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랑CAR랑] 700kg 싣고 3톤 끄는 힘…KGM 무쏘, 정통 픽업 귀환

윤경진 기자 2026. 2. 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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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50만대 계보 잇다…2990만원대 실전형 픽업
가솔린·디젤 이원화로 사용 목적 따라 성격 달라져
기술은 수치로 설명되지만 사용자의 경험은 수치 너머에 존재합니다. <카랑CAR랑>은 전기차, 수소차, 오토바이뿐 아니라 모빌리티 앱, 헬멧, 타이어까지 움직임과 관련된 모든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기록하는 코너입니다. <카랑CAR랑>은 배기음처럼 선명한 소리를 뜻하는 의성어 '카랑카랑'과 자동차(Car)를 결합한 말입니다. 제품의 성능뿐 아니라 도로 위에서 살아 숨 쉬는 기계들의 진짜 모습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주>
2026년형 KGM 무쏘 전면부. 직선 위주의 대형 그릴과 수직형 램프로 정통 픽업 이미지를 강조했다.[사진=윤경진 기자]

국내 픽업 시장의 개척자 KGM이 지난 10일 서울 영등포구와 경기 파주 일대에서 열린 '무쏘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 24년 헤리티지를 계승한 2026년형 '무쏘'를 선보이며 시장 주도권 다지기에 나섰다. 이번 신형 무쏘는 픽업 본연의 가치인 적재 용량과 견인력을 최우선 지표로 내세웠다. 롱데크 모델 기준 최대 700kg의 적재 능력과 3t(톤)에 달하는 견인력을 확보했으며 디젤 모델은 실사용 구간에서 45.0kgf·m의 최대 토크를 뿜어낸다. 특히 사륜구동(4WD) 시스템을 전 트림에서 선택 가능하게 구성하면서도 시작 가격을 2990만 원으로 책정해 실속파 소비자들을 공략한다.

KGM 픽업 계보는 1993년 출시된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무쏘'의 DNA를 이어받아 2002년 SUT(스포츠유틸리티트럭)인 '무쏘 스포츠'를 선보이며 시작됐다. 이후 24년간 픽업 불모지였던 국내 시장에서 약 50만 대에 육박하는 누적 판매고를 올렸다. 2026년형 무쏘는 브랜드의 강인함과 신뢰성을 계승하면서도 픽업 투박함을 걷어내고 구조적 완성도를 앞세워 정통 오프로드 스타일을 완성했다.

◇가솔린 217마력 vs 디젤 45.0kgf·m…투트랙 전략의 의미

지난 10일 무쏘의 핵심은 파워트레인 이원화다.

가솔린 2.0 터보는 217마력, 38.7kgf·m를 낸다. 아이신 8단 자동변속기와 결합해 변속 질감이 매끄럽고 정지 상태에서 개입하는 공회전 제한장치(ISG)도 자연스럽다. 시속 100km 이후 가속에서 회전수를 활용해 힘을 끌어올리는 타입이다. 도심과 고속도로 주행에서는 중형 SUV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정숙성을 보인다. 픽업의 거친 이미지를 걷어내려는 세팅이다.

반면 디젤 2.2 LET는 202마력이지만 최대토크는 45.0kgf·m에 이른다. 수치상 6.3kgf·m의 차이는 출발 직후 체감된다. 1600~2600rpm 실사용 구간에서 토크가 두텁게 형성돼 적재 상태에서도 차체를 밀어붙인다. 100km/h 이후 가속은 가솔린보다 완만하지만 이는 고속 추월보다 하중 대응에 초점을 둔 설정으로 해석된다.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와 조합은 큰 이질감 없는 변속감을 제공한다.

이원익 KGM 무쏘 상품전략팀 책임은 "무쏘는 고객 사용 목적에 따라 선택 가능한 멀티라인업 모델"이라며 "적재와 견인을 중시하는 고객과 일상 주행 비중이 높은 고객을 모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무쏘 적재함을 활용한 캠핑 연출. 롱데크 기준 최대 700kg 적재가 가능하다.[사진=윤경진 기자]

◇700kg 적재의 경제학…운행 횟수를 줄이는 구조

롱데크·파워리프 서스펜션 조합 시 최대 700kg 적재와 3t 견인 능력을 확보했다. 적재 용량은 스탠다드 1011리터, 롱데크 1262리터다. 단순히 공간이 넓다는 의미를 넘어 한 번에 더 많은 화물을 운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운행 횟수 감소로 이어진다. 사업자에게는 곧 시간 비용 절감이다.

후륜 5링크 다이내믹 서스펜션을 기본 적용한 점도 구조적 변화다. 과거 리프 중심 픽업 대비 노면 반응이 정제됐고 2열 승차감도 개선됐다. 다만 프레임 기반 차체 특성상 공차 상태에서는 후륜이 다소 가볍게 느껴질 수 있다. 반대로 하중이 실리면 차체 거동은 더 안정된다. 적재를 전제로 설계된 픽업 특성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무쏘의 클리어 사이트 그라운드 뷰(CSV) 화면으로 차체 주변을 입체적으로 보여줘 주차 및 협소 공간에서 시야 확보를 돕는다.[사진=윤경진 기자]

◇4WD와 LD, 구조적 강성이 먼저 작동한다

무쏘는 4WD를 선택할 수 있고 LD(차동기어 잠금장치)를 기본 적용했다. 한쪽 바퀴가 헛돌 경우 반대편으로 구동력을 보내 탈출을 돕는 구조다. 등판 능력은 일반 차동기어 대비 5.6배 향상된다.

