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반쪽짜리’ 동계올림픽 단복

노현영 기자 2026. 2. 1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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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진행 중인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국가대표의 단복을 맡은 브랜드는 노스페이스다.

노스페이스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3회 연속 한국 국가대표 단복을 맡았다.

미국의 랄프로렌, 캐나다의 룰루레몬, 이탈리아의 아르마니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올림픽 단복 제작·공급에 앞다퉈 참여하는 것은 스포츠 마케팅의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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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진행 중인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국가대표의 단복을 맡은 브랜드는 노스페이스다. 노스페이스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3회 연속 한국 국가대표 단복을 맡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계약 구조가 달라졌다. 후원이 아닌 입찰로 단복을 제작해 공급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체육회와 노스페이스 간 후원 계약을 수의계약으로 규정하고 금지한 결과다. 약 10년간 이어졌던 양측의 후원 계약은 끊겼고 올림픽 단복은 공개 입찰 방식으로 전환됐다. 공정성을 명분으로 한 조치였지만 현장에서는 스포츠마케팅 본질이 약화되고 단복 품질이 저하되는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공개 입찰은 대한체육회가 물품을 구매하고 기업이 납품하는 단순 거래 구조다. 계약의 목적이 물품 조달에 한정되기 때문에 후원 계약에 통상적으로 포함되는 ‘공식 파트너’ 지위나 로고 노출, 대회 명칭·선수단 이미지 활용 같은 마케팅 권리는 사실상 사라진다. 올림픽 단복을 마케팅 자산이 아니라 납품 물품으로 취급하면서 전 세계가 활용하는 스포츠 마케팅 효과를 포기한 셈이다.

미국의 랄프로렌, 캐나다의 룰루레몬, 이탈리아의 아르마니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올림픽 단복 제작·공급에 앞다퉈 참여하는 것은 스포츠 마케팅의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국가와 브랜드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의류 및 관련 상품 판매를 통해 추가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올림픽위원회 역시 양질의 단복을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윈윈’이다.

후원 관계가 끊기면서 단복의 품질 향상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공고부터 낙찰·제작까지 단기간에 진행되는 탓에 제품 자체의 완성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후원사와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단복의 디자인과 콘셉트 등을 협의할 수 있지만 입찰 방식은 일정이 빠듯해 이런 논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후원과 파트너십을 무조건적인 특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스포츠 산업의 자연스러운 성장 방식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공정성은 후원 계약 과정을 공개하고 성과 보고를 의무화하는 보완 장치로 얼마든지 담보할 수 있다. 현재 국회에는 국제경기대회 선수단복을 포함한 관련 용품을 수의계약으로 구매할 수 있게 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이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 다음 올림픽에서는 대한체육회가 후원사를 되찾을 수 있길 기대한다.


노현영 기자 nonsto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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