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양도세 수억 차이”⋯다주택자, 양도vs증여 셈법 복잡

천상우 기자 2026. 2. 1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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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연합뉴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까지 매도를 하지 못하면 세 부담이 수억원씩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 주요 단지 기준으로 하루 차이로 양도세가 5억원 이상 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매도로 확보한 자금을 다시 자녀에게 이전해야 한다면 양도가 무조건 유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중과 재개 이후에는 증여가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면적 59㎡를 2023년 1월 16억1000만원에 매입해 최근 30억9500만원에 매도한다고 가정하면 양도차익은 약 14억8500만원이다. 3주택자가 5월 9일 이전에 매매계약을 체결하면 지방세를 포함해 약 6억2000만원 수준의 양도세를 부담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그러나 5월 10일 이후 중과가 적용되면 2주택자는 약 9억9000만원, 3주택자는 약 11억5000만원으로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3주택자의 경우 하루 차이로 5억원 이상 세금이 증가하는 셈이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도 상황은 비슷하다. 2023년 1월 12억원에 매입해 22억원에 매도할 경우 양도차익은 10억원이다. 유예 기간 내 매도하면 약 3억9000만원의 세금을 부담하지만 중과가 적용되면 2주택자는 약 6억4000만원, 3주택자는 약 7억5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84㎡ 역시 20억원에 취득해 52억원에 매도(양도차익 32억원)한다고 가정할 경우, 중과 유예가 적용되면 양도세는 약 14억~16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중과가 적용되면 세 부담은 19억~21억원으로 늘어나 최대 5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다만 모든 다주택자가 지금 팔면 무조건 유리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고령 다주택자의 경우 주택을 매도해 양도세를 낸 뒤 남은 양도차익을 자녀(직계비속)에게 현금으로 증여하는 방식이 적지 않은데 이 경우 현금 증여분에 대한 증여세가 추가로 발생해 총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양도세 중과가 재개된 뒤에는 현금증여의 비용이 커지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양도보다 증여가 유리할 수 있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제시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2주택자인 A씨가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10년 전 10억원에 취득해 5월 9일 이전 20억원에 매도할 경우 양도세 부담은 약 3억3000만원으로 계산된다. 반면 같은 주택을 자녀(직계비속)에게 증여하는 방식으로 정리하면 자녀가 부담해야 하는 증여세는 약 6억원 수준으로 추산돼 중과 유예가 적용된 양도세와 단순 비교할 경우 격차가 약 2억7000만원에 달한다.

이렇게 보면 양도가 유리해 보이지만 매도로 확보한 자금을 향후 자녀에게 증여·상속해야 하는 상황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게 우 위원의 설명이다.

실제 A씨가 5월 9일 이전 20억원에 매도한 뒤 양도세(3억2891만원)를 납부하고 남은 자금(약 16억7100만원)을 자녀에게 사전 증여한다고 가정하면 현금 증여에 대한 증여세로 4억7400만원이 추가로 발생한다. 주택 매도로 납부한 양도세와 현금 증여세를 합한 총 부담은 8억300만원으로 주택을 처음부터 자녀에게 단순 증여했을 때와 비교한 절세 효과는 4600만원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계산됐다.

특히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 후에는 오히려 양도보다 증여가 유리해질 가능성이 커진다. A씨가 5월 9일 이후에 이 주택을 타인에게 매도하면 2주택자 중과로 양도세가 종전의 2배에 가까운 6억40000만원으로 증가한다. 이후 매도대금 20억원에서 양도세(약 6억4000만원)를 납부하고 남은 차액(약 13억6000만원)을 자녀에게 다시 현금으로 증여하면 증여세가 약 3억5300만원 추가로 발생해 양도세를 포함한 총 부담이 약 9억9300만원 수준으로 커진다는 계산이다.

우 위원은 “지금 팔면 양도세를 아끼는 것처럼 보여도 그 돈을 결국 자녀에게 넘길 계획이라면 세금은 한 번 더 계산해야 한다”며 “매도·증여를 따로 보지 말고 전체 승계 시나리오로 유불리를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