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면 어두운 밤 밝힐 ‘고성능 원자력 발전기’ 개발 속도

이정호 기자 2026. 2. 1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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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트비아 기업, ‘아메리슘’ 활용법 고안
기존 기술보다 발전용 연료 무게 5분의 1
로켓 운송 비용 줄여 달 기지 운영 부담↓
월면에서 착륙선이 임무 수행 중인 상상도. 달에서는 한 달 중 14일간 밤이 지속되기 때문에 태양광 이외 전력원이 필요하다. 딥 스페이스 에너지 제공

달에서 태양광 없이 전기를 만들 수 있는 고성능 원자력 발전기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 발전기는 적은 방사성물질로도 강한 출력의 전기를 뽑아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용화한다면 2030년대로 예상되는 달 기지 운영 과정에서 중요한 에너지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

11일(현지시간) 미국 과학기술전문지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 등은 라트비아 기업 ‘딥 스페이스 에너지’가 기존과는 개념이 다른 우주용 발전기를 개발 중이며, 실용화를 위한 초기 자금으로 총 93만유로(약 15억8000만원)를 외부에서 조달했다고 밝혔다.

딥 스페이스 에너지가 고안 중인 신형 발전기는 ‘아메리슘-241’이라는 방사성물질에서 나오는 열을 자신들이 고안한 특수 부품을 통해 전기로 바꾼다.

사실 비슷한 장비는 이미 있다. ‘방사성 동위원소 열전 발전기(RTG)’다. 1977년 발사돼 태양계를 벗어난 보이저 1·2호가 아직도 전자 장치를 작동시키고, 지구와 교신하는 것도 RTG가 만드는 전기 덕분이다. 화성에 2012년 착륙한 미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 탐사차량 큐리오시티와 2021년 착륙한 퍼서비어런스에도 RTG가 달렸다. RTG는 태양광이 부족한 우주 환경에서 전기를 만들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

딥 스페이스 에너지가 만든 신형 발전기는 RTG보다 효율을 크게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RTG에는 ‘플루토늄-238’이라는 방사성물질이 실리는데, 이를 아메리슘-241로 대체한 뒤 전력 발생 효율을 높이는 신기술을 적용했다.

딥 스페이스 에너지에 따르면 50W(와트) 전력을 만드는 데 아메리슘-241 2㎏이 필요하다. 같은 출력 전기를 RTG로 일으키려면 플루토늄-238 10㎏이 필요하다. 방사성물질 무게를 5분의 1로 줄인 것이다.

중량이 있는 물체를 로켓에 실어 지구에서 달로 보내려면 1㎏당 최대 100만유로(약 17억6000만원)가 들어간다. 딥 스페이스 에너지의 신형 발전기를 달에서 쓰면 전력 생산용 방사성물질 운송에 들어가는 비용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러면 2030년대로 예상되는 달 기지를 좀 더 싸게 운영할 수 있다.

딥 스페이스 에너지는 공식 자료를 통해 “달에서는 한 달 중 14일간 밤이 지속된다”며 “(이번 기술은) 밤에 달 유인기지에 장착된 각종 전자 기기를 돌릴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월면 탐사 차량에도 적용할 수 있다. 태양광이 비치지 않는 깊은 구덩이로 얼마든지 들어가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딥 스페이스 에너지는 “드릴 등을 작동시켜 물을 찾는 임무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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