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톤자산운용, 12일 태광산업에 공개 주주서한 발송 트러스톤 "PBR 고작 0.2배, 평균 배당성향 1%대…고의적 주가 누르기" 태광산업 "트러스톤, 소액주주 주식 매입과 상장폐지 주장하며 팔고 떠날 생각만"
트러스톤자산운용 CI/사진=트러스톤자산운용
태광산업의 2대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태광산업 이사회를 상대로 소수주주 지분 전량 매입을 통한 자진 상장폐지를 요구했다. 태광산업이 상장사임에도 불구하고, 주주를 외면하고 고의적인 주가 누르기를 행해왔다는 지적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태광산업 이사회를 상대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하고,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 7개 주주제안을 했다고 12일 밝혔다.
트러스톤 측은 지난 2019년부터 태광산업에 투자해 온 장기투자자로서 8년 동안 거버넌스 개선을 요구해왔으나, 회사가 이를 철저히 묵살함에 따라 이 같은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 PBR 고작 0.2배…상장사 중 최하위 수준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이 지배주주인 이호진 회장의 상속세 절감을 위한 수단으로 상장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트러스톤에 따르면, 태광산업의 PBR(주가순자산배율)은 0.2배로, 코스피 827개사 중 816위, 전체 상장사 2522개사 중 2478위에 달하는 최하위권이다. 특히 4조원에 달하는 부동산 가치를 반영한 실질 PBR은 0.17배에 불과하다.
또한, 태광산업의 10년 평균 배당성향은 1%대에 불과하며, 소수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금 총액은 1년에 고작 4억 원 수준이다. 특히 태광그룹 3개 상장사(태광산업 대한화섬 흥국화재)의 10년 평균배당성향을 따져봐도 1.3%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반면 태광그룹 비상장 계열사의 배당성향은 33%로 상장사 대비 30배 높다는 점에서 그룹차원에서 상장사의 배당성향을 고의적으로 낮게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트러스톤의 주장이다.
또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 부지(1조1000억원), 장충동 본사 부지, 부산 구서동 부지 등 약 4조 원의 알짜 자산을 보유하고도 임대 수익률은 연 0.8%에 그치는 등 자산 배분의 비효율성도 심각한 상태다.
■ 상법 개정 피하려 꼼수 EB 발행 시도…자진상폐해야
이사회의 지배주주 편향성 역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태광산업 이사회는 지난해 6월 27일 상법 개정을 앞두고 보유 자사주 전량에 대한 320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EB) 발행을 시도했으나, 시장은 물론 정부 여당의 반발을 초래, 결국 발행을 철회했다.
트러스톤은 "당사가 추천한 김우진 안효성 독립이사를 제외한 모든 이사진이 이 꼼수 EB 발행에 찬성했다"며 이사회의 독립성 부재를 꼬집었다.
트러스톤은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태광산업에 소수주주가 보유한 유통주식 23만주(21.1%) 전량을 매입해 상장폐지할 것을 안건으로 요구했다.
자진상폐를 하지 않겠다면 △채이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윤상녕 변호사를 분리선출 독립이사 후보로 추천해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구조를 견제하기 위해 선임독립이사 제도 도입 △성수동 등 비영업용 자산의 가치 환원을 위해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거나 개발 △20년 넘게 회사측이 보유해온 자사주 24.4% 중 20%를 즉각 소각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발표 △극도로 낮은 주식 유동성을 해소하기 위해 1대50 액면분할을 통해 투자자 접근성 향상 등을 제안했다.
트러스톤 관계자는 "태광산업은 시가총액의 2.4배에 달하는 투자자산과 4배에 달하는 자본을 보유하고도 주주 가치를 철저히 외면해 왔다"며 "회사가 상장사로서의 의무를 다할 의지가 없다면, 상장 폐지하는 것이 자본시장 전체의 발전을 위해 나은 선택"이라고 전했다.
이에 태광산업은 석유화학업계의 구조적 불황 속 회사가 적자 타개를 위해 신사업 발굴 등에 힘쓰는 점은 고려하지 않고, 트러스톤이 소액주주를 명분으로 활용해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반발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태광산업은 지속된 업황 부진에 4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최선의 기업가치 제고방안은 자산매각이나 액면 분할이 아니라 사업을 재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가 미래의 생존 방안을 찾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러스톤은 또다시 소액주주 주식 매입과 상장폐지마저 주장하며 팔고 떠날 생각에만 골몰해 있다"고 이번 주주제안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