은 짙은지 투명한지, 파도는 어디까지 밀려왔다 물러가는지 서둘러 이름 붙이지 않고 오래 바라본다. 그렇게 수집된 작은 발견들은 단정한 일기의 문장, 밤바다와 여름꽃, 소중한 것들의 목록이 차곡차곡 담긴다.
수면에 반사되는 빛의 농도, 잎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굵기, 산 밑을 지날 때 미묘하게 달라지는 냄새까지, 자연이 준 적 없는 선물을 계속 받는 산책의 끝에서 그는 “달라진 나를 나에게 선물한다”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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