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단전·단수' 이상민 1심서 징역 7년 선고.."계엄은 내란"

정경수 2026. 2. 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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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전 총리 이어 두 번째로 계엄을 내란으로 판단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유죄
尹 오는 19일 '내란' 형량 주목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해 10월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첫 공판기일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내란' 혐의에 가담했다면서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인정했다. 이로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선고에도 영향이 불가피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12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 전 장관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우선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1심 선고 당시 재판부와 같은 결론이다.

재판부는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인 국회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려는 국헌문란 목적"이라며 "다수가 유형력을 행사하고 해악을 고지함으로써 한 지방의 평온을 해칠 정도의 위력이 있는 폭동"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언론사 단전·단수와 국회 봉쇄 계획 혐의, 즉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을 공모한 적이 없고, 계엄 선포에 반대했다는 주장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지시 사항이 담긴 '언론사 단전·단수 문건'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봤다. 조지호·김봉식 등 전직 경찰 수뇌부가 당시 국회를 봉쇄한 점, 군의 국회 투입이 이뤄진 점 등을 근거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이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의 지시가 담긴 문건을 받은 점과 허석곤 전 소방청장에게 지시를 내린 점 또한 인정됐다. 이 전 장관이 법조인이자 고위공직자로서 비상계엄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음에도, 소극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고 꼬집었다. 실제 언론사 단전·단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가담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특정 시간대 경찰의 국회 봉쇄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의 통화에서 국회 상황을 알고 있었던 점 등을 언급하며 "피고인에게 내란 중요임무 종사의 고의와 국헌문란 목적이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다만 이 전 장관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는 무죄로 봤다. 내란·외환 특별검사팀(조은석 특검)은 이 전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후 허 소방청장에게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재난 관리를 위해 소속청인 소방청을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이 행안부 장관에게 있다고 봤다. 여기에 일선 소방서에서 언론사 단전·단수를 진행할 준비태세가 갖춰지지 않은 점 등을 비춰봤을 때, 이 전 장관이 소방청장에게 의무 없는 일을 지시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다.

이외에도 이 전 장관의 위증 혐의는 일부 유죄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등의 내란행위는 헌법이 상정한 정당한 절차를 무시하고, 폭력적 수단을 통해 국회를 통한 국가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했다"며 "피고인은 자신이 지휘하는 소방청에 직접 언론사 단전·단수에 대한 협조를 지시함으로써 내란행위에 가담했으므로,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 내란행위를 적극적으로 만류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고, 합당한 책임을 지기는커녕 진실을 은폐하고 책임에서 벗어나고자 헌법재판소에서 위증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은 더 크다"고 질타했다.

다만 △비상계엄 선포 전 사전 모의나 예비 정황이 발견되지 않은 점 △반복적으로 단전·단수를 지시하지 않은 점 등 적극적으로 내란 중요임무 수행을 하지 않은 점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가 실제로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한 전 총리에 이어 이 전 장관까지 '내란' 혐의가 인정돼 실형을 받은 가운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선고가 주목을 받게 됐다.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9일 1심 선고를 받는다.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들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가 모두 유죄로 판단 받은 만큼, 윤 전 대통령의 형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법조계는 전망하고 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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