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 당시 '용산 기자 출입 통제' 전말 드러나나
김성훈 당시 대통령경호처 차장, 기자단 대통령실 출입 차단 지시·실행
KBS만 정시 생중계한 계엄 방송… "내란공모자 아닌지 의심스럽다"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12·3 내란(비상계엄) 직후 김성훈 당시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기자단의 대통령실 출입 차단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더불어민주당 이훈기·한준호 의원과 한국인터넷기자협회가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주최한 '12·3 내란의 밤, 윤석열 경호처 언론탄압 규탄 기자회견'에서 관련 내용이 공개됐다.
앞서 지난 2024년 12월3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계엄 선포 방송이 진행된 대통령실 브리핑실에는 출입기자들이 접근할 수 없었다. 계엄 선포 이후 23시50분경부터 이튿날 새벽 4시40분경까지 약 5시간 동안 대통령실과 국방부 주요 동선에서의 출입기자 이동이 제한됐다. 대통령실 기자실 20여 명, 국방부 기자실 6명, 계엄 소식을 듣고 달려온 20~30여 명의 기자들까지 총 40~50여 명의 기자들이 출입을 차단 당하거나 현장에서 밀려났다는 것이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설명이다.
대통령경호처, 김성훈 당시 경호차장의 기자단 출입 통제 공식 확인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이 대통령경호처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답변에 따르면, 당시 김성훈 경호차장이 구두로 용산 대통령실의 출입기자단 출입을 통제했다. 근거 법령은 없었다. 기자실 통제에 관여한 이들은 경호처 경비안전본부 6명과 101경비단 4명 등 총 10명으로 특정됐는데, 대통령경호처는 이들의 성을 제외한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대통령 경호처가 비상계엄 당시 기자단 이동을 통제했다고 공식 확인한 것이다.
이훈기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12·3 불법 계엄 포고문은 지금 봐도 황당하기 그지 없다. 그날 밤 국민들은 대통령실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었다. 대통령 경호처가 기자들의 출입을 물리적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같은 시각 KBS만은 계엄 담화를 정시에 생중계했다. 박장범 사장(당시 내정자)이 용산 대통령실과 통화한 정황이 최근에 드러났다. 박장범 사장은 '내란 공모자'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KBS 및 박장범 사장의 계엄방송 사전 인지·준비 의혹도 다시 불거져
김철관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은 “기자들이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정제되지는 않는 막말과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발언으로 내란우두머리 윤석열의 비상계엄이 생방송되었다”며 “이른바 생방송 '코리아 풀'로 참여한 방송사들의 국가 주요행사 방송시스템은 아무런 책임이 없는지에 대해서도 진상을 밝혀야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권순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이날 1심 선고가 예정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외에 언론통제가 직접적으로 확인된 사례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KBS 계엄방송 사전준비 의혹, 류희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탄핵소추 문자 게시물 삭제 지시 등 책임자들이 어떤 책임을 졌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특히 “대한민국 헌법은 해외 국가들과 달리 계엄 시 언론 통제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언론연대는 계엄이 벌어졌을 때 언론 표현의 자유는 더욱 폭넓게 보장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계엄에 관한 법률 개정 시 언론통제 조항이 반드시 포함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 및 질의응답을 통해 “내란 당시 용산 대통령실과 국방부 기자실 안팎에서 자행된 언론 통제 실상을 파헤치기 위해서 1년 넘게 노력해왔다”며 “대통령경호처는 한 번도 공식적으로 사건 경위를 조사해서 기자들에게 알려주거나 기자단에 공식적으로 사과한 적이 없다. 이 자리에서 현 대통령경호처의 공식 사과를 엄중히 요청한다”고 했다.
대통령경호처에 진상조사·공식사과 요청…계엄 시 언론통제 조항 개정 촉구도
기자회견 주최측은 대통령경호처에 김성훈을 포함한 윤석열 경호처의 기자실 통제 가담자 전원에 대해 즉각 진상조사하라고 촉구했다. 경호처·국방부·경찰청에는 용산 기자단 출입 차단과 통제에 관한 모든 지시 문건·통신 기록·문자 메시지·상황일지를 전면 공개하라고 했다. 국회의 계엄해제요구안 통과 이후에도 기자단 통제를 지속한 경위와 상급 지시 여부를 명확히 밝혀 엄중한 법적·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방부를 향해선 기자단 퇴거 명령을 하달한 '계엄사' 책임자와 '테이저건 발포' 위협 등 국방부 기자단 통제 및 협박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엄중한 처벌을 실시하라고 했다. KBS·KTV에 대해서도 대통령경호처 통제 하에 진행된 12·3 내란 선포와 방송의 준비·촬영·송출·수신 전 과정에 대해 즉각 진상을 규명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국회와 정부가 국가 비상상황에서도 언론의 자유와 취재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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