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 특혜 vs 정당한 대가”… 임대인협회, 李 대통령 ‘등록임대주택’ 정조준에 반발

박지윤 기자 2026. 2. 1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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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임대 ‘양도세 중과 배제’는 영구 특혜”
임대인협회 “8~10년간 의무 임대한 대가”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 강행하면 ‘헌법소원’ 검토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1일 충북 충주시 무학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청와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세제 개편 필요성을 강조하자, 임대인 단체가 즉각 반발했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임대인협회)는 이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 왜곡이라며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8일부터 10일까지 X(옛 트위터)를 통해 등록 임대 사업자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공론화했다. 이 대통령은 “임대용 주택을 건축한 경우가 아니라면 임대 사업자 등록만으로 한 사람이 수백 채의 주택을 매입·보유하는 것이 가능한 구조가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임대인협회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표명하며 반발했다. 임대인협회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실관계와 등록 임대주택 제도의 취지를 심각하게 왜곡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협회는 ‘등록만 하면 수백 채 매집이 가능하다’는 대통령 발언에 대해 “아파트 매입 임대 신규 등록은 2020년 7·10 대책으로 이미 전면 금지됐다”고 반박했다. 등록 임대주택 제도는 2017년 12월 문재인 정부 시절 민간 임대차 시장의 안정을 위해 도입됐다. 당시 정부는 다주택자들을 향해 집을 팔거나, 임대 사업자로 등록하라고 독려하며 양도세 중과 배제, 종부세 합산 배제 등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내걸었다.

하지만 집값이 잡히지 않자 정부는 2018년 9·13 대책을 통해 조정 대상 지역 내 신규 주택에 대한 종부세 합산 배제 혜택을 없앴다. 2020년 7·10 대책에서는 아파트 매입 임대 제도를 아예 폐지하고, 기존 사업자들의 의무 기간이 끝나면 자동 말소되도록 법을 개정했다.

성창엽 임대인협회장은 “2020년에 이미 사형 선고를 받고 순차적으로 자동 말소(폐지)되고 있는 주택을 끌어모아 다시 ‘부관참시’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미 수년 전 제도적으로 불가능해졌는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 대통령이)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도세 중과 배제 등의 세제 혜택 역시 ‘공짜 특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성 회장은 “과세 특례는 임대료 증액 제한, 실거주 금지 등 공공임대에 준하는 21가지 임대 의무를 장기간 이행한 것에 대한 정당한 대가”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청 도시임대사업 민원실 모습. /연합뉴스

등록주택임대사업자는 2017년부터 8~10년간 매년 ‘임대료 증액 5%’ 제한을 받으면서 시세보다 저렴한 주택을 임대차 시장에 공급해왔다. 이 기간 동안 임대료 인상 또는 임대료 증액 제한, 임대기간 중 계약갱신 거절 금지, 임대인의 실거주 금지, 임대보증금 보증가입 의무, 부기등기 의무 등 총 21가지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주택 한 채당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임대인협회에 따르면 서울에서 임대의무기간이 종료되는 아파트는 ▲2025년 3754가구 ▲2026년 2만2822가구 ▲2027년 7833가구 ▲2028년 7028가구 등 4만1437가구다.

성 회장은 “만약 대통령의 의도대로 약 4만2000가구가 매물로 나올 경우 저렴한 임대료의 전·월세가 사라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곳에 거주하던 서민과 청년들은 시세보다 절반 가까이 저렴했던 보금자리를 잃고 시장 밖으로 내몰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사후에 소급 적용해 박탈하는 행위는 신뢰 보호 원칙에 어긋나는 위헌적 발상이라고 경고했다. 만약 정부가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을 강행할 경우, 즉각적인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가 임대 사업자들에게 기존 정책 실패의 책임을 전가하기보다 임대차 시장의 공급 안정성을 고려해 정교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택 정책은 서민의 주거 안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의 일관성을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면서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손바닥 뒤집듯 정책을 바꾼다면 앞으로 어떤 부동산 공급 정책도 시장의 지지를 받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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