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희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이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 종료 및 보완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재정경제부
무주택자가 조정 대상 지역 내 다주택자의 전세 낀 집을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살 때 ‘독소조항’으로 꼽혔던 전입 의무 규정이 한시적으로 유예된다. 현재 조정 대상 지역에서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할 때 대출 실행일로부터 6개월 내 전입 신고를 해야 하지만 이 의무도 실거주처럼 일시 예외를 두겠다는 것이다.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종료되는 5월 9일까지 사실상 매도·매수의 모든 장애물을 걷어내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12일 이 같은 내용의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 종료 및 보완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예고한 대로 강남 3구 및 용산구 등 기존 조정 구역들에서 5월 9일까지 매도 계약을 하면 잔금·등기를 위해 4개월의 유예 기간을 준다.
서울 나머지 21개 구와 경기 12개 지역(과천, 광명, 수원 영통·장안·팔달, 성남 분당·수정·중원, 안양 동안, 용인 수지, 하남, 의왕)은 6개월 내에 잔금·등기를 마치면 양도세 중과를 적용받지 않는다.
다주택자가 매도한 전월세 낀 주택을 사들인 매수자에게는 이날부터 최대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유예된다.
이에 맞춰 조정 지역의 주택담보대출에 따른 전입 신고 의무도 늦췄다. 현재 전입 신고를 ‘대출 실행일로부터 6개월 내’에 해야 하지만 정부는 ‘대출 실행일로부터 6개월 내’ 또는 기존 세입자의 ‘임대차 계약 종료일로부터 1개월’ 중 더 늦은 시점을 택할 수 있게 했다.
앞서 실거주 의무 유예에도 불구하고 전월세 낀 주택을 담보대출로 매수하려 할 때 6개월 내에 반드시 전입 신고를 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 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대출 금액 규제는 동일하게 적용한다.
다만 실거주 및 전입 신고 의무 유예는 다주택자가 보유한 조정 대상 지역 주택을 무주택자에게 매도하는 경우에만 한정한다. 또 이날까지 체결된 전월세 임대차 계약으로서 종료일이 2028년 2월 11일 이전일 때 올 5월 9일까지 해당 주택을 사들인 매수인의 전입 의무만 유예된다.
한편 5월 10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세가 중과되면 조정 대상 지역 내 6∼45%인 양도세 기본 세율에 주택 보유 수에 따라 20~30%포인트가 가산된다. 지방소득세 10%를 적용하면 3주택자의 최고 실효세율은 82.5%로 높아진다.
박준형 국토교통부 토지정책관은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 종료를 예고한 전후로 강남구는 10%, 송파구는 20% 정도 매물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제도를 우회해 자녀에게 양도하는 경우 실거래가 신고가 제대로 됐는지, 증여세를 제대로 납부했는지 등 불법 행위를 점검하고 관계 당국에서 엄격히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보완 방안 추진과 관련해 ‘소득세법 시행령’,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을 13일부터 입법 예고하고 이달 중 공포·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