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대신 폰이 울려요"…대구 달서시장에 울리는 '배달 알림'[르포]
반찬가게 "명절 주문 2배 증가"…대구로 거래액 4년 새 8배 폭증
'디지털 양극화'는 숙제…고령 상인 '접근 장벽' 여전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12일 대구 달서구 달서시장에서 한 반찬가게 상인이 휴대전화 앱을 통해 주문 접수를 받고 있다. 2026.02.12. jjik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12/newsis/20260212133428104jlye.jpg)
[대구=뉴시스]정재익 기자 = "명절이라고 손님이 몰리는 시대는 끝났어요. 대신 휴대전화가 울리죠."
12일 오전 대구 달서구 달서시장. 17년째 반찬가게를 운영해온 A(50대·여)씨의 말이다.
설 명절을 앞두고 시장 골목은 비교적 한산했지만 A씨의 스마트폰에는 주문 알림이 연달아 울렸다.
화면을 확인한 A씨는 포장 용기를 꺼내 주문 접수된 제수용 나물을 비롯한 반찬류를 담은 뒤 기사 호출 버튼을 눌렀다. 오프라인 인파 대신 모바일 주문이 명절 장사를 대신하는 모습이었다.
명절 대목은 사라진 지 오래다. 설을 앞두고 시장이 썰렁하다는 상인들의 하소연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다. 그러나 전통시장 일부 상인들은 더 이상 손님 감소를 탓하지 않는다.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맞서 손님 대신 스마트폰을 마주하며 모바일 배달 시장으로 발을 내딛고 있다.
A씨는 2022년 공공배달앱 '대구로'에 '전통시장관'이 도입되면서 모바일 판매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스마트폰 주문 접수부터 포장·배달까지 이어지는 방식이 낯설었지만 매출 증가 효과를 체감하면서 점차 재미를 붙였다.
그는 "대구로를 시작한 뒤 하루 매출이 평균 10% 정도 늘었다"며 "시장 특성상 오프라인 판매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앱 주문이 많은 날은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한다. 특히 명절을 3∼4일 앞두고는 모바일 주문이 평소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달서시장에서 모바일 판매를 도입한 상인들은 대체로 "온라인 판매는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낫다"고 입을 모았다.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B(40대·여)씨는 "온라인 판매가 모두에게 드라마틱한 매출 효과를 주는 수단은 아니지만 많은 적든 장사에는 분명 도움이 된다"며 "우리 가게는 반찬가게처럼 온라인 주문량이 높지 않지만 그래도 명절 기간에는 꽤 쏠쏠한 편"이라고 말했다.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12일 대구 달서구 달서시장 한 사무실에서 자활센터 근로자가 대구로 앱을 통해 주문 접수된 음식을 포장하고 있다. 2026.02.12. jjik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12/newsis/20260212133428274rlaz.jpg)
최근 '제사 생략' 트렌드 확산으로 명절 소비 흐름도 달라졌다. 전통적으로 명절 대목을 떠받치던 제수용품 수요는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 상인들의 공통된 평가다.
상인들은 "제수용품은 이제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대신 가족이 많이 모이는 날이다 보니 반찬류와 안주류 주문은 평소보다 늘어나는 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나물과 먹태 등 간편 조리 식품이 배달앱 주문 상위권을 차지하는 모습이었다.
달서시장에서 대구로를 통한 모바일 주문은 일반배송과 묶음배송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졌다.
일반배송은 점주가 주문을 확인해 상품을 준비하면 시장 라이더가 픽업해 평균 1시간 안팎으로 고객에게 전달하는 구조다.
묶음배송은 주문을 시장 내 대구로 사무실이 통합 접수해 점포별 상품을 수거·포장한 뒤 일괄 배송하는 공동 물류 시스템이다. 배송 시간은 다소 길지만 배송비가 저렴하고 물류 효율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A씨는 "처음에는 시장에서 배달이 될까 반신반의했지만 이제는 주문 알림이 울리면 자동으로 포장부터 한다"며 "고령 상인이 많아 아직 앱을 쓰지 않는 점포가 대다수지만, 머지않아 전통시장도 온라인 장사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12일 대구 달서구 달서시장 한 건어물 가게에 제수용품이 놓여 있다. 2026.02.12. jjik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12/newsis/20260212133428468egff.jpg)
◇대구로 전통시장 거래액 4년 새 8배 증가…디지털 격차 해소는 과제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로 '전통시장관'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최근 4년간 주문 건수는 ▲2022년 2만1525건 ▲2023년 7만3852건 ▲2024년 7만1569건 ▲2025년 13만2385건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결제금액은 3억4400만원에서 26억9400만원으로 약 8배 가까이 뛰었다. 누적 주문 건수(2022년 8월∼지난해 말)는 29만9331건으로, 30만건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대구 전통시장 146곳 가운데 35곳이 대구로에 입점해 온라인 판매를 진행 중이다.
시는 '디지털 전통시장 육성사업'을 통해 공공 와이파이 설치, 배송센터 구축, 앱 활용 교육 등 인프라 확충에 예산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디지털 전환의 성과 뒤에는 여전히 높은 문턱이 존재한다. 스마트폰 조작이 어려운 고령 상인들에게 온라인 입점은 여전히 '남의 나라 이야기'다. 앱 사용이 부담돼 온라인 판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목소리도 현장에서 적지 않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설 명절을 앞둔 3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한 상인이 명절 차례용 제기 세트를 진열하고 있다. 2026.02.03. lmy@newsis.com](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12/newsis/20260212133428719thcu.jpg)
전문가는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이 초기 성과를 넘어 구조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기천 영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통시장의 온라인 판매 확대는 일시적인 유행이라기보다 유통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라며 "다만 고령 상인 중심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지 않으면 플랫폼 도입 효과가 일부 점포에만 국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발성 교육을 넘어 현장에서 상시적으로 도움받을 수 있는 '디지털 서포터즈'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상인들이 온라인 판매를 통해 실제 수익이 늘어나는 성공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플랫폼 수수료 완화와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연계 등 정책적 배려가 지속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jik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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