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가격으로 ‘새벽 입실 - 다음날 밤 퇴실’ 보랏빛섬·박물관섬 차로 돌며 ‘꽉 찬 이틀’[박경일기자의 여행]
자은도 백길해변 ‘씨원리조트’
1박 40시간 스테이 ‘파격 상품’
오전 6시 입실·오후 10시 퇴실
인피니티 풀·와이너리 등 제공
천사대교 건너면 반월·박지도
섬 전체 보라색 ‘퍼플섬’ 불려
보행자 전용 연도교 등 인상적
암태도 절묘한 ‘동백 파마 벽화’
노부부 그림 위에 실물 동백꽃
관광객 인증사진 명소 자리잡아
돼지 뒷다리 숙성 ‘하몽’ 맛집도
안좌도 ‘플로팅 미술관’ 눈길
수면 위 건물 자체가 오브제로
압해도엔 스페인 작가 그라피티

신안 = 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 ‘40시간 숙박’이 여행법을 바꾼다
전남 신안의 섬 자은도에는 씨원리조트가 있다. 공식명칭은 ‘라마다프라자 &씨원리조트 신안’이다. 주택 건설과 해외개발 사업을 하는 지오그룹이 2022년 자은도에 지은 리조트다. 자은도는 인천공항이 있는 인천 영종도와 엇비슷한 크기니까 작지 않은 섬이다. 서울 여의도 크기의 18배쯤 된다.
자은도는 백사장이 잘 발달했다. 섬 동쪽만 빼고 서쪽과 남쪽, 북쪽 전체가 모래 해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섬 안에 웬만한 대형 해수욕장 규모의 백사장만 9개. 그보다 좀 작은 해변을 다 합치면 섬 안에 백사장 해변이 50여 개쯤 된다. 그 수많은 해변 중에서 고르고 또 골라서 씨원리조트가 자리 잡은 곳이 백길해변이다. 백사장이 넓기도 하거니와 ‘밀가루’라 해도 좋을 정도로 모래 입자가 곱다.
씨원리조트 객실은 크고 고급스럽다. 적잖은 객실에서 바다가 보인다. 부대시설도 좋다. 대형 컨벤션 시설에다 인피니티 풀까지 두루 갖췄다. 관리도 잘되고 있다. 귀하게 쓸고 닦아서 그런가, 새것 같다. 그런데 치명적인 약점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수도권에서 ‘너무 멀다’는 것. 두 번째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거다. 그렇다 해도 여름 시즌에는 투숙객들이 줄 서서 입실할 정도로 손님들이 넘쳐난다. 문제는 요즘 같은 비수기다.
비수기 고객을 확보하느라 몇 년째 고심하던 씨원리조트가 지난 1월부터 내놓은 파격적 숙박상품이 있다. ‘1박(泊) 40시간 스테이(Stay)’다. 말 그대로 하루를 숙박하면 리조트 객실에서 40시간을 머물 수 있다. 여기다가 2인 조식과 저녁 시간에 로비에서 핑거푸드와 몇 가지 와인을 맛보는 ‘와이너리 투어’, 키즈카페 어른 2명 아이 2명 여러 번 입장의 혜택을 넣었다. 주말에는 가격을 좀 올리고 온수 인피니티 풀 이용 등의 혜택을 추가했다.
이 숙박상품의 입실 시간은 투숙 당일 오전 6시. 퇴실 시간은 이튿날 오후 10시다. 이게 무슨 얘기냐면, 1박 2일 신안여행을 ‘꽉 찬 2박 3일’처럼 다녀올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또 하나. 체크인·아웃 시간이 이른 새벽과 늦은 밤이니, 숙소를 확보해두고 ‘차가 밀리지 않는 시간대’를 택해 신안을 오갈 수 있게 됐다는 의미도 된다. 모든 조건이 매력적이다. 번거롭게 생각됐던 섬 여행을 감행할 수 있게 할 만큼.

