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예비 엔지니어 모셔갑니다”…채용시장에 반도체 봄바람 ‘살랑’ [현장]

안서진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seojin@mk.co.kr) 2026. 2. 12.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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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3일간 예정된 리쿠르팅 상담 예약은 모두 마감되었습니다."

"다시 봄이 왔다"AI 훈풍 타고 되살아난 채용 시장이같은 뜨거운 채용 열기의 배경에는 2026년을 기점으로 본격화된 반도체 시장의 회복세가 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6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25% 이상 급성장해 사상 처음으로 9750억 달러(약 1416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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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세미콘 코리아’ 가보니
ASM 등 550개 기업 한자리에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세미콘코리아 2026’이 진행돼 사람들이 붐비고 있다. [안서진 기자]
“죄송합니다. 3일간 예정된 리쿠르팅 상담 예약은 모두 마감되었습니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세미콘 코리아 2026’.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의 부스 앞은 백팩을 멘 대학생과 취업 준비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올해 반도체 업계가 본격적인 호황 국면인 ‘슈퍼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예년보다 훨씬 뜨거운 구직 열기가 현장을 달구고 있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026 세미콘 코리아’ 내 ASM 리쿠르팅존이 안내돼 있다. [안서진 기자]
오전 10시 개장과 동시에 주요 글로벌 장비사 부스는 기술 트렌드를 보려는 현직자들보다 채용 정보를 얻으려는 ‘예비 엔지니어’들로 붐볐다. 특히 올해 주요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대폭 늘리면서 구직자들의 기대감도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단연 ASM이었다. ASM은 이번 행사 기간 동안 매일 4회씩 리쿠르팅 세션을 마련했으나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3일치 상담 예약이 이미 전석 마감된 상태였다.

회사 측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기술력 홍보와 함께 우수 인재와의 접점을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부스 한편에서는 예약을 하지 못한 학생들이 혹시 모를 ‘노쇼’ 자리를 기다리며 서성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양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모 씨(24)는 “ASML이나 램리서치 같은 대형 장비사들의 채용 규모가 늘어난다는 소식을 듣고 왔는데 ASM은 이미 예약이 꽉 차서 발길을 돌려야 할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히타치 하이테크 부스 앞에 채용설명회 일정이 안내돼 있다. [안서진 기자]
​일본의 반도체 장비 강자 히타치 하이테크 부스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히타치는 매일 선착순으로 상담 인원을 마감한다는 방침을 내걸었다.

상담을 마친 한 취준생은 “현직 엔지니어에게 직접 직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아 경쟁이 더 치열한 것 같다”고 전했다.

“다시 봄이 왔다”…AI 훈풍 타고 되살아난 채용 시장
이같은 뜨거운 채용 열기의 배경에는 2026년을 기점으로 본격화된 반도체 시장의 회복세가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과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장비사들이 앞다퉈 한국 내 인력 확보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주요 시장조사기관들은 올해가 반도체 역사상 가장 강력한 ‘슈퍼 사이클’의 원년이 될 것으로 입을 모은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6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25% 이상 급성장해 사상 처음으로 9750억 달러(약 1416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기존의 완만한 회복세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2026 세미콘 코리아 내 도쿄일렉트론 부스 [안서진 기자]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전 산업으로 확산되면서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등 투자은행 업계는 올해 HBM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58%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업황 불확실성 때문에 채용에 소극적인 곳이 많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며 “우수한 인재 한 명이 수십억 원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이 산업의 특징인 만큼 당분간 기업 간의 인재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첨단 전자산업을 대표하는 국제 협회 ‘반도체 제조 장비 재료 협회’(SEMI) 주관으로 열린 세미콘코리아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엔비디아, 인텔 등 국내·외 약 550개 반도체 기업이 참여했으며 2409개 부스가 자리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오는 1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사전 등록자만 7만5000명을 돌파하며 반도체 산업을 향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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