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렙’의 액션, ‘P의 거짓’의 긴장감···국악으로 다시 듣는 게임 속 그 배경음악

액션 게임의 배경음악으로 긴장감 넘치는 국악이 흐른다면 어떨까. 국립국악원이 12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국립국악원 게임 사운드 시리즈 쇼케이스 2026>를 열고 글로벌 히트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와 <P의 거짓: 서곡>의 OST를 ‘국악 편곡’ 버전으로 선보였다. 국립국악원이 2024년부터 선보인 ‘게임 사운드 시리즈’는 <배틀그라운드> <리그오브 레전드> 등 매년 게임사와 협업하여 OST 콜라보 앨범을 발매해 왔다. 이번 쇼케이스는 전세계 흥행을 일으킨 게임 IP를 한국적 음악인 국악으로 재해석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넷마블이 2024년 출시한 액션 RPG 게임 <나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작가 추공의 웹소설 <나혼자만 레벨업>을 기반으로 한다. 하급 헌터인 주인공 ‘성진우’가 ‘레벨업’이라는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담았다. 한국 웹툰으로도 제작됐고, 2024년과 2025년에는 일본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 공개되는 등 국산 ‘메가 IP’라고 할만하다.
<P의 거짓: 서곡>은 네오위즈가 2023년 출시한 게임 <P의 거짓>의 추가 확장팩(DLC)으로, 지난 6월 발매됐다. <P의 거짓>은 카를로 콜로디의 소설 <피노키오>를 원작으로 19세기 말 벨에포크 시대를 배경으로 한 액션 게임이다. 화려한 그래픽과 준수한 스토리로 ‘국산 게임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았고, 지난 1월 ‘제15회 뉴욕 게임 어워즈’에서 ‘최고의 확장팩(DLC)상’을 받기도 했다.

국립국악원은 이번 쇼케이스에서 두 게임에 쓰인 배경음악 중 14곡을 오케스트라와 국악이 어우러진 크로스오버 음악으로 편곡해 선보였다.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에서는 걸그룹 아이들(i-dle)이 부른 ‘어라이즈’와 전투 테마곡 ‘블러드-레드 커맨더(이그리스 테마)’ 등 총 6곡을 국악으로 재해석했다. 대금·피리·거문고 등이 사용된 ‘어라이즈’의 국악 버전은 강렬한 베이스와 랩이 오가는 원곡과 달리 국악적 리듬을 활용해 한층 경쾌한 느낌을 준다. 격렬한 전투 장면에서 삽입된 ‘블러드-레{드 커맨더(이그리스 테마)’는 오케스트라를 뚫고 나오는 태평소의 강한 소리를 이용해 한층 한국적인 에너지를 담아냈다.
<P의 거짓 :서곡>에서는 ‘오버추어’와 ‘더 클리어 블루 스카이’ 등 8곡을 국악편곡으로 선보였다. 피아노와 현악을 중심이 된 서정적이면서도 스산한 느낌을 주는 연주곡 ‘오버추어’는 국악기인 해금과 아쟁을 중심으로 오케스트라 악기들을 재편곡하여 서정성을 극대화했다. 원곡에서는 어쿠스틱 기타와 부드러운 여성 보컬이 두드러졌던 ‘더 클리어 블루 스카이’는 오르간과 비슷한 음색을 가진 생황의 부드러운 소리와 소프라노가 만나 한층 웅장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영화 <올드보이>, <건축학개론> 등의 OST를 제작한 이지수 음악감독과 뮤지컬 <춘향> <홍도 1589>등에 참여해 국악의 현대화를 꾀한 양승환 음악감독이 이번 앨범을 편곡했다. 이지수 음악감독은 이날 행사장에서 “국악기는 (서양악기보다) 변수가 크고 특성이 강해 작업하기가 쉽지 않았다”면서도 “서양악기를 배경에 깔아 국악기가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전통의 음계와 주법을 살려 국악의 느낌을 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양승환 음악감독은 “5음계인 국악기로 12음계로 이뤄진 현대적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건, 변형적 연주를 완벽하게 해낸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단원들 덕분이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낸 분들”이라며 “예능이나 영화에서 웃기거나 슬픈 감정을 표현하려 국악을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앞으로도 국악을 통해 이런 세련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립국악원과 게임사가 협업한 앨범 <국립국악원 X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와 <국립국악원 X P의 거짓: 서곡> 수록 음원은 이날 오후 6시 멜론, 유튜브뮤직, 스포티파이 등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공개된다.
서현희 기자 h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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