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전·단수 지시’ 이상민, 징역 7년 선고에 미소?

이미연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enero20@mk.co.kr) 2026. 2. 12.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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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청석 딸·배우자에 손흔들기도
이례적 ‘법정지각’에 재판 17분 지연
‘단전·단수 지시’ 이상민 전 장관 1심 징역 7년 [서울중앙지법]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의 혐의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선고공판이 12일 서울중앙지법 508호 법정에서 열렸다.

오후 2시 17분부터 약 45분간 진행된 공판 내내 무표정하게 앞만 바라보던 이 전 장관은 재판부가 형을 선고하기에 앞서 자리에서 일어나달라고 요구하자 덤덤한 표정으로 기립했다.

이후 재판장이 주문(主文)을 읽어 형량을 선고하는 순간에도 그의 표정에는 별다른 동요의 기미가 감지되지 않았지만, 직후 표정이 순간적으로 밝아졌다. 이 전 장관은 방청석을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했다.

방청석에 있던 이 전 장관의 자녀는 피고인석을 향해 “아빠 괜찮아, 사랑한다”고 말했고, 그 옆에 있던 그의 부인은 “우리가 진실을 안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이들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그 순간 “장관님의 명예를 회복시켜드리겠다”는 지지자의 외침도 들렸다.

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선고공판은 방송과 유튜브 등으로 생중계됐다.

공판은 애초 오후 2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이 전 장관이 법정에 17분이나 ‘지각 출석’해 다소 지연됐다. 정시에 도착한 재판부는 선고문으로 보이는 문서를 읽으며 피고인을 기다렸다.

구속 피고인이 선고공판에 늦게 출석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구치소에 수용돼 있는 이 전 장관은 호송차로 이동한다.

이날 재판부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사건을 심리한 1심 재판부에 이어 12·3 비상계엄이 국헌문란 목적의 내란에 해당한다고 못 박았다.

이를 전제로 이 전 장관이 계엄 당일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주요 기관 봉쇄와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고 이를 허석곤 당시 소방청장에게 전달해 이행한 혐의(내란 중요임무 종사)를 유죄로 인정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론에 출석해 위증한 혐의도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이 전 장관이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 직무권한을 남용해 소방청장 등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직권남용)는 무죄로 판단했다.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한덕수 전 총리 [연합뉴스]
한편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이어 이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12·3 내란에서 중요임무에 종사했다는 1심 판단이 나왔지만 같은 혐의인데도 이들의 형량은 크게 벌어진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이날 선고 결과에 따르면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가 인정된 이 전 장관과 한 전 총리의 1심 형량 차이는 16년이다.

형사합의32부는 이날 이 전 장관에게 징역 7년을, 지난달 21일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각각 선고했다.

두 피고인에 대한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구형량은 15년으로 동일했으나 이 전 장관은 그보다 8년 가볍게, 한 전 총리에게는 그보다 8년 무겁게 선고가 내려진 것.

이 전 장관과 한 전 총리는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전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으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가 동일하게 적용됐다.

다만 형사32부와 형사33부는 두 사람의 혐의를 판단하기에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를 형법상 내란으로 규정했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이러한 대전제 하에 양 재판부는 공통적으로 이들이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적극 만류했다고 볼 수 없고,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위증했으며, 민주주의 핵심 가치 및 기본질서를 훼손·파괴하려 했다는 점을 불리한 양형 요소로 꼽았다.

이처럼 유사한 판단 지점이 많은데도 형량이 16년이나 벌어진 데에는 국무총리가 갖는 헌법적 위상과 국무회의 소집·운영에 관한 독자적인 책임이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총리 사건 재판부에 이어 이날 이 전 장관 재판부 역시 비상계엄은 내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 오는 19일 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가 심리하는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공판에서도 같은 판단이 나올지 주목된다.

내란 특별검사팀은 12·3 비상계엄을 “반국가세력에 의한 중대한 헌법 질서 파괴 사건”으로 규정하며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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