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다주택 퇴로’ 열자 매물 2000건 ‘우르르’

안다솜 2026. 2. 1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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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실거주 의무 유예 예외 결정
당분간 시장 매물은 늘어날 듯
대출 문턱에 거래는 쉽지 않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제공]


퇴로가 열리자 매물이 쌓이기 시작했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전월세 세입자가 있는 주택에 대해서는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예외를 두기로 하자 서울 아파트 매물이 이틀 새 2000건가량 쏟아졌다.

10·15 대책으로 실거주 의무 조건에 따라 전세를 낀 매매가 차단됐는데, 이번 조치로 최대 2년간 실거주 의무를 피해 전세 낀 매매가 가능해짐에 따라 ‘갭투자’의 길도 같이 열리게 됐다.

당분간 매물 출회는 이어지겠지만 대출규제 진입장벽이 여전히 높은 만큼 매수세가 얼마나 따라붙을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는 예정된 일몰 기한인 5월 9일 종료한다고 밝히며 시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조정대상지역별 차등 적용 △임차 계약 중인 주택의 실거주 의무 한시 완화 △주택담보대출 실행 시 전입신고 의무 기한 조정 등의 보완 방안을 확정해 12일 발표했다.

5월 9일 전 매매계약을 체결하면 지역에 따라 4~6개월 중과 유예를 준다. 임차인이 거주 중이면 기존 계약이 끝날 때까지 실거주 의무를 미룰 수 있다. 다만 발표일로부터 2년이 되는 2028년 2월 11일까지는 반드시 입주해야 한다.

또 기존에는 대출 실행일로부터 6개월 안에 전입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대출 실행일로부터 6개월’과 ‘임대차계약 종료일로부터 1개월’ 가운데 더 늦은 시점까지 전입하면 된다.

퇴로가 막혔던 다주택자들에게 출구를 열어주면서 당분간 시장 매물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0일 6만417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11일 6만1755건으로 하루 새 1300건가량 늘더니 12일 기준 6만2357건을 기록했다. 이틀 새 2000건가량 쏟아진 셈이고, 지난해 11월 18일 이후 가장 많이 쌓인 매물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임대 중인 주택에 대한 보완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한 지난 5일(5만9003건)과 비교해선 5.7%가량 증가했다.

송파구 가락동 S공인 대표는 “다주택자 매물이 요 며칠 많이 나오고 있고 매수 문의도 몇몇 들어왔다”며 “다만 바로 계약하기보단 급매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구 고덕동 G 공인 대표는 “매물은 조금 있는데 매수자들이 문의를 해도 쉽게 계약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매물이 늘더라도 높은 대출 문턱 탓에 거래가 쉽게 체결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현금 동원력을 갖춘 구매자들 중 마음에 둔 집을 선점하려는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세입자가 거주하는 주택의 경우 임차 종료 시기에 맞춰서 입주할 수 있어야 하고, 대출 규제를 고려했을 때 한도 외의 자금을 보유한 무주택자여야 하기 때문에 딱 맞는 조건의 수요자와 연결될 가능성이 크진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설 연휴 후 서울 아파트 매물이 더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여전히 대출규제와 실거주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 실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매물이 늘면서 상승폭은 둔화하겠지만 매수 수요도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가격 조정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매물 증가 국면에서 갭투자의 길이 열려 수요가 붙을 가능성이 생겼다”며 “하지만 급매가 늘어나거나 가격 급락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양 전문위원도 “대출규제로 매수 수요가 많은 편이 아니라 이번 조치는 매물을 늘리는 효과가 더 클 것”이라며 “집값 상승폭도 한동안 둔화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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