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플러스+] ‘아트서클’ 변신 앞둔 춘천 원형육교 약 될까 독 될까

오세현 2026. 2. 1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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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혈세 투입 관광콘텐츠·흉물 기로
호반사거리 높이 6m 육교 이달 말 완공
춘천시 “국비 반납시 SOC 사업에 영향”
총 예산 ‘50억원→100억원’ 두 배 증액
정치권 “유지·보수 비용 쟁점 부각될 것”
“디자인 보완 등 도시자산 전환 중요” 분분
근화·소양지역 도시재생사업 효과 미비
시, 예술·관광·상권 결합 공간 조성 목표

춘천 소양로와 소양2교 주변을 휘감은 원형육교(아트서클)가 이달 완공된다. 총 사업비 100억원이 들어간 이 구조물은 착공 때부터 지역사회의 쟁점이 됐다. “보행자가 적은 지역에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육교를 설치하는게 맞느냐”는 지적부터 구조물이 골격을 드러낸 이후에는 “시야를 가린다”는 불편까지 이어지고 있다. 민선7기에 설계돼 민선8기에 끝이 난 이 사업은 바라보는 시각이 저마다 다르다. 원형육교 활성화는 다가오는 민선9기 춘천시정의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 10일 춘천 소양로1가에 설치된 원형육교 전경

■모습 드러낸 원형육교

소양2교 앞 호반사거리에는 길이 188m, 주탑높이 6m의 원형육교를 만날 수 있다. 도로 4곳의 각 지점에 탑을 올려 공중에서 보도(步道)로 연결한 이 곳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현재 도색이 한창으로 이달 말이면 완공된다. 시민들의 기대와 우려도 교차하고 있다. 한달 전 춘천으로 이사왔다는 최대남(40)씨는 “자전거플랫폼 전망대가 있는데 굳이 원형육교까지 있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며 “두 구조물이 너무 가까운 것 같다. 평소에 동네에서 소양강으로 이어지는 지하보도를 이용해서 편의성이 크게 높아질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반면 인근에서 식당 운영하는 김은희(73)씨는 “상인 입장에서 기대가 된다. 강 건너에서 여기(근화·소양동)까지 오는데 지금은 10분 정도 걸리는데 육교가 만들어지면 몇 분은 단축될 것 같다”며 “경기활성화 효과가 있으면 좋겠다. 야간조명 등 관리를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원형육교의 탄생

시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원형육교는 민선7기에 밑그림을 그렸고 민선8기 돼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춘천시에 따르면, 2021년 2월 춘천시는 원형육교에 대한 기본계획과 실시설계에 들어갔다.

다만, 시기가 묘했다. 춘천시가 행정안전부에 특수상황지역개발사업 신규사업을 신청한 시기는 2022년 4월이다. 민선 8기 지방선거의 막이 올랐을 때다. 선정은 2022년 8월이다. 이미 시장이 바뀐 뒤였다. 이후 원형육교 사업은 2023년과 2024년 실시설계와 경관심의를 거쳐 2024년 12월 착공됐다.

원형육교의 추진 여부를 두고 민선 8기 춘천시의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소양2교 주변에 원형육교의 필요성이 많지 않다는 의견이 시 내부적으로 개진됐으나 국비 40억원을 반납할 경우 감당해야 할 위험부담이 높다는 게 춘천시 설명이다. 사업을 추진한 한 직원은 “국비 반납은 지자체 신뢰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더욱이 행정안전부 특수상황지역개발사업의 경우 춘천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다른 SOC 확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후 진행과정도 녹록지 않았다. 이번엔 예산이 문제가 됐다. 행정안전부에 사업을 신청할 때만 하더라도 국비 40억원에 시비 10억원, 50억원 규모의 사업은 막상 공사를 앞둔 시기가 되자 100억원으로 두 배 증가했다. 당초에 빠진 엘리베이터를 추가하고 물가상승분을 더하고 나니 총 예산은 50억원에서 80억원으로 30억원 증가로 가닥이 잡혔다. 이후 각종 심의에서 2m인 도로 폭을 3m로 늘려야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결국 예산은 100억원으로 늘었다.

