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굴기 맞설 골든타임… ‘K소부장 히든챔피언’ 키워야 [차이나테크 역습, 방파제 없는 한국]

김호준 기자 2026. 2. 1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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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테크' 역습이 가전·자동차·로봇 등 우리나라 미래 주력 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운데 고부가 첨단 제조 기술을 갖춘 'K-히든챔피언'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값싼 노동력과 거대한 내수 시장을 갖춘 중국 기업들이 최종 제품 시장은 이미 장악했지만,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처럼 첨단 공정이 필요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는 여전히 기술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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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나테크 역습, 방파제 없는 한국 - K첨단기술의 과제 <끝>
작년 반·디 장비수출 43억달러
2021년 이후 역대 최고치 기록
세계 점유율 1~2위 우리기업
정밀도·경험은 中 대체 어려워
더 많이 쓰는 종속성 확보를

‘차이나테크’ 역습이 가전·자동차·로봇 등 우리나라 미래 주력 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운데 고부가 첨단 제조 기술을 갖춘 ‘K-히든챔피언’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값싼 노동력과 거대한 내수 시장을 갖춘 중국 기업들이 최종 제품 시장은 이미 장악했지만,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처럼 첨단 공정이 필요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는 여전히 기술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산업계에서는 중국이 막대한 자본력을 투입해 원천 기술 투자를 시작한 지금이 ‘골든 타임’이라며 초격차 기술 확보에 역량을 쏟아야 할 시점이라고 촉구하고 있다.

12일 관세청 수출입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대(對)중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수출액은 43억7803만 달러(약 6조3674억 원)로 2021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기업들이 지난해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미세공정 장비를 대거 사들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장비 기업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증산에 나서면서 한국 기업에 장비 발주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미 오랜 기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을 내재화한 한국 장비 기업들의 기술력을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협업을 강화하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중국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따라잡기 힘든 ‘기술적 해자(垓子)’ 구축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오랜 기간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대기업들과 협업하며 쌓은 공정 제어의 정밀도와 수십 년간 축적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진입 장벽을 구축했다는 뜻이다. 최종 제품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과 가격 경쟁을 하는 대신 원천 기술에 투자해 국내 기업들의 장비나 부품을 더 많이 쓸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기술적 종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K-테크의 핵심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산업계 역시 소부장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는 히든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지원과 세제 혜택 등 기존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핵심 공정 장비를 공급하는 소부장 기업들의 실적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반도체 칩을 기판에 붙이는 ‘플립 칩 본더’를 공급하는 한미반도체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갈아치웠다. 반도체 검사장비인 원자현미경 사업에 주력하는 파크시스템스도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제조사에 세정 장비를 판매하는 디엠에스도 실적이 늘고 있다. 2차전지 분야에서도 피엔티 등 한국 장비 기업들이 전극 공정 장비 기술력에서 앞서고 있다.

김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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