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 국가들 잇단 ‘스마트 시티’ 건설…“경제적 탈러시아화”

구자룡 기자 2026. 2. 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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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中과 잇단 협력
인구 증가·노후 구소련 시대 기반 시설 개선에 中 투자·영향력 행사
中 전문가 “개발 목표에 따른 내부적 필요로 진행 지정학적 동맹과 무관”
[두샨베=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0일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에서 중앙아시아 정상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5개국 정상들과 회담을 갖고, 양자 간 교역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2026.02.12.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중국과 함께 잇따라 ‘스마트 시티’를 건설하고 있다.

러시아의 앞마당에서 벌어지는 이같은 사업들로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인지가 주목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초기 계획 인구 약 25만 명 도시들 각 국에 건설

중앙아시아 정부들은 급격한 인구 증가와 노후화된 구소련 시대 기반 시설 개선을 위해 야심찬 ‘스마트 시티’ 건설 메가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들 프로젝트에 필요한 외국인 투자에 러시아는 거의 안보이고 대신 중국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러시아 세력권으로 여겨지던 중앙아시아에서의 이러한 움직임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줄이려 노력하는 것인지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미국도 중앙아시아 5개국에 대해 ‘C5+1 체제’를 구축해 핵심 광물 확보와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전략적 중요성을 재평가하면서 이들 국가의 스마트 시티 건설은 다시 활력을 되찾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SCMP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은 모두 수십만 명의 주민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대규모 도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의 아스만, 카자흐스탄의 알라타우, 우즈베키스탄의 뉴 타슈켄트, 투르크메니스탄의 아르카다그 등은 초기 계획 인구는 약 25만 명이다.

중국 국영 건설공정공사는 알라타우의 주요 파트너다. 또 다른 중국의 국영 건설업체 CAMC 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뉴 타슈켄트 도시 확장 사업의 일환으로 올림픽 경기장 건설을 완료했다.

키르기스스탄에서는 중국 건설 회사들이 국가 투자 기관과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중국 대표단이 일대일로 구상과 연계된 스마트 시티 및 인공지능 협력에 대한 논의에 참여해 왔다.

아스만은 지난달 장쑤성 난징에서 투자 유치 로드쇼를 열고 디지털화, 녹색 에너지망, 첨단 도시 관리 시스템 분야에서 협력 파트너를 찾고 있다.

러, 우크라 전쟁으로 영향력 약화, 투자 역량도 부족

오랫동안 중앙아시아의 주요 경제 및 안보 제공국으로 여겨져 온 러시아는 이러한 주목할 만한 움직임에서 대체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베이징 런민대 러시아·동유럽·중앙아시아 연구소 류쉬 부소장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개발 경로를 점차 조율하고 지역 통합을 강화하는 동시에 대외 경제 관계를 재조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류 부소장은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중앙아시아가 중국에 더 가까워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세계에 더 가까워진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러시아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줄이는 일종의 경제적 ‘탈러시아화’라고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지역 내 영향력이 약화됐으며 러시아는 관계 재건을 희망하지만 자본, 기술, 장기 투자 역량이 부족하다고 류 부소장은 설명했다.

희토류 등 핵심광물 자원 확보 위해 미국도 관심 높여

중국이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을 미국에 대한 압력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미국은 이 지역에 주목하고 있다.

미 정치 뉴스 매체 더 힐은 지난해 중앙아시아에 54가지 핵심 광물 중 최소 25가지가 매장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망간의 39%, 크롬의 30%, 납의 20%, 아연의 13%, 티타늄의 9% 등이며 카자흐스탄은 전 세계 우라늄 생산량의 43%를 차지한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회담을 가졌다.

이는 미국과 이들 국가들간 C5+1 체제가 구축된 이후 10년 만에 첫 정상회담이었다.

중앙아시아 정부들은 강대국간 상충하는 이해관계속에서 더 큰 협상력을 갖게 됐다.

키르키스스탄 중앙아시아 대학의 선임 연구원 케멜 토크토무셰프는 지난달 ‘중국-미국 포커스’ 웹사이트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결코 수동적인 주체가 아니다”라고 썼다.

그는 “이 지역 지도자들은 강대국 경쟁을 이용해 자신들의 의제를 추진하는 데 점점 더 능숙해지고 있다”며 “자율성을 보존하기 위한 신중한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모든 측면에서 투자, 기술 및 정치적 관심을 끌어들이려 한다”고 분석했다.

란저우대 아프가니스탄 연구센터의 주용표 교수는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주로 내부적인 압력에 의해 추진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인구 증가 속도가 빠르고 인구 구성이 매우 젊으며, 수도들은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다”며 “기존 도시 기반 시설로는 더 이상 수요를 따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중앙아, 5개 ‘스탄’ 국가 인구 2050년 1억 4000만명으로 증가 전망

유엔은 2024년 예측에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구소련 공화국으로 구성된 중앙아시아 지역의 인구가 약 8400만 명에서 2050년까지 1억 1400만 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 교수는 각국 정부가 현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배우고 경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런민대 류 교수에 따르면 중국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들은 겉보기에는 국가 주도의 정치적 협력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시장 수요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러시아의 시장 경제는 여전히 미발달 상태로 국가의 강력한 통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해당 프로젝트들이 중앙아시아와 러시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이 지역의 오랜 다방향 외교 정책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개발 목표와 관련된 것이지 지정학적 동맹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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