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여론조사가 보여준 민심의 방향과 남은 변수들 경선룰·연대·단일화, 통합시장 판세 흔들 마지막 퍼즐
(왼쪽부터) 민형배 국회의원과 김영록 전남도지사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구체화되면서 통합단체장 선거 구도도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지역 방송사와 신문사가 잇따라 실시한 세 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김영록 전남지사와 민형배 국회의원이 오차범위 내에서 선두권을 형성하며 ‘양강 구도’를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KBS광주방송총국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월 8~9일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 통합단체장 후보 적합도는 민형배 의원 21%, 김영록 지사 19%로 집계됐다. 두 후보 간 격차는 2%포인트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어 강기정 광주시장 9%, 신정훈 의원 8%, 주철현 의원 6% 등이 뒤를 이었다.
앞서 광주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1월 30~31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민형배 의원은 22.7%, 김영록 지사는 18.1%를 기록하며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KBC·광남일보가 리서치뷰에 맡긴 조사에서도 두 후보는 각각 19.0%와 18.6%로 집계돼 접전을 이어갔다.
조사 기관과 방식은 달랐지만, 세 차례 조사 모두에서 두 후보가 선두권을 유지했다는 점은 공통적으로 확인됐다. 반면 나머지 후보들은 대부분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러, 현재 판세가 ‘2강 중심 구도’로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역별 결과에서는 김영록 지사의 지지 기반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나타났다. KBS 조사에서 전남 지역 지지율은 24%로 전체 후보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광주에서도 13%를 기록했다. 민형배 의원은 광주에서 30%로 강세를 보였지만, 전남에서는 14%에 그쳤다.
여론조사의 응답률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된 KBS 조사는 14.1%의 응답률을 기록한 반면,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된 광주일보 조사와 KBC·광남일보 조사는 각각 7.1%, 6.4%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응답률이 낮을수록 정치적 관심도가 높은 층의 응답 비중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비교적 높은 응답률을 기록한 KBS 조사에서 김영록 지사가 전남뿐 아니라 광주에서도 일정 수준의 지지를 확보한 점은 의미 있는 지표로 평가된다.
김 지사는 전남도지사 재임 기간 동안 에너지·AI·바이오·우주항공 산업 육성, 국비 확보,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 지역 현안을 중심으로 행정 성과를 축적해 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에는 광주·전남 공동 성장 전략과 행정통합 구상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며 정책 연계성을 부각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통합 이후 행정 운영의 연속성과 안정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정치권 관계자들은 “광역 행정 경험과 중앙정부 협상력은 통합단체장에게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위권 후보들의 움직임 역시 향후 판세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강기정 시장, 신정훈·주철현 의원, 이개호 전 장관 등은 4~9%대 지지율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의 향후 선택과 연대 여부에 따라 선거 구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특히 민주당 경선 방식은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국민참여경선 비율, 여론조사 반영 방식, 권리당원 투표 비중 등에 따라 후보별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록 지사 측은 비교적 안정적인 조직력과 당내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민형배 의원은 개혁 이미지와 광주 중심 지지층이 강점으로 거론된다.
부동층의 규모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세 차례 조사에서 지지 후보 없음·무응답 비율은 최소 14%에서 최대 21%에 달했다. 이는 상당수 유권자가 아직 통합시장 선거에 대해 뚜렷한 판단을 내리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최근 언론사들의 관련 보도를 종합하면, 통합 논의가 본격화될수록 행정 경험과 지역 균형 발전 전략이 주요 판단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책 연속성과 행정 안정성을 강조해 온 김영록 지사의 이미지도 점차 부각되는 흐름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통합시장은 광주·전남 500만 생활권을 책임지는 행정 책임자라는 점에서 기존 지방자치단체장과는 역할이 다르다”며 “광역 행정 경험과 정책 조정 능력이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선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다. 통합 특별법 처리 여부, 경선 일정, 당내 역학 구도, 중앙 정치 환경 등 다양한 변수도 존재한다. 향후 정국 변화에 따라 지지율 흐름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세 차례 여론조사가 공통적으로 보여준 흐름은 분명하다. 김영록 지사는 전남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지지 기반을 유지하면서 광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경선 과정에서 중요한 자산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광주·전남 통합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이제 본격적인 정책과 비전 경쟁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여론조사 수치 이면에 담긴 민심의 흐름과 후보들의 전략적 선택이 앞으로 지역 정치 지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