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립여당 유신회, 자민당 압승에 ‘존재감 상실’ 우려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역사적 대승’을 거둔 이후 연립 파트너인 일본유신회 내에서 존재감 상실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자민당이 유신회 협조 없이도 법안과 예산안을 밀어붙일 수 있게 되면서 유신회가 그간 중시해 온 중의원 정수 감축 등 정책에 굳이 힘을 쏟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 8일 중의원 선거 전까지만 해도 유신회는 자민당에게 중요한 존재였다. 지난해 10월 ‘26년 동지’ 공명당의 이탈로 정권 출범조차 못하고 있던 다카이치 총리는 유신회와 연립에 합의하면서 가까스로 내각 수립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이 중의원 전체 의석 465석 중 3분의 2가 넘는 316석을 단독으로 차지하면서 상황이 변화했다. 중의원 3분의 2 의석을 지닌 정치 세력은 참의원(상원)에서 부결된 법안이라도 재가결해 강행 처리할 수 있다.
반면 유신회는 중의원 선거에서 36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고, 텃밭인 오사카 소선거구에서도 전승하는 데 실패했다. 직전 보유 의석(34석)보단 늘었지만 선거 목표로 세웠던 38석엔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유신회의 주요 의제는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유신회는 지난해 자민당과 연립 협의 과정에서 중의원 정수 10% 삭감, ‘오사카 부수도 구상’ 등을 강하게 요구했다. 부수도 구상은 수도 도쿄에 재해가 발생해 국가 중추 기능이 마비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오사카 지위를 격상하자는 주장으로, 해당 지역을 정치 기반으로 둔 유신회의 숙원이다.
기존에도 중의원 정원 감축은 자민당 내 신중론이 상당해 적극 의제화되지 못했다. 부수도 구상은 자민당 내 의견 수렴이 늦어지는 상황이라고 요미우리는 짚었다. 한 유신회 간부는 “유신회의 협력이 필수적이지 않게 된 자민당이 재가결을 동원해서까지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자민당이 여소야대인 참의원 상황을 고려해 국민민주당, 참정당 등과 협력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신회 존재감이 더 희미해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유신회의 한 중견 의원은 “다른 정당이 연립 정권에 참여하면 자민당 내에서 ‘유신회 불필요론’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유신회 대표는 다카이치 총리가 유신회에 내각 합류를 제안해왔다고 지난 10일 기자들에게 전하면서 “내각에서 책임과 업무를 공유하며 정권의 엑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입각 의지를 밝혔다. 유신회는 그간 내각에는 들어가지 않는 ‘각외협력’ 형태로 연립해 왔다.
요미우리는 유신회가 “내각 내 협력으로 (연립 방식을) 전환하면 정책 실현을 위한 발언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자민당 상대 “발언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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