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제물포 르네상스와 인천 랜드마크의 요건

김천권 2026. 2. 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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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권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인천시는 '제물포 르네상스'를 통해 원도심 재활성화를 목표로 내항과 자유공원에 새로운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내항에는 'K-Cube', 자유공원에는 '오큘러스 타워'를 신설해 인천을 대표하는 상징물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인천시 구상을 접하며 시민들은 뭐지(?) 하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대부분 대도시에는 상징적인 랜드마크가 존재한다. 파리의 에펠탑, 런던의 타워 브리지, 서울의 남산타워는 도시를 대표하는 건축물로서 각 도시의 역사와 가치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랜드마크는 도시 정체성을 강화하고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부여하며, 외부인에게는 도시를 인식하는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랜드마크는 관광과 경제 활성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에펠탑은 매년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며, 이는 숙박·교통·음식·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소비를 촉진한다. 이처럼 랜드마크는 도시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소이다. 또한 시민과 방문객이 도시를 인식하고 이동하는 데 있어 이정표 역할을 수행한다.

그런데 도시 랜드마크는 단순히 크고 높은 상징물을 짓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도시의 정체성과 고유한 이야기를 담아야 하며, 그렇지 못한 경우 도시 경관을 훼손하고 역사성·장소성과의 단절을 초래할 수 있다. 시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랜드마크는 과도한 유지비만 발생시키는 '흉물'로 전락해 주민들의 반감을 불러올 위험도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제물포 르네상스'가 추진하는 랜드마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방향성에 유의해야 한다. 첫째, 지역의 역사·문화와 조화를 이루는 창의적이며 콘텐츠가 담긴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 둘째, 계획 초기 단계부터 지역 주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의견을 수렴해 시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셋째, 단순한 건축물 조성에 머무르지 않고 방문객을 유인할 수 있는 콘텐츠 중심의 내실 있는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랜드마크는 도시의 상징이며 얼굴이다. 따라서 그 조성 과정은 지자체의 일방적 결정이 아니라, 시민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고 전문가들과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에펠탑 역시 공모 절차와 전문적인 평가를 통해 설계되었으며, 이는 시민 참여와 사회적 논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인천의 랜드마크는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인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상징성을 부여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하도록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김천권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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