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진의 ‘천기누설’...중고차 선택, 1000만원 이상 아끼는 방법은?
감가상각 클수록 연료비·수리비 절약 압도
전문가 “中 저가공세에 중고 가격 더 내릴 것”
![[픽사베이]](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12/mk/20260212095405879spyl.jpg)
미국 미시간 대학교 지속가능 시스템 센터(CSS) 연구진은 중고차 거래 사이트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에 올라온 26만 건의 매물과 미국 17개 주요 도시의 연료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환경 연구 레터스(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지난달 말 발표했다. 연구의 핵심은 명확하다. 중고 전기차(EV)가 내연기관차나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모든 차종 중에서 ‘평생 소유 비용’이 가장 낮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3년 된 중고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구매해 10년 차까지 운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같은 조건의 신형 내연기관 SUV를 구매한 경우보다 약 1만 3000달러(한화 약 1840만 원)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중고 내연기관차를 샀을 때의 절약 비용은 약 3000달러(약 420만 원)에 그쳤다. 중고 전기차의 경제성이 내연기관차보다 4배 이상 높은 셈이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주된 이유는 전기차의 ‘가파른 감가상각’ 때문이다. 전기차는 배터리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구형 모델의 가격이 신차 대비 빠르게 떨어진다. 신차 구매자에게는 속 쓰린 일이지만 중고차 구매자에게는 초기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여기에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수가 적어 수리비가 덜 들고, 연료비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더해져 유지비 격차를 벌린다.
이번 연구를 이끈 맥스웰 우디 박사는 “전기차가 특정 도시나 차종에서만 저렴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일관적이었다”며 “소형 세단부터 픽업트럭까지 모든 차급에서 중고 전기차의 비용 효율이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은 이번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유럽 시장의 변화에도 주목했다. 영국 버밍엄 대학교 로버트 엘리엇 교수는 “미국보다 연료비가 비싼 영국이나 한국 같은 국가에서는 중고 전기차의 비용 절감 효과가 더 클 것”이라며 “최근 중국산 저가 전기차가 시장에 쏟아지면서 중고차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어 소비자에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절약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이 결과에 몇 가지 중요한 전제 조건이 붙는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변수는 충전 환경이다. 이번 분석은 운전자가 가정용 충전기, 이른바 ‘집밥’을 주로 이용한다는 가정하에 산출됐다. 공용 급속 충전기에 의존해야 하는 환경이라면 연료비 절감 폭은 크게 줄어든다. 실제로 전기요금이 비싼 미국 보스턴이나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전기차 유지비가 내연기관차보다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추가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런던 정치경제대학교(LSE)의 티엔 비엣 응우옌 박사는 “전기차는 초기 비용과 연료비가 싸지만, 보험료가 내연기관차보다 비쌀 수 있고 특정 부품 고장 시 수리비가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고 전기차 배터리는 신차보다 성능이 떨어져 주행 거리가 짧아질 수 있으므로 장거리 운행이 잦은 운전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연구 책임자인 그레그 케올레이언 미시간대 교수는 “신차 구매자에게는 빠른 가격 하락이 부정적인 소식이겠지만, 중고차를 찾는 서민이나 실속파 소비자에게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며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 시장의 경제적 가치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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