# 섬 겨울 여행의 새로운 방법
40시간 스테이는 단순히 객실 체류시간을 더 주는 걸 넘어 ‘여행자들이 섬을 여행하는 방식’에 개입한다. 리조트의 입·퇴실 시간 조정은, 섬을 여행하는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준다. 수도권에서 신안까지는 교통체증이 없다고 가정해도 차로 꼬박 3시간 30분이 걸린다. 이만한 거리를 1박 2일로 다녀오는 건 아무래도 무리다. 하지만 새벽 입실과 이튿날 늦은 밤 퇴실로 이런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실제로 밤새 운전하고 와서 오전 5시 30분쯤 리조트에 도착해 오전 6시가 ‘땡’ 치면 입실하는 손님들도 있다.
겨울의 섬 여행은 일정짜기가 쉽지 않다. 섬에서 마땅히 시간 보낼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요즘 같은 겨울이라면 더 그렇다. 겨울 바다의 정취가 아무리 좋아도 매서운 바닷바람 속에서는 10분도 서 있기 힘들다. 도시여행지처럼 실내 관광지가 다양한 것도 아니고, 곳곳에 근사한 카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문제를 40시간 스테이가 해결해준다.
그래서 결론은? 되도록 빨리 다녀오라는 거다. 40시간 스테이는 리조트 경영 면에서 ‘지속불가능한 객실 판매방식’이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다. 40시간 스테이 방 하나를 팔면 앞뒤로 이틀은 그 방을 못 판다. 사흘치 방을 하루 방값만 받고 파는 셈이다. 씨원리조트 김태흥 사장은 “성수기에는 패키지상품 공급 객실 숫자를 탄력적으로 적용해서라도 40시간 스테이 상품은 연중 판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지만, 과연 그게 진짜 가능할지는 모를 일이다.
호들갑스럽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건 무조건 가고 보는 게 맞다.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겨서 그렇지, 겨울에도 신안의 섬에서는 보고 즐길 게 많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신안의 섬은, 크게 변모했다. 그동안에는 크고 굵직한 것들이 들어섰다면, 근래 들어서는 작고 소소한 것들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다들 아시겠지만, 여행의 재미를 주는 건 대체로 ‘작은 것들’이다.

# 연륙교 끝에 주렁주렁 달린 섬
씨원리조트는 신안의 자은도에 있다. 자은도는 연륙교와 연도교로 목포와 연결돼 있어 차로 갈 수 있다. 참고로 연륙교는 ‘육지와 섬’을 잇는 다리. 연도교는 ‘섬과 섬’을 잇는 다리다.
자은도는 그 아래로 순서대로 늘어선 암태도, 팔금도, 안좌도 등 큰 섬 세 개와 다리로 이어져 한 두름의 굴비처럼 꿰어져 있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새끼를 치듯 자은도를 포함한 네 개의 섬은, 제게 딸린 더 작은 섬과 이어진다. 암태도는 다리 건너 추포도로 이어지고, 안좌도는 또 작은 섬 반월도, 박지도와 보행 연도교로 이어진다. 이쪽의 섬들은 마치 분열하는 세포처럼 서로 연결돼 있다.
이렇게 크고 작은 섬을 저희끼리 다리를 놓아서 연결한 뒤에, 2019년 그중 하나의 섬(암태도)에다 육지에서 바다를 건너오는 긴다리(천사대교)를 놓았다. 그랬으니 차로 바다를 건너가서 굴비처럼 꿰어진 일대의 섬을 하나하나 차로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은도에 숙소를 정했다면 배를 타야 하는 섬보다는 연도교를 건너가며 ‘차로 가는 섬 여행’을 하는 게 맞다. 그런 섬만 돌아봐도 시간이 턱없이 모자란다. 이제부터는 리조트에 머물면서 ‘차로 가는 섬 여행’에 대한 얘기다.
천사대교를 건너서 갈 수 있는 신안의 섬 중 최근 가장 주목받은 곳은 단연 안좌도의 부속 섬 반월도와 박지도다. 섬 이름만 들어서는 고개를 갸웃하지만 ‘퍼플섬’이라고 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섬 전체가 온통 보라색이 칠해진, 바로 그 섬이다. 보라색 섬은 여행자들의 섬에 대한 생각을 바꿔놓았다. 색깔만으로 외딴 섬이 ‘낭만의 공간’이 된 것이다.