총 예산이 100억원으로 증가하자 춘천시의회부터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당시 예산 증액 반대 입장에 섰던 김보건 춘천시의원은 “국비 신청을 할 때는 그 시설이 정말 그 자리에 필요한지를 따져봐야 하는데 원형육교가 필요한 시설인지는 의문”이라며 “결과적으로 시비를 더 투입하게 됐는데 국비반납으로 인한 페널티를 받더라도 사업을 다시 검토하는 게 맞다고 봤다”라고 했다.
▲육동한 춘천시장이 11일 오후 원형육교 공사현장을 찾아 진행상황을 점검했다

■지선 최대 쟁점 부각

원형육교의 필요성, 효용성은 이번 6·3 지방선거의 쟁점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민선7기 시장을 역임한 이재수 전 시장도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전임 시정 탓으로 치부하던 원형육교 예산은 오히려 수십억 증액해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며 민선8기의 책임을 부각하고 나섰다.

지역 정치권의 의견도 엇갈린다. 유홍규 춘천시의원은 “현재 채색작업이 한창인데 일부 구간은 신호등 색하고 비슷해서 신호등 색깔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미 만들어졌으니 이제는 활성화 방안을 고민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앞으로의 유지·보수 비용도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김용갑 춘천시의원은 “시에서는 또 다른 지역 SOC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국비를 반납하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 소양8교 등 핵심 사업들은 여전히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다리 높이가 낮아서 시야를 가리는 데다 보행 여건이 개선될 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몇 년 후 철거까지도 염두에 둬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희영 춘천시의원은 “주민들의 우려와 걱정이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춘천시가 당초 계획한대로 자전거플랫폼, 소양강처녀상, 스카이워크와 이어지는 관광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전략을 잘 마련해야 한다”며 “번개시장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이선영 춘천시의원은 “이미 설치된 구조물을 허물거나 높이를 다시 조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논란을 반복하기보다는 원형육교를 어떻게 도시 자산으로 전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세종시의 이응다리처럼 육교 자체의 디자인을 보완하고 호수변 관광과 연계해 보행·관광동선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육 시장 “전임 추진, 현직 시장으로 책임질 것”

원형육교를 둘러싼 여러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원형육교를 활성화 하기 위한 민선8기 춘천시의 움직임도 본격화됐다. 더욱이 근화·소양지역은 춘천시가 100억원을 들여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곳이다. 그나마 소양강처녀상과 스카이워크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머물 뿐, 도시재생사업 일환으로 만든 자전거플랫폼이나 사업 구역이었던 번개시장까지 관광객들이 유입되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춘천시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사업비 100억원을 들여 근화·소양동 지역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사업을 벌였다. 보행로 개선과 자전거·수변관광 인프라 확충, 번개시장을 중심으로 한 문화장터 활성화, 유휴공간과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소양공동체 마을 만들기 등이 핵심 과제로 대두됐다. 이를 통해 사업 초기 54개였던 번개시장 점포수를 120개 이상으로 늘리고 하루 1600여 명인 번개야시장 방문객을 하루 3000여 명 이상으로, 당시 2034명이던 거주인구를 2441명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무위에 그쳤다.

민선8기 춘천시는 원형육교를 ‘아트서클’로 이름을 바꾸고 일상적 보행로를 예술과 관광, 상권이 결합한 체험형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시티투어와 야간관광코스에 ‘아트서클’을 포함하고 의암호와 소양·근화 도시재생, 역세권을 관광벨트로 통합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기부 상권활성화 사업과 유망골목상권을 연계, 근화·소양 원도심 지역에 인구를 유입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11일 오후 원형육교 공사 현장을 방문해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육 시장은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고, 흠을 잡는 분들도 있지만 나중에는 좋은 말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현직 시장으로서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오세현·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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