경사 구간에서 체감되는 건 전자 제어의 개입보다 프레임 기반 차체의 강성이다. 차체가 먼저 비틀리기보다 골격이 자세를 유지하고 서스펜션이 스트로크를 확보한 뒤 구동력이 배분된다. 전자 장비가 보완하는 구조가 아니라 기본 골격 위에 기능이 얹힌 형태에 가깝다.

다만 4WD를 선택하면 차중이 늘어나면서 가속 반응은 다소 둔해지고 연료 효율도 일부 손해를 본다. 험로 활용 빈도가 낮다면 과잉 사양이 될 수 있다.

클리어 사이트 그라운드 뷰(CSV)는 하부 지형을 디스플레이로 투영해 시야 사각을 줄인다. 오프로드 주행 시 노면 정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실질적인 보조 장치 역할을 한다. 하부 역시 요소수 커버와 언더커버를 보강해 파손 위험을 낮췄다. 레저용을 넘어 실제 작업 환경까지 고려한 설계라는 점이 읽힌다.
운전석 모습. 디지털 클러스터에 내비게이션 지도를 직접 표시해 시선 이동을 줄였다.[사진=윤경진 기자]

◇고속도로에서 확인한 IACC…'일하는 차' 피로 줄이는 장치

무쏘의 강점은 적재와 토크였지만 고속도로에서 의외의 장면을 확인했다. 고속 구간에서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을 작동하자 차간 거리 유지와 차로 중앙 정렬이 안정적으로 이뤄졌다. 급가속이나 과도한 제동 없이 앞차 흐름에 맞춰 속도를 조절했고 차로 유지 보조 역시 과도하지 않은 범위에서 정밀하게 개입했다.

픽업은 차체가 크고 공기 저항이 큰 구조다. 장거리 주행에서 운전 피로가 빠르게 누적될 수밖에 없다. IACC는 이런 부담을 일정 부분 상쇄한다. 기능 존재 자체보다 작동 완성도가 체감된다. 스티어링 개입은 자연스럽고 차로 중앙 유지도 안정적이다. 잦은 해제나 불필요한 경고음도 없었다.

프레임 기반 차체 특성상 고속 주행 시 노면 반응이 직접적으로 전달되는데 전자 보조 시스템이 이를 정돈하는 역할을 한다. 물리적 구조 위에 전자 장비가 보완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다. 큼직한 사이드미러 역시 차폭이 큰 차체에서 시야 확보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디지털 클러스터에 내비게이션 지도를 직접 구현한 점도 눈에 띈다. 방향 화살표가 아닌 실제 지도 화면을 계기판 중앙에 배치해 시선 이동을 최소화했다. 센터 디스플레이를 반복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줄어들면서 장거리 주행 시 피로 관리에 기여한다. 픽업 차급에서 보기 드문 구성이다.

이원익 KGM 무쏘 상품전략팀 책임은 "무쏘는 픽업 본연의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SUV 수준의 편의·안전 사양을 강화했다"며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와 IACC 적용으로 장거리 이동이 잦은 고객의 피로도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무쏘 하부 구조. 언더커버와 요소수 커버 등을 보강해 오프로드 주행 시 파손 위험을 줄였다.[사진=윤경진 기자]

◇SUV와 겹치는 구간에서 선택

무쏘의 판매가는 2990만원(M5)부터 3990만원(M9)까지다. 가격대는 중형 SUV 상위 트림과 겹친다. 단순히 '가성비'를 앞세웠다기보다 SUV와 동일한 예산 구간에서 다른 선택지를 제시한 셈이다.

상품 구성도 그 방향에 맞춰 짜였다. 4WD 선택, LD 기본 적용, 최대 700kg 적재와 3t 견인 능력, 파워트레인 이원화까지 용도에 따라 사양을 조합할 수 있다. 전면 디자인과 서스펜션, 데크 구성 역시 선택 폭을 넓혔다. 단일 성격의 픽업이라기보다 사용 목적에 맞춰 성격을 달리할 수 있는 구조다.

같은 예산이라면 SUV는 정숙성과 도심 주행 편의성에서 강점을 보인다. 반면 무쏘는 적재와 견인 능력, 프레임 기반 차체에서 오는 구조적 내구성을 앞세운다. 물론 도심 주차 부담이나 승용차 대비 정숙성에서는 한계가 분명하다. 다만 적재와 견인이 생활의 일부라면 무쏘는 SUV보다 더 넓은 활용 범위를 제공하는 선택지다.

◇카랑 한줄평
SUV와 같은 예산으로, 목적에 맞는 힘을 고를 수 있는 픽업

[신아일보] 윤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