# 신안의 최고명소, 퍼플섬
퍼플섬이 내세우는 가장 큰 성과는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의 ‘최우수관광마을(Best Tourism Villages) 지정’이다. 이걸 두고 ‘유엔이 인정한 세계적인 관광지’쯤으로 이해하는 건 오해다. 최우수관광마을 지정은 관광지 주민이 관광으로 활로를 찾는 시도에 대한 격려 차원이다. 주목하는 건 관광지의 매력도가 아니라 관광지 주민의 삶이고, 높이 사는 건 결과보다 취지와 시도다.
퍼플섬에 가보면 실은, 색깔 말고는 별다른 게 없다. 겉모양은 있는데 섬에는 정작 내용이 없다. 기념사진을 찍고 나면 그다음에 할 일이 없다. 아쉽지만 뭐 그렇다 해도 상관없다. 이국적인 분위기만으로도 퍼플 섬은 ‘가보지 않을 수 없는’ 곳이긴 하니까. 퍼플섬 입장료는 5000원. 보라색 옷이나 우산, 손수건이나 양말 등 ‘보라색 아이템’을 착용하고 있으면 무료다.
퍼플섬은 산책하는 섬이다. 안좌도에서 시작해서 삼각형 대형으로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반월도와 박지도 사이에 놓은 보라색 보행자 전용 연도교를 걷는 게 여행의 거의 전부다. 안좌도에서 다리를 건너 두 개의 섬을 딛고 원점 회귀하는 코스인데, 박지도를 먼저 들러 시계방향으로도, 반월도를 먼저 가는 반시계방향으로도 걸을 수 있다. 이렇게 걷는 거리가 2㎞ 남짓이다. 걷기가 힘들다면 중간 어디쯤에서든지 되돌아오면 된다.
# 동백 파마 벽화 속 ‘가짜 동백꽃’
퍼플섬 반월·박지도만큼 이름난 명소가 또 있다. 암태도의 벽화다. ‘동백 파마 벽화’라고도 하고, 지명을 따서 ‘기동삼거리 벽화’라고도 부른다. 애기동백나무가 서 있는 담장에 그려 넣은 집주인 손석심 할머니와 문병일 할아버지의 벽화다. 담장에는 얼굴 부분을 그리고 담 안쪽 애기동백나무가 파마한 듯한 머리가 됐다. 그림과 실물을 절묘하게 이어 붙인 게 매력 포인트다.
벽화는 신안군의 의뢰로 그려진 신안 출신 화가의 작품이다. 처음에는 할머니만 그려 넣었는데 손 할머니가 ‘남사스럽다’며 지워달라고 했단다. 하지만 벽화가 다 그려진 뒤에 반응이 좋자 할아버지가 나서서 ‘나도 그려달라’고 요청했다. 문제는 할아버지의 머리로 삼을만한 크기의 애기동백나무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 수소문 끝에 제주에서 동백을 구해와서 벽화를 완성했다는 후문이다.
벽화 하나가 명물이 되면서 그 앞에서 찍는 기념사진이 섬 여행의 인증사진이 됐다. 담장 위에 유난히 풍성하게 피어난 꽃을 가까이 가서 보니 적잖은 동백꽃이 천으로 만든 조화(造花)다. 가짜 꽃을 철사로 감아 나무에 붙였다. 지금이 동백 시즌인데도 3분의 2쯤이 가짜고, 나머지만 진짜 꽃이다. 동백이 피지 않는 다른 계절에는 당연히 모두 다 조화다.
동백 시즌이 아닐 때 찾아온 관광객의 서운함을 달래주려 한 의도는 이해되지만, 그냥 피면 핀대로, 지면 진대로 놔두는 건 어땠을까. 꽃 없을 때 온 관광객은 아쉬움 때문에라도 동백꽃 피는 계절에 다시 오고 싶어 하지 않았을까. 뭐, 의견은 저마다 다를 수 있겠다.

