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피 ETF] 미래에셋 TIGER S&P500 '상대적 박탈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TIGER) 미국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상장지수펀드(ETF)가 새해 들어 한 달 동안 0%대 수익률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시장의 역대급 활황 속에서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이 20%대의 고수익을 올리면서, 미국 증시에 베팅한 투자자들로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런 와중 TIGER S&P500가 유지해 온 자산 규모 1위 ETF 자리까지 흔들리면서 국내 증시의 호황과 더욱 대비를 이뤘다.
10일 한국거래소의 마켓데이터 자료를 토대로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거래된 ETF 상품 1058개를 전수 분석한 결과, 미래에셋운용이 운용하는 TIGER 미국S&P500의 가격은 올해 1월 한 달 동안 0.08% 오르는 데 그쳤다.
TIGER 미국S&P500은 2020년 8월 7일 상장된 미래에셋운용의 대표적인 ETF로 기초 지수는 미국의 S&P500이다. S&P500은 미국의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에서 개발한 주가지수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약 500개 기업을 담고 있다.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지수 내 상위 비중을 차지한다.
이 같은 성과는 국내 지수 추종 ETF들의 가파른 상승세와 비교하면 체감 격차가 크다. 국내 증시 반등 국면에서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수익률이 크게 뛰었다.
실제로 1월 한 달간 다른 주요 대형 자산운용사의 코스피 지수 추종 ETF의 수익률을 보면 △삼성자산운용 코덱스 200 27.3% △한국투자신탁운용 에이스 코스피 24.6% △한화자산운용 플러스 코스피50 29.3% 등으로 집계됐다.
반면 미국 증시는 연초부터 대내외 불확실성이 겹치며 지수 상승폭이 제한됐다.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 기준 S&P500 지수는 6939.03으로 지난해 말 대비 1.4% 상승에 머물렀다.
1월 미국 증시는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과 관세 등 정책 이슈가 맞물리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향후 금리 조정의 시점과 폭에 대해서는 들어오는 데이터를 더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여기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외 정책 발언도 시장 불안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을 겨냥해 관세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 일부 회원국을 상대로 "거래가 성사될 때까지 관세를 10%에서 최대 25%까지 올릴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해당 발언 이후 미국 증시는 단기적으로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이미 인공지능·반도체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점도 1월 부진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S&P500 지수는 6845.5로 전년 대비 16.4% 상승하며 강한 랠리를 펼쳤다.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AI·반도체 관련 대형 기술주가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연초에는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되며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순자산총액 변화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기준 TIGER 미국S&P500의 순자산총액은 12조7410억원으로 국내 상장 ETF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국내 증시 강세 속에 코스피200 추종 ETF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며 판도가 달라졌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은 1월 한 달 동안 순자산이 3조743억원 증가하며 지난달 말 기준 순자산총액 14조7711억원으로 1위에 올라섰다. TIGER 미국S&P500의 자산은 14조5301억원으로 같은 기간 1조7892억원 증가에 그친 선두 자리를 내줬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ETF 자금은 단기 성과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1월처럼 국내 지수와 미국 지수 간 수익률 차이가 크게 벌어진 구간에서는 자금이 국내로 쏠리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넘버스 All rights reserved.