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초대형주도 하한가 사태…넥스트레이드, 거래제도 개편
순간적인 거래 불균형이나 주문 착오 등 바로잡을 기회 생겨
프리마켓 미체결 호가 자동 이전 안 해…"투자자 선택권 확보"

국내 증시 프리마켓에서 초대형주마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넥스트레이드가 이를 완화하기 위해 가격 변동을 완화하는 장치인 '정적 VI'를 새로 도입한다. 또 현재 매매 거래를 잠시 중단하는 '동적VI' 발동에서도 거래 중단 대신 2분간 호가를 받아 단일가 매매로 바꾸기로 했다.
또 현재 프리마켓의 미체결 호가를 정규장으로 자동 이전하는 방식을 변경해 프리마켓 종료 시점에 일괄 취소하도록 하는 방안도 도입한다. 다만 투자자의 선택권 확보 차원에서 호가 이전과 미이전을 선택하는 옵션을 부여할 계획이다.
◆ 동적VI 발동시 2분간 단일가 매매…가격 변동 완화하는 정적VI도 도입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는 오는 9월 정적VI를 새롭게 도입하고, 동적VI 발동시에도 2분간 단일가 매매를 새로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넥스트레이드는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동적VI만 발동해 이를 완화하고 있다.
동적VI란 코스피200 구성 종목의 경우 직전 체결가 대비 3%, 그 밖의 종목의 경우 6% 이상 변동할 때 발동하며 2분간 매매 거래를 정지한다. 하지만 거래 정지 해제 후 프리마켓 특성상 투자자가 낸 호가와 부합하는 호가에 곧바로 거래가 체결되는 '접속매매' 방식으로 거래가 재개되다 보니 순간적인 거래 불균형이나 주문 착오 등을 바로잡을 여유가 없는 사례도 나온다.
지난 6일 삼성전자와 기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두산에너빌리티 등 6개 대형주가 프리마켓 시작과 함께 하한가로 거래가 체결된 바 있는데, 당시 동적VI 발동에도 하한가 사태를 막지 못했다.
당시 한 기관에서 여러 종목에 대해 실수로 하한가 주문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트레이드는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동적 VI발동시 2분간 거래를 정지하는 대신 2분간 단일가로 매매하는 방식으로 변경한다. 2분간 호가를 모아 단일가로 체결해 가격이 재형성될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아울러 정적VI도 도입하기로 했다. 동적VI가 순간적인 수급 불균형, 주문 착오 등으로 야기되는 일시적 변동성을 제어하는 장치라면, 정적VI는 누적적이고 장기간의 가격 변동을 완화하는 장치다.
현행 동적VI에서는 직전 체결가 대비 일정 비율(코스피 200 3%, 그 이외 6%)만 따진다. 이 때문에 가격이 1%씩 아주 빠르게 계속 오르거나 내리면 동적VI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이와 달리 정적VI는 전일 종가 혹은 시가 대비 10% 이상 가격이 급변할 경우, 2분간 단일가 매매를 통해 단기간의 냉각기를 부여하고 주가 급변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다. 동적VI보다 강력한 브레이크 장치인 셈이다.
◆ 프리마켓 미체결 호가 자동 이전 안 한다…선택권 부여
넥스트레이드는 오는 9월부터 프리마켓에서 체결되지 않은 호가를 메인마켓으로 자동 이전하는 제도를 없애고, 프리마켓의 주문을 일괄 취소하는 '프리마켓한정(GTP: Good till market) 코드'를 신설할 예정이다.
프리마켓한정(GTP) 코드는 주문 즉시 체결가능한 수량은 체결하고, 미체결 잔량은 프리마켓 종료 시점까지 호가창에 대기하는 것으로, 프리마켓이 종료되는 오전 8시50분에 일괄 취소할 수 있는 제도다.
현재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이 시작되는 오전 8시 이후 투자자가 주문 호가를 내고 거래가 체결되지 않으면 메인마켓(오전 9시~오후 3시20분), 애프터마켓(오후 3시40분~오후 8시)까지 호가의 효력이 이어진다. 한국거래소의 정규장(오전 8시30분~오후 3시30분)에 호가가 유효한 것을 착안해 이같이 설계했다.
그러나 이같은 호가 자동 이전에 대한 부작용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프리마켓 상황을 보고 판단해 낮은 가격으로 매도 주문을 내고 거래가 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호가가 메인마켓으로 넘어갔다고 가정해 보자. 정작 메인마켓에서 상황이 달라져 주가가 반등한 경우라면 주문을 낸 호가가 취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거래가 체결되면 매도자가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물론 투자자가 주문을 스스로 취소한 경우라면 해당되지 않는 얘기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거래소 출범 당시에는 호가 자동 이전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설계했지만, 투자자 선택권 확대와 투자자 보호, 또 효율적인 거래한도 관리를 위해 새로운 제도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역시 오는 6월부터 프리마켓(오전 7시~8시), 애프터마켓(오후 4시~8시)을 개설할 계획인 가운데, 프리마켓에서 체결되지 않는 주문을 정규장으로 자동 이전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고 있다.
다만 넥스트레이드만의 차별점이라면 '호가 이전'과 '미이전'을 투자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다. 투자 판단에 더 유리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이같은 옵션을 부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있다. 현재 넥스트레이드는 자체 시스템으로 프리마켓의 호가를 메인마켓으로 이전하고 있지만 호가를 자동 이전하지 않으면 증권사가 호가를 취소하고, 메인마켓에서 투자자의 주문을 새롭게 내야 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에 맞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은 증권사의 몫이다.
현재 한국거래소가 거래시간을 연장하기로 하면서 자동 호가 이전을 하지 않기로 하자, 전산개발과 업무 로드 부담으로 증권사들이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다. 넥스트레이드까지 호가 이전을 하지 않으면 증권사의 부담이 더 가중될 수밖에 없다.
김혜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