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 주도 고용시장, 미래 세대가 주역돼야

2026. 2. 1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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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하 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나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인적자원의 집중적 활용 덕분이었다.

출생률 0.7명대, 인구절벽의 현실화, 그리고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거나 진입을 포기한 청년들의 증가는 단순한 고용 문제가 아니라 국가 생존 전략의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이들은 노동을 회피하는 집단이 아니라, 노동시장이 더 이상 안전하거나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한 합리적 이탈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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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복 백석대 경상학부 초빙교수·공학박사 (前 한국산업인력공단 국제인력본부장)


- 청년이 사라진 게 아니라, 설 자리가 사라졌다

대한민국은 지하 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나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인적자원의 집중적 활용 덕분이었다. 교육을 통해 사람을 키우고, 산업 현장에 투입하며, 성장을 반복하는 구조가 한국 경제의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 구조는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출생률 0.7명대, 인구절벽의 현실화, 그리고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거나 진입을 포기한 청년들의 증가는 단순한 고용 문제가 아니라 국가 생존 전략의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청년(15∼29세)들의 NEET(학교에 다니지 않고, 취업을 하지 않으며, 직업 훈련조차 받지 않는 구직 의지가 없는 청년 무직자) 비율(2022년 18.3%)과 ‘쉬는 청년’ 규모는 OECD 평균(‘22년 12.6%)을 웃돌며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 중 상당수가 대졸 이상 학력을 보유(우리나라 NEET 족 중 45% 대졸, OECD 평균 18% 대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일할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일할 수 있는 구조가 붕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쉬는 청년’은 흔히 휴식 중인 청년으로 혹은 노동을 기피하는 세대로 오해되지만, 실상은 반복된 취업 실패와 노동시장 경험에서의 좌절을 통해 구직 의지 자체가 소진된 상태에 가깝다. 이들은 노동을 회피하는 집단이 아니라, 노동시장이 더 이상 안전하거나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한 합리적 이탈자들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인구절벽 국면에 진입했고, 노동시장은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현장은 중·장년층과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일부 직업의 경우에는 외국인 노동자의 자리로 확고하게 정착되면서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진입을 꺼리거나 배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세대 갈등이 아니다. 인적자원의 순환이 멈춘 상태다. 젊은 세대가 들어오지 못하면, 기술 전환과 산업 혁신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 현실을 두고 “청년들이 그 자리를 메워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해법이 아니다. 기존의 고된 일자리, 성장 경로가 불분명한 일자리를 청년에게 떠넘기는 방식으로는 어떤 미래도 만들 수 없다.

청년들이 노동시장 진입을 주저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분절된 고용시장의 이중구조, 직업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 직장 내 괴롭힘과 같은 비합리적 관행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노동은 자립의 수단이 아니라 소진의 출발점으로 인식된다. 이는 청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만들어낸 합리적 판단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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