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고 북미 뜬다...K-뷰티 새 격전지로
K-뷰티, 럭셔리·저가 브랜드 틈새 파고든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지난해 영업이익 3654억 원을 기록하며 국내 1위 뷰티 기업으로 올랐다. 창립한지 11년만에 이른 성과로, 중국 시장 중심이 아닌 북미와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린 것이 실적을 견인했다. 에이피알의 중화권 비중은 8%에 불과하다.
에이피알의 수익 구조는 단순 화장품 판매뿐만 아니라 마진율이 높은 뷰티 디바이스와 기능성 스킨케어까지 결합한 고마진 구조에 있다. 디바이스와 함께 사용하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구매하도록 유인하는 '락인 효과'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또 에이피알은 미국 아마존과 자사몰 중심의 D2C(직접판매), SNS 기반 콘텐츠 마케팅을 앞세워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탈 중국'에 주력해온 아모레퍼시픽 북미 시장에 주력하며 체질 개선을 꽤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매출이 3년 만에 다시 4조 원대로 회복하는 등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은 3680억 원으로 6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프리미엄 스킨케어 경쟁력 강화와 더마·헤어 등 기능성 카테고리 확대, 북미 유통 채널 다변화가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북미 매출은 6310억 원으로 중화권 매출 5124억 원보다 높았다. 회사는 앞으로도 전세계 뷰티 트렌드의 시작점인 북미를 해외 사업의 전진 기지로 삼고 글로벌 시장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흐름은 에이블씨엔씨에서도 나타난다. 회사는 수익성이 낮은 국내 오프라인 직영점과 면세 사업을 정리하고 해외 온라인과 수출 중심 전략으로 전환했으며, 그 결과 해외 매출 비중이 68%까지 확대됐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미국 법인은 4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43%, 전년 동기 대비 258% 증가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캐나다 역시 매출이 전분기 대비 355% 급증했다.
반면 최대 시장이 중국인 LG생활건강은 현지 소비 둔화와 로컬 브랜드 성장, 면세 채널 위축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 전체 매출의 40% 차지할 만큼 주력 사업이었던 화장품 부문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중국 매출도 16.6% 급감했다. 과거 K-뷰티 성장의 핵심 무대였던 중국 시장이 더 이상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북미 시장을 단순 중국 대체 시장이 아닌 수익성 중심 시장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이 대규모 물량 확대를 기반으로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면, 북미에서는 가격 대비 효능과 성분 경쟁력이 브랜드 신뢰로 이어져 수익성을 높이기 적합한 시장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북미 시장은 제품력과 브랜드 경쟁력, 디지털 유통 대응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아마존, 틱톡 등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D2C 판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현지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기 쉬워진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북미에서 입지를 확보하는 것이 향후 K-뷰티 기업들의 성장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