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아 신형 셀토스 하이브리드, 뚜껑 열어보니 35%뿐⋯ 가성비 벽에 막혔나
“고객이 가장 기다려온 하이브리드” 무색
셀토스도 못 깬 하이브리드 ‘거거익선’ 법칙
가솔린보다 하이브리드 모델 400만원 비싸
시장 ‘친환경 명분‘보다 ’당장 내 지갑' 택했다
기아가 야심 차게 내놓은 소형 SUV ‘더 뉴 셀토스’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 초기부터 ‘가성비’의 벽에 부딪쳤다. ‘나오면 무조건 대박’이라던 시장 예측과 달리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소비자들은 비싼 하이브리드 대신 저렴한 가솔린 모델로 몰렸다. 신차 출시 행사에서 “고객들이 가장 기다려온 하이브리드"라고 자신만만하던 기아가 자존심을 구긴 셈이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사전계약을 시작해 이달 11일까지 집계된 2세대 신형 셀토스의 총계약 대수는 1만9679대로 확인됐다. 이 중 기아가 신형을 선보이며 전면에 내세운 하이브리드 모델은 6994대로 전체의 35.5%에 그쳤다. 반면, 가솔린 모델은 1만2685대가 계약돼 하이브리드보다 약 1.8배 많은 선택을 받았다. ‘하이브리드 대세론’이 소형차급에선 맥을 못 춘 것이다.
이는 ‘하이브리드가 없어서 못 파는’ 중형급 이상 시장과는 딴판이다. 실제 현대자동차와 기아 중 중형급 이상인 싼타페(74.4%), 쏘렌토(69.9%), 팰리세이드(62.6%), K8(61.7%) 등은 지난해 하이브리드 선택 비중이 압도적이다. 반대로 체급이 낮아질수록 하이브리드 인기는 급감했다. 준중형급인 투싼(46.2%), 스포티지(37.6%), 아반떼(18.6%) 등은 절반을 넘지 못했다.

업계 안팎에선 신형 셀토스가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의 ‘거거익선’ 공식을 깨지 못한 배경으로 속된 말로 ‘본전 뽑기’가 어려워서라고 본다. 셀토스 하이브리드 시작가는 2898만원으로 가솔린 모델보다 400만원 넘게 비싸다. 가성비가 중요한 소형 SUV 시장에서 소비자가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가격 차다. 현재의 유류비를 고려해 연간 1만5000km를 주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하이브리드 모델로 아낀 돈은 연간 73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단순 계산으로 찻값 차이를 메우려면 꼬박 5.8년을 타야 한다. 주행거리가 1만2000km 정도로 짧은 도심형 운전자라면 기간은 7.2년으로 더 늘어난다.
당장 지갑 사정이 중요한 소형차 구매층에게 ‘친환경’ 명분만으로 지갑을 열기엔 셈법이 맞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말 친환경차 세제 혜택 일몰까지 예고돼 있어 가격 저항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차는 가솔린 모델도 연비가 준수해 굳이 웃돈을 주고 하이브리드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면서 “가격이 400만원이나 차이 나면 당연히 구매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