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개원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해 추석, 성묘를 드리러 장흥으로 향하고 있었다. 가던 길, 커다란 건물이 저 멀리 보여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다. 건물 외관 한가운데를 붉은색 리본으로 커다랗게 감싼 듯하여 멀리서도 「경기도 소방 119」라는 간판이 눈에 확 띄었다. 바로, 양주소방서 장흥 119안전센터였다. 산소 가는 길은 조용한 시골길이었는데, 그 길가 옆에 세워진 119안전센터가 무척이나 반가웠다. 이 지역의 소중한 생명을 살려낼 미래를 생각하니, 마음이 더 뿌듯해졌고 응원하는 말을 혼자 내뱉기도 했다. (누군가 그 응원의 마음을 들었을까?)
그 후 3년이 지나고 맞은 추석 명절, 성묘를 드리러 갔던 가족에게서 급한 연락이 왔다. 다급한 목소리였다. 성묘 갔던 가족 중 한 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말이었다. 아니, 이런 청천벽력 같은 일이 어떻게 일어난단 말인가? 우연히, 동행했던 중학생 아이가 심폐소생술을 시작했고, 다른 가족은 119에 신고하였단다.
위험하고 다급한 상황이었지만, 새로 개청한 장흥119안전센터의 119대원님들이 신속하게 출동 해주셨고 대학병원 응급실로 안전하게 이송까지 해주셨다. 또 대학병원에서의 빠른 진단과 신속한 시술이 이어져 온전히 살아날 수 있었던 일은 다시 생각해도 가슴이 철렁내려 앉는다. 이 모든 대응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한 사람의 고귀한 생명이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골든타임 내에 사건 장소에 도착하신 119대원님들 덕분이었다. 만약에 119대원님들이 빠르게 출동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가까이 119안전센터가 없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동안 소방서와 원거리에 있던 그 지역은 여건상 신속한 출동에 어려움이 있어 재난 안전의 사각지대였다고 한다. 그 사각지대의 신속한 재난업무 현장 대응을 위해 119안전센터를 만들어주셨고, 우리는 장흥119안전센터의 가장 큰 은혜를 입은 가족이 되었다.
아무도 모를 일이다. 우리의 생명이 어떻게 위협받고 어떻게 죽음의 문턱까지 가게 되는지… 정말로 하늘이 도우신 일이었다. 그리고 119안전센터를 만들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시간이 좀 지난 후 장흥119안전센터를 찾아갔다. 주차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는 이미 눈물을 폭포수처럼 흘렸다. 이런 모습으로 출입문을 들어섰으니 영문도 모를 119대원님들은 깜짝 놀라시며 나를 맞으셨다. 그때 사건의 자초지종과 119대원님들 덕분에 가족이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음을 말씀드리니 센터 내 계신 모든 119대원님은 함께 기뻐해 주셨다. 또 직접 CPR 응급처치를 주도하신 대원님, 함께 출동하신 대원님들을 직접 뵙고 눈물 흘리며 진심어린 감사 인사를 드렸다. 우리 가족을 온전히 지켜주신 그 고마움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그러던 차, 충북혁신도시에 국립 소방병원이 개원한다는 반가운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가까이에 국립 소방병원이 생긴다니 더 반가웠다. 화재·구조·구급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온 소방공무원의 건강을 국가가 책임진다니 무척이나 기대가 되었다. 어느 날 퇴근 후 병원을 찾아 나섰다. 소방공무원님들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멋진 병원을 직접 보고 싶었다.
늦은 저녁, 일과를 끝낸 병원 정문에 서서 마음으로 인사를 한다. '개원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짝짝짝. 정말, 잘 부탁드립니다.^^' (추신: 대한민국 곳곳에서 모두의 생명을 지키려 애쓰시는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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