# 섬에서 맛집을 찾기 어려운 이유
암태도에는 ‘남하(南下)부엌’이 있다. 돈가스를 먹을만한 식당도 변변히 없는 시골 섬마을에 들어선 난데없는 이탈리아 가정식 레스토랑이다. 인천 출신인 성일경·홍성순 부부가 귀촌해 전남 장흥에서 8년 동안 같은 상호로 운영해오던 레스토랑을, 2023년 연말 이곳으로 옮겨왔다.
남하부엌의 간판메뉴는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만든 ‘하몽’이다. 하몽은 보통 생햄을 숙성해서 만드는데, 하몽의 본산인 스페인과 달리 한국은 습도가 높아 보존성 문제로 저온 훈연을 한 뒤에 숙성한다. 주방 쪽 천장에는 지리산 흑돼지와 10년 동안 간수를 뺀 신안 천일염으로 만든 하몽이 주르륵 걸려있다. 직접 만든 하몽으로 만든 샐러드, 파스타, 피자도 맛볼 수 있다. 도시에서나 볼 법한 테이블마다 붙어있는 키오스크 주문 모니터와 레스토랑 안을 휘젓고 다니는 서빙 로봇이 익숙한 듯 낯설다.
남하부엌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다. 미곡창고 원형을 보전한 골조에 세련된 인테리어와 예술적 감각을 덧붙여 만들어낸 복합 문화공간이다. 레스토랑에는 클래식 카메라, 오래된 재봉틀 등 다양한 수집품을 전시해놓고, 한쪽 공간은 뚝 잘라내서 30평 정도를 갤러리로 쓴다. 갤러리에서는 전남 진도 출신 한국화가 윤남웅 작가의 개인전을 열고 있다. 투박하면서도 해학과 유머가 넘치는 회화와 조각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남하부엌 얘기가 나온 김에 섬에서 맛보는 음식 얘기를 더 해보자. 섬에는 맛집이 드물기도 하고, 정보도 적다. 식당이 많지 않고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뜸해 누적경험이 적은 탓이다. 섬 주민들은 외식을 잘 안 하니까 ‘현지인 맛집’이란 것도 별 의미가 없다.
경험과 정보를 총동원해 섬을 돌면서 식당을 찾아봤다. 추천할만한 식당 두 곳이 공교롭게 다 암태도에 있다. 남도의 섬에는 칼칼한 생선조림을 잘하는 식당이 많다. 암태도의 ‘신안맛집’과 ‘하나로식당’은 병어조림과 갈치조림의 양대 식당으로 꼽을만한 곳이다. 신안맛집은 해물파전이, 하나로식당은 우럭간국이 비장의 메뉴다.

# 물 위에 띄워놓은 미술관
신안의 섬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대담한 미술적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1도(島) 1뮤지엄’ 사업이다. ‘섬 하나에 박물관 또는 미술관 하나’를 넣겠다는 건데 지금까지 각 섬마다 20개가 이미 완성됐다.
지금 지어지고 있는 것 중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이 안좌도의 ‘플로팅 미술관’이다. 안좌도는 한국의 미술품 경매 신기록을 써가고 있는 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김환기 화백의 고향이다. 플로팅 미술관은 안좌도의 자그마한 신촌저수지 수면 위에 떠 있는 미술관. 저수지 수변에는 따로 김환기를 기리는 미술관도 함께 짓고 있다.
플로팅 미술관은, 미술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이기도 하지만 미술관 자체가 예술적 미감을 실현하는 오브제다. 일본인 현대 미술가 야나기 유키노리의 작품이다. 미술관은 다 지었고, 수면 위에 배치도 끝나서 수변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섬과 천일염을 모티브로 설계한 거울 같은 외벽의 상자 형태 건물 7동의 조합이 독특하다. 전체 공정률은 90%쯤. 올해 하반기에 개관할 예정이다.
