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오지급 사태로 드러난 지배구조 구멍…사외이사·이사회 독립성 '부재'

이민섭 기자 2026. 2. 12.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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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가 단순 전산 오류를 넘어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빗썸 이사회가 이정훈 전 대표 최측근 위주로 구성된 데다, 이재원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이사회를 견제할 사외이사마저 전무한 상황이 내부통제 취약성을 키웠다는 논리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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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사외이사 없다면 이사회 견제·원활한 내부통제 어려워"
(사진=신아일보DB)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가 단순 전산 오류를 넘어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빗썸 이사회가 이정훈 전 대표 최측근 위주로 구성된 데다, 이재원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이사회를 견제할 사외이사마저 전무한 상황이 내부통제 취약성을 키웠다는 논리에서다.

학계는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독립된 준법감시기구 설치는 물론 금융감독당국의 제도적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빗썸 이사회는 지난해 상반기말 기준 이재원 대표를 비롯해 황승욱 거래소사업부문 부대표, 이정아 부사장 등 이 전 대표의 측근 3명과 임정근 변호사, 고두민 상무, 이병호 감사까지 총 6인으로 구성됐다.

이재원 대표는 이사회 의장직도 겸하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지배구조 투명성을 위해 대표이사와 의장을 분리하는 등 내부통제 장치를 강화하는 추세다.

대표가 이사회 의장직을 겸직할 경우 신속한 의사결정과 책임 경영 강화, 일관된 전략 추진이 가능할 수 있지만 반대로 이사회의 경영진 감시와 견제 기능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빗썸에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견제 장치 역할을 하는 사외이사가 없다.

빗썸은 비상장사로 사외이사 선임이 법적 의무 사항은 아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데다,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온 점을 고려하면 상장사에 준하는 수준의 지배구조 투명성을 갖출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오지급 사태 속에서 빗썸이 시장 감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설치한 시장감시위원회를 비롯한 투자자보호위원회, 내부통제위원회, 자금세탁위험관리위원회, 거래지원심의위원회 등 5개 위원회 체계도 무용지물이 됐다.

유령 비트코인이 시장에 매도되며 시세가 일시적으로 10% 이상 하락했지만 이상 거래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도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를 두고 내부통제 실패를 지적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이사회, 지배구조 등에 따른 내부통제 실패에서 더 나아가 실무 단위 임직원들까지 포함한 전사적 내부통제의 실패"라며 "이사회와 실무 조직, 내부 시스템이 체계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학계는 이처럼 미비한 이사회 구조와 사외이사 미선임 문제가 내부통제 취약성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내부통제는 이사회에서 강하게 통제하지 않으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며 "사외이사가 없다면 이사회를 견제하고 내부통제의 균형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소인 만큼 독립된 예산을 바탕으로 감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준법감시위원회가 필요하다"며 "특히 거래소는 강한 규율이 가능한 체계와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하는 만큼 정부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부통제와 이사회 감시, 준법감시 구조 등이 갖춰져야 시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빗썸은 이번 오지급 사태가 내부통제 실패라는 지적에 대해 말을 아꼈다.

빗썸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으로부터 현장검사를 받는 피감기관으로써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일축했다.

[신아일보] 이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