자은도에는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이탈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조각가 박은선 씨와 공동으로 설계한 인피니또 미술관이 지어지고 있다. 뮤지엄은 피라미드 형태의 구조물을 결합한 형태다. 서울 교보빌딩을 설계한 보타는 제주 섭지코지에다 피라미드 모양의 작품 ‘아고라’를 남겼는데, 인피니또 미술관의 피라미드 형상과 연결되는 느낌이다.
# 낙서마을과 미술관, 그리고 바다
목포에서 출발해서 천사대교로 가는 길에 꼭 거치게 되는 압해도 압해읍에서는 벽화가 볼만하다. ‘위대한 낙서마을’이란 이름을 달고 해외 유명 그라피티 작가들을 불러 그라피티 벽화로 압해읍 곳곳을 장식하고 있다. 자은도를 오가는 길에 들러서 구경하기에 딱 좋다.
압해읍 사무소 외벽에는 스페인 작가 덜크의 원색 초대형 벽화 ‘거대한 갯벌이야기’가 그려졌고, 압해농협 뒤편 건물에는 포르투갈 작가 빌스의 ‘염전과 노동자의 얼굴’이 새겨졌다. 정과 끌로 외벽을 깎아 음영으로 새긴 그림이 독특한 느낌이다. 그라피티의 거장으로 꼽히는 미국 작가 존 원은 임대아파트 외벽 두 곳에 화려한 색감의 추상화를 그렸다. 압해읍 공영버스터미널과 압해읍 보건지소는 건물 전체를 그라피티와 벽화로 뒤덮었다.
압해도에는 저녁노을미술관과 황해교류박물관도 있다. 둘 다 ‘천사섬 분재정원’ 안에 있는데, 천사섬 분재정원은 애기동백 2만여 그루가 심어진 수목원과 분재기념관 등을 갖춘 정원. 이곳에는 그 앞에 서면 입이 딱 벌어지는, 1500년, 2000년 된 주목 분재가 있다.
황해교류박물관은 동아시아 교류의 역사를 담은 박물관. 박물관보다 관심이 가는 건 전망대 카페 ‘블랙 페이퍼’다. 신안의 특산물 김과 갯벌을 테마로 삼은 디저트카페. 갯벌의 개흙 질감의 ‘뻘라떼’와 자몽, 청귤, 홍차 등을 넣어 만든 ‘해오름’이 시그니처 음료다. 옥수수빵, 땅콩빵은 물론이고 김쿠키, 먹물소금빵, 김크림치즈 바게트 등 독특한 메뉴가 있다.
부지런히 썼지만 신안의 섬에서 ‘가야 할 곳’을 다 적지 못했다. 수석미술관과 조개박물관 등을 갖춘 ‘1004 뮤지엄 파크’도 빼먹었고, 둔장마을미술관도, 암태도의 서용선미술관도 미처 소개하지 못했다. 신안의 섬에는 가꿔놓은 공간이 워낙 많다. 아마도 ‘볼 게 없다’는 섬에 대한 편견의 반작용, 혹은 강박 때문에 그런 듯하다. 사실, 이런 곳들은 신안여행의 ‘덤’이다. 겨울 바다와 그 바다 위에 떠 있는 섬, 오후의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 갯벌, 아무도 발자국을 찍지 않은 백사장만 보고 온대도, 신안여행은 ‘남는 장사’니까.

■ 차도선
섬 여행의 로망 중 하나가 ‘차도선’이다. 차를 배에 싣고 바다를 건너는 건 섬 여행의 흥분을 더해주는 새로운 경험이다. 이런 경험이 쉽잖은 건 차를 배에 싣는 요금이 비싸고, 차도선 투입 노선의 바닷길이 멀어서다.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 자은도 북쪽에 증도가 있다. 두 섬 사이를 차도선이 다닌다. 거리가 가까워 운항시간은 15분쯤. 요금이 깜짝 놀랄 만큼 싸다. 승선료 1000원. 승용차 적재 운임이 2000원이다. 여객선 운임이 저렴한 건 신안군의 지원 덕분이다.
박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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